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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의 노래 - 칼의 노래 100만부 기념 사은본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슬프지만 눈물이 나지 않는다. 기쁘지만 웃음짓지 못한다. 현재의 삶과 역사의 생을 가르는 양날의 시공 속에서, 너는, 무엇으로 살 것인가, 소설가는 늘 도망칠 수 없는 협소한 구석으로 몰아댄다.
몸이 살아질 때, 안에서 튕기고 밖으로 울려나와 주인 없는 땅에서 주인된 왕들을 위로하는 소리들. 가둘 수 없는 자유, 가야의 12소리는 주인된 왕들을 살라내고, 병기로 다스려진 땅들을 거슬러 올라, 오늘에도 살아있다.
꿈틀거리는 몸들을 만나 다부지게 우뚝이며 휘돌아나가는 소리들...병든 왕들이 쇳물과 더불어 죽고, 도망친 아라가 끝내 붙잡혀 산 채로 묻혀 죽고, 허연 허벅지를 뱀에 물린 비화가 죽고, 병기를 만들다 병기에 휘둘려 야로가 죽고, 가야를 쳐내고 이부자리에서 이사부가 죽고, 가야금을
신라로 보내고 우륵이 죽고..산 자들의 몸을 관통하여, 죽은 자들의 몸을 뛰어넘어..소리가 된 소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