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 유어 달링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작가의 책은 무조건 읽는다 라는 명단에서 피터 스완슨의 이름은 들어가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살짝 궁금은 한 정도의 작가의 리스트에는 들어가 있달까. 이 작가의 책을 거의 무조건적으로 좋아하는 동료쌤이 있어서 신간 소식이 나오면 알려줄까 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내게는 책에 따라 케바케라고나 할까. 이번에는 완전 몰입해서 읽었네 그려. 주말을 흥미롭게 보내고 싶다면 추천. 분명 주말이라고 했다. 한꺼번에 읽어야 재미있다는 소리다. 잘라서 나누어서 읽기보다는.

목차에서도 나오고 있다시피 이 이야기의 결말은 이미 초장에 다 드러났다. 엥? 결말이 마지막에 나와야지 거기다 장르소설인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꽁꽁 감춰야지 이렇게 다 밝혀주면 무슨 재미로 뒤 이야기를 보라고 하는 걱정도 잠시 이야기는 지금 현재를 기점으로 해서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시간적 배경을 당겨간다. 사람이 죽었다. 나는 범인을 안다. 이야기를 읽다보면 시간은 조금 더 앞으로 당겨지고 그들 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알게 된다. 이런 이유로 해서 그런 일을 저지를 수 밖에 없었구나 하고 그제서야 왜?라는 부분을 이해하게 된다. 물론 당사자가 아닌 이상 꼭 그렇게까지 해야만 했냐고 당위성을 물을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영리한 전략이다. 사실 이 이야기를 그냥 일어난 순서대로 죽 이어서 써 버렸다면 물론 그 나름의 재미도 있었깄제만 그래도 이만큼 집중해서 빠져서 읽지는 않았을 지도 모르겠다. 그냥 평범한 일반적인 남편과 아내 사이에서 벌어지는 도메스틱 스릴러와 다를 바가 없기에 말이다. 바로 어제도 그런 종류의 이야기를 읽은 터라 같은 종류의 이야기를 연달아 읽는 것은 너무 책을 재미없게 만드는 요소가 아닌가 하면서 걱정했지만 피터 스완슨이라는 작가는 그런 걱정을 단번에 기우로 만든다. 같은 이야기라 하더라도 어떻게 정리를 하느냐에 따라서 이야기의 분위기가 전혀 달라지는 소리다.

현재에서는 분명히 남부럽지 않게 잘 사는 것처럼 보였던 부부라 하더라도 그들의 과거에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단지 당사자만 알 뿐이다. 그들이 이렇게 잘 살게 되기까지 어떤 일이 존재했던 것일까. 어떻게 보면 내 인생에 걸림돌은 모두 해치워 버리겠다라는 그런 종류의 이야기와 무엇이 다른가 하고 생각헤 보게 되지만 역시나 읽는 맛은 보증해주는 피터 스완슨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남편과 아내
K.L. 슬레이터 지음, 박지선 옮김 / 반타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존쫀한 스릴러의 제맛.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남편과 아내
K.L. 슬레이터 지음, 박지선 옮김 / 반타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오른손에 잡고 있는 페이지의 두께를 가늠한다. 많아봐야 십오 페이지다. 밥이 다 되었다는 음악 소리가 났다. 이제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는데 방해받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더 지배적이다. 한 두시간도 아니고 겨우 십여분 늦게 먹는다고 죽지는 않는다. 그렇게 끝을 향해 달린다. 이 작가 꽤 마음에 든다.

장르소설에도 꽤 많은 세분화 된 하위 장르들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통틀어 장르소설을 좋아하지만 그 중에서도 특정 장르는 호불호가 갈리기 마련이다. 이 소설은 남편과 부인이 중심이 되어 이끌어 가는 도메스틱 스릴러이면서 중심인물의 생각에 치중하는 심리소설이기도 하다. 두 분야 모두 적극적으로 좋아하는 장르는 아니지만 처음부터 몰입도가 상당한 이야기 전개와 많지 않은 등장인물들을 제대로 엮어가는 작가의 수법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었다. 낯선 작가지만 이 책이 스물두 번째 작품이라고 하니 상당히 많은 작품을 써 온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그 경력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이야기다.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어질 만큼.

자업자득. 딱 네 글자가 생각이 났다. 교통 사고가 나버린 아들 내외. 당분간 머무를 손자의 옷을 가지러 간 아들의 집. 자신이 알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곳에는. 그리고 그녀가 치우려고 내놓은 쓰레기 봉투. 거기에 그게 있었다. 이 모든 사건의 발단이 되어버린 스카프 하나. 그렇게 시작되었다. 나탈리 그녀가 아들의 집에 가지 않았으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다. 갔다 하더라도 자신이 계획한 대로 손자의 옷과 장난감만 가져왔으면 모를 일이었다. 남들이 내 놓은 쓰레기를 보고 아들집의 쓰레기도 내 놓아야 겠다고 생각한 오지랖이 이 모든 일을 만들어 냈다. 내내 그랬다. 피해자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은 채로.

숨겨진 스카프 하나. 그걸 가지고 어떻게 했어야 했나. 경찰에 신고했어야 했나? 사고로 수술을 받아야 하는 아들에게 묻는 것이 맞는 거였나? 아들보다는 나은 상태지만 며느리에게 물어보는 건 현명한 짓이었나? 집으로 돌아와 남편에게 보여주는 것은 올바른 행동이었나. 하나의 물건에 대응하는 사람들의 말과 행동은 하나같이 다 의심스럽다. 다만 하나. 처음부터 한 사람은 믿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보통 내가 그렇게 생각한 사람이 마지막에는 다른 결말로 이어질 때가 많아서 낙심할 때도 있었지만 이번만큼은 아니었다. 내 믿음을 배신하지 않아주어 그 등장인물에 대한 고마움이 들었달까. 그래서 스카프를 둘러싼 진범은 누구냐고? 아들과 며느리. 아들의 부모와 며느리의 부모까지 그 중에 답이 있다. 그게 경찰과 피해자의 가족을 제외한 모든 등장인물이나 마찬가지니 말이다. 누구게.




#남편과아내 #KL슬레이터 #반타 #장르소설 #심리서스펜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두운 숲
전건우 지음 / &(앤드)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제야 알았네. 왜 작가님의 책들은 속편인 이야기가 없는지 말이다. 이 주인공은 다음 번에 또 나와도 괘찮은데 싶기도 했었는데 이어지는 이야기가 없어서 내심 궁금했더랬다. [어두운 숲]의 작가의 말을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왜 속편이 없었는지 그리고 이번에는 왜 [어두운 물]의 후속작인 [어두운 숲]이 나왔는지까지도 말이다. 그렇다. 이 이야기는 어두운 숲의 주인공이었던 민시현과 윤동욱의 일 년 후의 이야기다.

어어.

이 두 글자가 이토록 섬짓할 수가 있을까. 책 속에서는 폰트를 달리 해서 적어 두었는데 이 폰트가 무슨 글자체인지 진심으로 궁금해진다. 그냥 어어 두 글자 적어 두었을뿐 인데 호러감을 품고 있는 그 글자체는 스스로 살아서 움직이면서 어어하는 소리와 함께 공포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작가가 어떤 느낌으로 그 글자를 적어두었는지 너무나도 잘 알기에 편집자가 찾은 것일까 아니면 작가가 직접 폰트를 찾은 걸까. 그것까지도 알려주었다면 좋을 뻔 했다. 아니 나만 그게 궁금한 것이려나. 사실 이 글자체는 전작인 [무서운 물]에서도 등장했었던 것으로 보인다.

방송작가였던 민시현은 수귀를 만난 후 아예 일을 그만두고 전직했다. 이제는 웹소설을 쓰고 있다. 편집자와는 동갑으로 처음에는 서먹했으나 지금은 말도 놓고 여름 휴가도 같이 갈 만큼 편한 사이가 되었다. 그들이 휴가 장소로 선택을 한 곳은 전적으로 편집자의 의도가 담겨 있는 이른 바 빨래 숲이다. 빨래가 걸려 있다고 해서 빨래 숲이 아니다. 시체가 빨래처럼 널려 있다고 그런 명칭이 붙은 것이다. 동호회 모임을 하던 편집자가 그곳에서의 캠핑을 추천했고 민시현은 싫으나 좋으나 모든 것을 편집자에게 맡긴 이상 참석하게끔 되어 있던 것이다. 그곳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제목은 어두운 숲이라고 했지만 무서운 숲 또는 무거운 숲 또는 섬짓한 숲 그것도 아니면 섬뜩한 숲 등 온갖 기괴한 단어는 다 가져다 붙여도 좋을 정도의 이야기다. 어찌 보면 전작처럼 사람과 귀신에 얽힌 이야기인 것 같다가도 이번에는 조금은 더 사람과 자연에 얽힌 것 같다는 그런 느낌이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내 생각해본다. 어두운 물 그리고 어두운 숲. 만약 다음 이야기가 또 있다면 무엇으로 삼겠는가 하면서 말이다. 어두운 길, 어두운 땅, 어두운 늪, 어두운 달, 어두운 방, 어두운 현 등등. 한 글자가 아니라면 그 범위는 더욱 넓어질 게다. 제일 먼저 생각한 것은 어두운 도시였으니 말이다. 어차피 도시에서 사는 그들이 살아가는 공간에서 귀신을 마주할 빈도가 더 높지 않은가. 도시라고 귀신이 없으리라는 법도 없으니 말이다. 그러니 부디 작가님은 다음 이야기를 내어줘야만 할 것이다. 네 차례야 라고 적어 놓은 걸 나는 봤으니 이 문장을 작가님께 돌려드리고 싶다. 네 차례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두운 물
전건우 지음 / &(앤드)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딱히 한국식이라고 규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가장 한국인에게 잘 먹히는 호러 작가로 전건우를 꼽는 것을 주저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삼백 페이지가 안 되는 정도의 책이라서 금방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생각은 맞아서 침대에 누워서 이쪽저쪽으로 몸을 돌려가며 금새 읽어버렸다. 비단 얇아서가 아니라 이야기가 탄탄해서 그 흐름대로 그대로 따라 읽는 것이 너무 재미가 있고 다음 이야기가 흥미로와서 눈을 뗄 수가 없어서이기도 하다. 가독성 그런 걸 궁금해하는 사람이라면 바로 이 책이 바로미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방송사에서 수귀를 소재로 삼아서 프로그램을 촬영하고 있다. 그들은 전문가와 무속인을 대동해서 수귀가 출몰한다는 그곳으로 향했다. 막내 작가 민시현이 주 등장인물이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처음부터 순조롭지 않았던 촬영이었다. 민시현의 선배 작가는 이런 저런 일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면서 조심할 것을 당부했다. 이 촬영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을까.

사람이 사라지고 죽은 채로 발견되고 비가 오고 전기가 나가고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고 나무가 쓰러지고 그로 인한 사상자가 발생을 하고 계속적인 사건이 연달아 발생을 한다. 긴장이 고조되는 시기다. 이 마을이 예전에 물이 잠겼던 곳이고 그때 사람들이 많이 죽었다는 것 외에도 이 이야기 속에서는 진짜 원한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수귀가 등장을 한다. 사실 그 수귀의 복수는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어서 그것이 귀신임에도 불구하고 그래, 너 마음대로 해보라고 응원해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 악한이 있는데 사람이 그 악한을 감당하지 못할 거라면 차라리 귀신이라도 나서서 처리를 해 주는 것이 더 낫지 않은가 말이다. 귀신이라고 무조건 나쁘고 사람이라고 무조건 착한 것이 아니라는 고정 관념을 타파하는 순간이다.

작가는 사이코메트리 능력이 있는 민시현을 내세워 판타지 느낌을 더하면서 무속인인 윤동욱을 내세워서 호러적인 면을 보충했다. 서로 다른 능력이 있는 두 주인공을 기둥으로 해서 착실하게 이야기를 쌓아가고 있다. 굿을 하면서도 너무 세부적인 묘사에 빠지지 않아서 오히려 깔끔한 느낌을 더하고 귀신이 나올 법한 장소의 설명을 하면서도 잡다하게 길게 늘어놓지 않아서 오히려 더 상상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었다. 호러를 가장 사랑하는 장르라고 말하는 작가의 역량이 고스란히 묻어 나오는 한 편의 이야기다. 이 멋진 캐릭터를 한번만 써먹는 건 좀 아깝다 생각했는데 이 이야기의 속편인 [어두운 숲]이 있어서 다행이다. 사실 두 편도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괜찮다면 같은 주인공으로 몇 편 정도는 더 계속되어도 좋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