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치료하는 당신만의 물망초 식당
청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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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K-스토리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작이다. 이도우 작가의 심사평만으로도 충분히 읽고 싶어지는 그런 책이었다. 감동과 재미가 살아있는 그런 이야기. 음식을 소재로 해서 식당을 배경으로 해서 사람의 인생을 줄줄 엮어 놓은 이야기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동감하고 이해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정성이란 참으로 번거로운 것이군.

162P

더구나 심사평에도 나와있다시피 선명한 캐릭터가 더욱 그 재미를 더해준다. 아빠의 뒤를 이어 금귀비 정찬이라는 식당을 운영하는 엄마와 그런 엄마의 뒤를 잇고 싶어하는 문망초. 엄마는 망초에게 계약서를 들이민다. 손님으로부터 7개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주 목적은 손님의 편식을 개선하는 것으로 100일동안 물망초 식당을 운영해서 조건을 클리어 하면 엄마의 식당을 물려준다는 것이다. 

여기서 '편식'이라는 새로운 조건이 등장을 한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음식도 있지만 싫어하는 음식도 있지 않은가. 그런 편식은 어디서부터 시작하게 된 것일까. 딱 백일 동안만 운영되는 이 물망초 식당의 오너인 망초는 그런 손님의 심리상태에 맞춰 자신만의 음식을 만들고 공간을 창조해서 손님에게 대접을 한다. 그저 단순히 음식만 맛있게 만들어 낸다고 편식이 고쳐지지는 않는 까닭이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음식을 먹지 못하게 되었다. 누군가와의 이별이라던지 누군가와의 안 좋은 기억이라던지 하는 것이 바로 그 이유다. 그런 이유를 찾아내야 하기 때문이 이 물망초 식당에서는 그저 단순히 밥만 먹는 것이 아니라 식당에 오기 전 한번 더 들러서 상담이라는 과정을 거친다. 

겉과 속이 일치하는 게 세상에 얼마나 될까요?

59P

나는 당근을 싫어한다. 쑥갓과 미나리와 고수와 향이 나는 모든 음식재료들을 안 먹는다. 알러지가 나서 안 먹는 것도 아니다. 단지 향이 강한 것이 별로다. 음식에 들어간 이런 것들은 어지간하면 건져내고 먹거나 따로 골라낸다. 당근 같은 경우엔 채를 쳐서 잘게 들어간 것을 일부러 골라내지는 않지만 일부러 찾아먹지는 않는다. 나의 이 상태를 문망초가 알면 뭐라고 결론을 내리고 어떤 음식을 해줬을까. 그것이 궁금해진다.

스토리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작이라고 서두에 말을 해두었다. 알고 보니 이 공모전의 대상작인 [악마의 계약은 연기되지 않는다]와 다른 최우수상 수상작인 [나는 실수로 투명인간을 죽였다] 이 두 권을 모두 읽었다. 이 책까지 합하면 다른 최우수상 수상작인 [자살 신호가 감지되었습니다]만 안 읽었다는 결론이 나는데 수상작들이 다 꽤 괜찮았다라는 생각이 드니 이 책도 찾아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다. 여담이지만 이 수상작들은 모두 제목의 길이가 기존의 책들보다는 긴 편이다. 이 공모전에 수상을 하려면 제목부터 길게 지어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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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욘더
김장환 지음 / 비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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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다 고유의 속도를 가지고 있다. 절대적으로 빠르게 읽혀서 페이지 터너라는 별명울 붙여야 할 정도의 이야기가 있는 반면 충분히 긴 호흡으로 한 박자 쉬고 두 박자 쉬고 그렇게 느리게 느리게 읽어주어야 할 이야기도 있는 법이다. 절대 빠르게 읽지 말아야 할 이야기, 그것이 바로 이 책 굿바이 욘더다.

미리 말하지만 이 이야기는 개정판이다. 전에 나왔었지만 어느 순간 잊혀졌었고 그 이야기를 새로 발견해 내서 드라마로 만들었다. 그렇다. 이 책은 드라마 <욘더>의 원작소설이다. 이쯤되면 더 궁금하지 않은가. 감독은 이 책에서 어떤 점을 발견해서 그것을 드라마로 만들 생각을 했는지 말이다. 어떤 매력을 꺼낸 것일까. 나는 그 포커스를 찾고 싶었다.

요즘 사람들 죽어가는 거, 그게 그냥 죽은 게 아니오. 모두 욘더로 간 거지.

188P

여기 아내 이후를 병으로 떠나 보낸 남자 김홀이 있다. 이 세계에서 누군가의 떠남은 참으로 간단하다. 단지 몇 번의 클릭으로 이루어지는 장례식. 그들에게는 진정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 가족이라던가 친지라던가 또는 친구라던가. 그런 사람들에게는 간단히 메세지 하나만으로 누군가의 떠남을 알린다. 그리고 이 년 후 잊혀졌던 메일에서 그녀 이후가 부르는 메세지를 발견한다. '여보, 나야'라는 제목의 메세지. 그렇다. 이 이야기는 오직 이후와 김홀 그 두 사람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물론 그들이 다른 공간에서 만나는 사람들도 존재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그들 둘이다. 그들의 사랑이 이 이야기의 핵심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이후는 세상을 떠났지만 김홀이 자신을 찾아올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 두었고 김홀은 고민 끝에 그녀를 따랐다고 볼 수 있다. 그런 결정을 하는데는 무엇이 작용했을까. 만약 그가 자신의 부모를 생각했었다면 그가 그렇게 그녀를 따라 욘더라는 공간에 입성할 수 있었을까. 나는 그것이 알고 싶어졌다. 

나는 또 알고 싶어졌다. 사이버 이모탤리티, 가상공간에 마련된 불멸의 세상, 또 다른 말로 하면 사이버 천국이라고도 불릴 수 있는 그곳. 거기에 가면 누구나 영원히 생을 유지하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는 곳. 이곳에서 살던 사람들이 이곳을 떠나 가는 곳.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그저 상상으로만 그곳에 그들이 존재할 것이라고 믿어야만 하는 그런 곳. 그곳에 갔다 돌아온 사람은 없기에. 작가는 SF적인 판타지를 구현하고 있지만 그것은 어쩌면 종교라는 것에 바탕을 둔 것이 아닐까. 누가 보아도 이것은 극락이나 천국을 의미하는 것과 유사하지 않은가. 이 세상을 떠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 그런 곳이 있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 그곳을 위해서 이곳을 버릴까 아니면 아직은 이곳에 남을까. 

'지금 아닌 다른 곳에 더 나은 곳이 있다'는 믿음이란 것이었다.

42P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이 세상에 대한 힘듦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환멸이라던가 부당함 그리고 억울함도 있었을 것이다.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힘들었을 것이다. 그랬기에 그런 끔찍한 선택을 자행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들은 그 이후의 삶이 있었다고 믿었을까. 아니면 단지 끔찍한 이곳을 떠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며 떠났을까. 여기 아니면 다른 곳이 있다는 전제가 있다면 그래도 여전히 사람들은 이곳에 남는 것을 선택할까.

당신은 한 다발의 뉴론, 나는 한 움큼의 회로일 뿐이에요.

219P

본문 속에서는 사람과 더불어 각종 사이보그들이 공존한다. 사람들은 오래 살기 위해서 또는 자신만의 편리를 위해서 자신들의 장기를 인공적인 기관으로 바꾸어 놓았다. 신경으로 구성된 인간이라는 존재. 그리고 회로로 구성된 사이보그라는 존재. 그들 사이에 다른 점은 무엇일까. 어느 존재가 더 우월한 것일까. 아니 애초에 그런 것을 따질 수 없는 대적관계이려나. 만약 인간과 사이보그의 결합이 이루어진다면 그들의 자손은 어떠한 존재로 구성될지 그 또한 상상하기 힘든 그런 요소이기도 하다. 

개정판 작가의 말에서 이 소설에서 쓰였던 단어들을 좀 바꿔야 할 필요성이 있었지만 오래된 것은 오래된 대로 두었다고 했다. 개작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소리다. 본문 속에서 쓰인 단어나 명칭이나 기술들은 이미 우리에게 바짝 다가와 있기도 하다. 컴퓨터가 발달되고 인터넷이 상용화되면서 우리의 삶은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이 그런 속도를 만들어 냈다. 분명 내가 어렸을 때만 하더라도 드르륵 거리면서 문을 닫을 수 있는 흑백 티비가 있었고 엄마가 시집 올 때만 하더라도 할머니가 살았던 그 동네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곳도 있었다고 했는데, 할머니 집 화장실은 푸세식이라서 냄새와 벌레와 싸우며 화장실을 참아야만 했었는데 요즘 친구들은 그런 시절이 아주아주 몇백년 전으로만 여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빠른 세상이다. 그만큼 적응하기가 힘들기도 하다. 그래서 이 이야기가 빠르게 읽히지 않는다.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보고 싶어하는 마음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 마음 하나로만 욘더로 향하기에는 내가 가진 사랑의 깊이는 아주 얕은가보다. 아니면 나는 아직은 이 세계에 더 발을 붙이고 살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언젠가는 그곳으로 이동을 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읽을 책들이 더 많이 남아 있는 이곳에서 남아 있고 싶은 마음으로 굿바이 욘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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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오피스
말러리안 지음 / 델피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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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알아요? 사람들에게는 월요병이라는게 있답니다. 동물들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그런 병이지요. 왜 이런 병이 생겨나게 된 것인지 알아요? 그건 바로 사람들이 일이라는 걸 하게 되고 회사라는 곳에 속하게 되면서 주말동안 쉬었다가 월요일이면 다시 회사로 가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지요. 만약 쉬는 날이 월요일까지였다면 월요병이라는 단어 대신 화요병이라는 말이 생겨났을지도 몰라요.

"네가 받는 월급에는 욕값도 포함되어 있어! 일하는 대가만 있는 게 아니라고!"

12p

네네. 아주 잘 알고 있습죠. 돈 주는 사람이 상관이고 권력인 것을요. 아무리 내 맘에는 쏙 들게 완성한 일이라 하더라도 윗사람의 맘에 들지 않으면 다시 다 갈아엎어야 하는 것을요. 일을 하고 돈을 받는다구요? 맞는 말이긴 합니다만 저 책 속의 문장이 유독 콕콕 눈에 들어와 박힙니다. 그래요. 우리가 받는 돈에는 어쩌면 상사들이 하는 욕값이 포함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조금은 씁쓸하네요.

근데 시발 웃긴 게 뭔지 알아?

대기업에서 일해보니까 이건 나 같은 깡패 세계보다 더 심한거야.

267

여기 이제욱이라는 한 회사원이 있습니다. 빚을 졌구요 그래서 빚을 갚으라는 이른바 조직들에게 위협을 당하고 있지요.식품회사에 다니는 그는 조직들이 수입했다는 첨가물을 자신의 회사 제품에 넣어서 팔아보려는 생각을 합니다. 위험한 생각이지요. 아무런 검증도 되지 않은 그럼 물질이니까요.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자기가 죽게 생겼는데요. 돈 나올 구석은 없고 말이죠. 그렇게 몰래 집어 넣은 제품은 오히려 대박이 나버리고 그렇게 회사는 조직과 한 배를 타게 됩니다.

이야기는 지극히 현실적인 거 같으면서도 공식적으로 판타지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잔혹한 판타지지요. 회사라는 고곳을 배경으로 회장은 임원회의를 소집하고 자신의 맘에 들지 않으면 사정없이 베어 버리고 폭력을 구사하고 안되면 총으로 쏘아 죽이기까지 하는 걸요. 이 모든 것이 다 사실이라면 오늘 출근한 사람이 제대로 살아서 집에 돌아올 확률은 거의 없다시피 할 겁니다. 

웃긴 게 뭔지 알아요? 이런 회사에서 미치지 않고 제정신으로 살아가는 거예요.

미치지 않는다는 건 이 말도 안 되는 상황들이 맞다고 저항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거니까요.

126

그런 회사 그만두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도 있겠지요. 작가는 교묘하게도 여기에 절대 회사를 떠날 수 없는 하나의 조건을 설정해 두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바이러스지요. 공기가 좋지 않아서 호흡기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고 사람들은 방독면을 쓰고 다니고 약을 먹어야 하는데 그 모든 것이 회사에서 지급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것을 받기 위해서라도 이 곳을 떠날 수가 없지요. 

어떻게 보면 이 말도 안되는 잔혹 오피스물은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들 그러지 않던가요. 더러워서 때려친다고요.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더러워서 때려치는 것이 아니라 무서워서 못 그만두는 것이라고요. 금요일이네요. 이제 모든 직장인들이 기다리는 주말입니다. 누군가는 또 회사에 나가서 남은 업무를 해야 할 수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모든 회사원들의 사무실이 블러드 오피스가 아니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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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허풍담 6 - 터무니없는 거짓말
요른 릴 지음, 지연리 옮김 / 열림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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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다르니 어쩌니 해도 사람이 살아가는 것은 뭐 어디나 다 비슷하다. 여기 북극인들 뭐 별 다를 것이 있겠느냐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결코 만만하지 않은 북극에서의 삶이다. 이 이야기를 읽는 데는 특색있는 주인공들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제일 앞에 그린란드를 표시하는 지도가 나오면서 각기 떨어진 곳에 누가 살고 있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비요르켄과 낯짝 그리고 라스릴처럼 같이 사는 사람들도 있고 피오르두르처럼 떨어져서 혼자 사는 사람도 있고 올슨처럼 배를 몰고 왔다 갔다 하는 사람도 있다. 저마다의 성격이 전혀 달라서 그들을 따라 벌어지는 이야기를 읽는 재미를 더한다.

우리에게 풍선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니까 아주아주 커다란 풍선, 썰매를 풍선에 묶으면 물 위를 떠 갈 수 있짆아.

41p

한센 중위의 생일에 모인 사람들은 저마다 시끌벅적하다. 이런 저런 이야기들로 정신없는 와중에 지골로의 이야기가 전면을 차지한다. 여자가 있는 줄 알고 왔던 그가 이곳에 여자가 없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느꼈던 실망감이라니. 그나저나 그가 그렇게나 꼭 안고 있던 비밀의 자루가 무엇이었는지 몰랐는데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낯짝이 했던 말이 그 자루의 비밀을 밝히는 데 가장 큰 결정적인 기회가 된다. 물론 그것으로 인해서 그들은 위기에서 벗어나게 되고 지골로는 자신의 바람대로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고래회충이 이렇게나 많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걸.

206p

이번 이야기의 가장 큰 하이라이트는 아마도 이 회충에 관련된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단지 회충을 치료하고 싶었을 뿐인데 그 회충으로 인해서 나머지 사람들의 상황이 급변하게 된다. 백작은 눈에서 계속 벌레가 기어나오고 안톤은 나무판자로 피오르두르의 뒤를 갈기고 피오르두르는 매스맨슨에게 사냥총을 발사하는 등 난리도 아닌 상황이 펼쳐진다. 이렇게까지 될 일이 아닌데 싶으면서도 자꾸 번져가는 상황이 꼭 불꽃 하나가 점점 더 옆으로 옆으로 이동해 가면서 커지는 것과 비슷한 양상을 일으킨다. 결국 이 모든 결말은 닥터가 이 많은 사람들의 제각각인 증상을 치료해야 했다는 것이었지만 그 누구도 단지 하나의 회충이 이런 사태를 불러올 줄은 예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북극은 세상 그 어느 곳보다 사랑, 자유, 관용으로 충만한 곳이야.

여기가 아니라면 내가 어디서 또 이런 친구들을 만날 수 있겠어?

186p

작가가 된 안톤은 일 때문에 그린란드를 떠나서 가다가 배에서 빙하로 뛰어 내리는 등 실제 상황에서는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있지만 가장 큰 특징은 바로 해골일 것이다. 해골이 스스로 살아서 움직이고 말하고 먹고 즐기다니. 이번 이야기의 부제인 터무니없는 거짓말이 제대로 발휘되는 순간이다 싶다가도 그곳이라면 실제로 이런 일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아서라는 이름의 그 해골은 북극은 정말 행복한 곳으로 여기게 되는데 그 누구라도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그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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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다운
피터 메이 지음, 고상숙 옮김 / 북레시피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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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에 걸린 것처럼 6주만에 이야기를 썼지만 출판사를 찾지 못한 원고가 바로 이 락다운이었다. 영국의 출판사들은 아마도 이 이야기가 너무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었나 보다. 2005년이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정확히 이 책과 똑같은 현실을 마주했다. 바이러스의 이름만 코비드로 바뀌었을뿐 너무나도 비슷한 이야기다. 가끔 영화속의 이야기들이 현실로 구현되는 걸 볼 때가 있는데 그럴때마다 소름이 돋는다. 상상과 현실의 경계는 어디쯤 있을까.

아들 션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로 결심한 맥닐은 이제 마지막 사건을 앞두고 있다. 현장에서 발견된 아이의 뼈다. 가방 속에 담긴 뼈는 분명 아이의 것은 맞으나 무슨 이유로 어떻게 이렇게 되었는지는 알지 못한다. 분명한 거 하나는 분명 이 뼈는 오래되지 않았고 인간의 몸에서 살과 뼈를 분리해낸 것이라는 사실이다. 누가 이토록 잔인하게 아이를 죽이고 버린 것일까. 이제 맥닐의 마지막 임무는 이 아이를 이렇게 만든 사람을 찾아내는 것이다.

소설 속에서의 현재 모습은 바이러스가 침입해서 사람들은 서로가 거리를 두고 잘 사는 동네는 총을 가지고 가드를 두어 다른 사람들이 자신들의 동네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밤이면 통행금지로 인해서 제한되는 그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금은 조금 완화가 되었지만 바로 몇달 전까지만 해도 우리네 모습과 비슷하지 않은가. 물론 당연히 마스크는 소설이나 현실이나 필수가 되어 버린 상황이다. 

아이의 두개골을 가지고 원래 모습을 복원하던 에이미는 그 아이가 언청이 즉 구순구개열로 입술이 갈라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동양계 아이. 같은 아시아권이라는 이유로 에이미는 더욱 그 아이에게 정을 붙이게 되고 이 아이를 이렇게 만든 사람을 꼭 잡고 싶어진다. 

만일 누군가 생화학 테러를 하려고 한다면, 그보다 더 좋은 시나리오가 없겠죠.

357p

사실 바이러스가 창궐한 시대라는 것에서 이미 이 사건의 종결은 지어졌는지도 모른다. 누가 그랬는지는 몰라도 적어도 어떤 이유로 그런 사건을 저질렀을까 하는 것은 대충 짐작이 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 벌어진 아이의 죽음은 당연히 의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맥닐은 한 장의 티켓에서 발견된 지문을 가지고 증거를 삼아서 점점 다가가지만 그가 만나는 사람마다 죽임을 당하는 결과만 받아들게 된다. 그는 어디서 이 사건의 범인을 찾아낼 수 있을까. 

피터 메이의 전작인 [블랙하우스]를 읽었었다. 이 이야기는 그 이야기보다 훨씬 더 대중적이고 훨씬 더 현실적이다. 그래서일까. 훨씬 더 빠르게 읽히고 몰입감이 더 대단하다. 4백 페이지가 안 되는 이야기는 한순간에 읽어버리게 만든다. 살짝 결이 다른 두 이야기를 읽었다. 이 작가의 다음 이야기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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