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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자로의 미궁
가미나가 마나부 지음, 최현영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6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야기가 말이지 아주 그냥 샹그릴라 가는 길 같아. 지난 주였나 차마고도를 지나 샹그릴라로 가는 여정을 다룬 프로그램을 보았는제 말이지 사람 내장 같기도 하고 뱀이 기어간 길 같기도 하고 아주 구불텅 구불텅 끝내주더라고. 이끝까지 갔나 싶었는데 잽싸게 바뀌는 각도가 죽음이더군. 이 이야기는 그런 식이야. 이게 결론인가 싶으면 그럴 리가 없지 하면서 경사를 급격하게 꺾어줘. 그래서 여기가 끝인가 하면 아니 나는 아직이야 하면서 또 살짝 커브를 준단 말이지. 아주 그냥 이야기를 가지고 자유자재로 다루는 기술이 뛰어난 작가야.
이러면 또 아니 궁금해질 수가 없잖아. 작가소개에는 자비출판한 책도 있고 재출간한 책도 있고 시리즈도 있다고 나오는데 한국에서 번역된 책은 [유리의 성벽]이라는 한 권뿐이네. 그러니 이 책을 처음으로 작가와의 만남이라고 봐도 좋을 거야. 첫인상은? 완전 대박이라는 거지. 이런 식으로 트릭을 조종하다니 아주 약았단 말이지. 그렇다고 여기 나온 특수설정들이 완전 새롭거나 하지는 않아. 내가 여러번 말하지만 나는 이런 설정을 [크로우 걸]에서 봤단 말이지. 세 권으로 구성된 아주 미친듯이 묵직한 이야기를 읽었단 말이지. 그러니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적어도 나는 이 트릭을 알아차렸어야 한단 말이지. 누굴 탓하겠어 머리 나쁜 나를 탓해야지.
여기 경찰서에 한 여자가 찾아와. 자기 룸메이트가 실종됐대. 성인 실종은 어느 나라에서도 그렇게 크게 문제로 여기지 않아. 사건이 될만한 정황이 없다면 말이지. 여기서도 마찬가지야. 그런데 그 경찰서 입구에 어떤 한 남자가 칼을 들고 피칠갑을 한 채 나타나. 당연히 모든 포커스는 그쪽으로 쏠리기 마련이지. 이 남자는 뒤통수에 맞은 상처가 있긴 하지만 그걸로 이 많은 피를 다 설명하기는 너무 부족해. 이 남자 뭐지?
이 두 가지 이야기와는 별개로 다른 하나의 이벤트가 있어. 추리 이벤트야. 쉽게 말하면 방탈출카페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아. 친구와 함께 이 이벤트에 참가한 사람이 있어. 그들은 여기에서 살인 사건의 범인을 찾아야 해. 아직 벌어지지는 않았지만 사건은 총 세 건이 저질러진다고 해. 범인을 알아내기 전까지 여기서 나갈 수 없는 건 당연한 사실. 그렇게 그들은 그곳에 갇히고 당연하게도 사건은 벌어졌어. 그들은 범인을 알아낼 수 있을까.
이렇게 다른 이야기가 교차로 진행이 된다고 하면 이런 장르의 소설을 많이 읽은 사람들은 어느 정도 눈치를 채. 이 두 이야기가 어디선가는 만날 거라고 말이지. 나 또한 그래서 두 이야기 모두에서 겹치는 인물이 누구인가를 유심히 살펴보기 시작했지. 처음에는 그냥 읽다가 아무래도 안 될 것 같아서 이벤츠에 참여한 사람들 이름을 모두 적어 두었거든. 두 사건 모두에서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고도 생각했고 맞다고 생각했는데 나이대가 안 맞아서 뭐가 잘못됐지 했더니 이름이 약간 다르더라구. 일본 소설 읽은지가 벌써 몇년이고 읽은 권수가 몇권인데 아직도 헷갈리는 거냐고. 아무튼 여기에 나오는 그림이 대박 큰 힌트니까 그 그림이 주는 힌트만 잘 받아 먹는다면 적어도 수수께끼의 기본은 풀 수 있을 거야. 그럼 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