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아름다운 영어 문장들 - 교양과 영어를 한번에 챙기는 영문 필사집
노지양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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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해서 쓰는 맛이 즐거운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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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아름다운 영어 문장들 - 교양과 영어를 한번에 챙기는 영문 필사집
노지양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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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핸드폰에 잠식되어 버린 자신의 일상을 이야기 하면서 필사책 의뢰를 받아서 작업을 하다가 펜으로 문장을 쓰면서 극적인 기분 변화를 맞이했다고 한다.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게 느끼지 않을까. 손에서 핸드폰을 놓아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눈을 떼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좀체 놓을 수 없는 그것 말이다. 나 또한 인스타를 보다 보면 그야말로 시간이 순삭하는 경험을 많이 해서 절전 모드로 해 놓고 기본 화면에서 앱을 안 보이게 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서 줄이려고는 하고 있는 중이다.

이 책은 다양해서 좋다. 기본에 내가 가지고 있는 필사책들은 소설이거나 시집이거나 하는 경우가 많았다. 명언이 있는 책도 있지만 내 성향에는 맞지 않아 소장하지는 않았다. 이 책은 그야말로 다이제스트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소설들 외에도 영화나 희곡의 대사나 자기계발서와 에세이 그리고 생각지도 못했던 연설이나 철학자들의 말까지 정말 다양한 문장들이 가득하다.

이 책은 낯설어서 좋다. 필사책들은 익숙함을 선호한다. 아는 문장을 따라 쓰는 즐거움을 주는 것이다. 이미 알고 있는 문장들이니 그 익숙함을 보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익숙함은 지루함을 낳을 수도 있다. 그래서 대부분이 많이 알려진 소설을 엮어서 필사집으로 만드는데 이 책에는 생전 처음 보는 작가들의 글 뿐 아니라 일기와 편지까지 있어서 한번도 보지 못했던 사람들의 글들을 읽는 새로움을 준다.

이 책은 사철편집이라 좋다. 대부분의 책들과는 달리 필사책은 밑에 무언가를 받치고 써야만 한다. 그래서 책등의 존재가 불편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몇몇 다른 필사책들과 마찬가지로 사철제본을 선택해서 책등과 상관없이 책이 자연스럽게 펴지도록 해 두었다. 그런 소소한 배려가 필사책을 선택할 때 선호하는 대상이 된다.

올해 하반기의 나의 책 선택의 가장 큰 특징은 필사책의 비율이 늘었다는 것이다. 영어 필사의 즐거움을 깨달아버려서 소설을 서머리 해 놓은 필사책을 두 권 끝냈고 지금은 영어 필사 한권과 일본어 필사 한 권 그리고 윤동주 시집까지 틈틈히 생각날 때마다 쓰고 있는 중이다. 그중에서도 이 책은 쓸 때마다 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 책일 듯 하다. 필사할 때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연필을 일부러 선택해서 써 봤는데 종이의 사각거림이 좋았다. 두께감 있는 종이라 진한 펜으로 써도 비치지 않아서 더 좋았다. 여러가지 필기구를 다양하게 이용해 봐도 좋겠다. 하단에는 이 작품의 배경이나 설명을 간략히 하고 있어서 상식이 늘어가는 기쁨도 함께 맛볼 수 있어서 더욱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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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지 않는 뇌 - 최신 신경과학이 밝힌 평생 또렷한 정신으로 사는 방법
데일 브레드슨 지음, 제효영 옮김 / 심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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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다 늙는다. 아주 오래 전부터 어떻게 하면 늙지 않을까 그 방법을 연구해 온 사람은 많아도 그 어떤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는 없었다. 안티 에이징이라고 해서 노화를 늦추려는 노력은 많이 해 왔지만 가장 중요한 뇌에 관해 늙음을 방어하려는 노력울 사람들은 얼마나 해 왔을까.

오백 페이지가 넘는 꽤 두꺼운 책이지만, 전문적인 뇌과학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루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히거나 이해하지 못하거나 하는 어려움은 거의 없는 편이다. 저자가 주로 자신이 담당했던 환자들에 관한 예를 들어서 설명을 해 놓기도 했고 어떤 부분에서는 이미 우리가 잘 알고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실 운동이나 올바른 식습관 같은 것은 비단 뇌 뿐 아니라 우리의 신체에도 지극히 좋은 것임을 이미 누구라도 다 알고 있는 사실들이 아니던가.

저자는 나이가 들면서 다 그렇다고 말하는 대신에 자신이 연구해 온 리코드 프로그램을 통해서 누구라도 더 나은 뇌 기능을 활용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사실 그런 의도가 담긴 문장이 꽤 자주 나오기에 이 책은 자신의 프로그램을 소개하려고 만든 책인가 하는 느낌도 아주 살짝 받기도 한다. 내가 삐딱선쟁이라 그런 식으로 편견을 가지고 치우쳐 볼 수도 있다. 누군가는 이 책을 읽고 그 프로그램을 찾아보고 그에 다른 시도를 해 볼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책을 읽은 보람을 충분히 느끼지 않겠는가.

염증 수준을 낮추려면 위장 기능을 회복하고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잠을 푹 자고 술을 끊는 것도 중요하다.(153p)고 저자는 자신의 환자에게 충고한다. 되풀이 이야기 하는 듯 하지만 염증 수준을 낮추는 데 뿐 아니라 모든 신체 기관에 좋은 것이 바로 저러한 행동일 것이다. 아울러 뇌 기능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식단을 알려주고 있는데 저자는 육류보다는 채식을 강조하며 곡류와 단순 탄수화물과 유제품을 먹지 말것을 말하고 있다. 한국 사람에게 곡류를 빼면 뭘 먹으라는 거?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한국 사람들도 요즘 밥을 잘 먹지 않는 편이라 쌀 소비량이 갈수록 줄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저자가 주장하는 바대로 실천하는 것도 누군가에게는 가능한 일일 수도 있겠다. 특히 잠자는 시간을 포함해서 최소 12시간 공복을 유지할 것을 당부하고 있는데 아마 여기 나온 식습관대로만 행동한다면 뇌 건강뿐 아니라 암을 예방하거나 비만을 막는 방법으로도 충분할 것이라는 결론이다.

미국의 주거 문화에 따라서 지하실을 방으로 바꿔 놓은 경우 곰팡이를 조심하라고 하고 있는데 이 부분을 읽은 후에는 도마를 바꾸기로 결심했다. 대나무를 원재료로 해서 가공한 도마를 쓰고 있는데 손잡이 부분의 곰팡이를 없애려고 락스에 담가 놓아도 완전히 없어지지 않아서 고민을 했는데 이 책을 읽고 스텐으로 된 도마가 있어서 그걸 사용하기로 했다. 스텐은 적어도 녹이 슬거나 곰팡이가 생기거나 하는 걱정은 안 해도 되겠지.

후반부 들어서 저자는 양재현이라는 이름을 언급한다. 조만간 모르는 사람이 없는 이름이 될 거라고 하면서 2020년 유전자 조작으로 쥐의 시력을 회복한 사례를 보여주며 계속적인 연구로 생물학적 노화를 되돌릴 수 있다는 연구를 한다고 설명한다. 이름으로 봐서는 분명 한국 사람이 분명한데 나는 이 사람이 누구인지는 모르겠다. 나만 모르는 것이려나. 본문에 언급한 대로라면 획기적인 연구를 하는 사람으로 나오는데 그의 연구가 성공을 해서 노화에도 도움이 되었음 좋겠고 한국 사람이 노벨 생리학상 같은 것을 받는 것을 기대하고 싶어진다.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 그러려니 한다면 남은 인생이 너무 아깝지 않는가. 뇌의 노화를 조금 더 늦추고 싶은 사람이라면 자신의 뇌 건강을 신경 쓰는 사람이라면 정신적인 건강을 신경 쓰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읽어보면 도움이 될 만한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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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희 지음 / 북오션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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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무 사진관]에 [유미 분식]까지 힐링 소설로 가지 치기를 진행 중인 김재희 작가님의 또 다른 가지라고 봐야 할 새로운 장르의 소설이다. 이른바 레트로 연애소설. 표지에서부터 나는 레트로에요 하는 그런 느낌이 확 풍겨나는 그런 이야기다. 응답하라 시리즈를 보는 느낌도 들고 아마도 비슷한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이라면 더욱 그런 공감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강남의 뉴욕 제과라던가 충무로의 대한 극장처럼 지금은 없어진 랜드마크들도 정겹고 도매상의 어음으로 인해서 출판사들이 다 어려움을 겪었던 역사적면서도 실존하는 에피소드들도 있어서 솔찬히 읽는 맛이 있다.

등장인물들의 십대 이전 시절부터 사십 대까지의 긴 시절 어떻게 보면 거의 반평생을 담아 내고 있기에 이야기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아버지가 병으로 죽고 엄마는 일하느라 매일 늦게 들어오던 동민은 동생이 있는 외할머니 집으로 보내달라고 한다. 집에서 반대하는 결혼을 한 엄마였기에 동민의 입지는 구박받는 신세였지만(그렇다고 하더라도 외할머니의 생각은 정말 이해불가다)그래도 학교에 들어가고 친구들이 생기면서 전체적인 분위기는 마치 오래 전 시골 소년의 이야기라던가 전원 일기 같은 느낌도 준다. 아이들이 꺄르르 대고 웃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오는 느낌이랄까.

전학 온 운영이를 만나고 좋아하게 되고 도자마을을 떠나지만 그들의 인연은 전화로 편지로 교환 일기로 계속 되었다. 청소년기를 지나고 대학에 들어가기까지의 이야기들은 한때 유행했던 [내일은 사랑]같은 캠퍼스 드라마의 풋풋한 청춘들 같기도 하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 누군가는 결혼을 하고 직업을 가지게 되고 일을 하면서 만났다 헤어졌다 하는 후반부에서는 조용하지만 끊을 수 없는 로맨스를 그려낸 드라마 같다는 느낌도 들고. 주인공의 인생에 편승되어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같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여러 편의 드라마들을 붙여 놓은 것 같달까.

집안에서 반대한다고 헤어진다는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클리셰같은 전형적인 조건들이 포진을 하고 당연히 이럴 것이다 하는 예상도 되어지는 부분이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네 인생 또한 이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또는 이렇게 한 사람만을 열정적으로 사랑해 본 적 있을까 하는 그런 생각에 또 동민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따라가게 된다.

혹시 이 이야기를 운영의 시점으로 다시 쓴다면 어떻게 보여질까. 같은 이야기라 하더라도 누구의 관점에서 보아지는가에 따라서 달라지지 않던가. 이 이야기는 철저하게 동민의 시점으로 보여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동민의 이야기가 많다. 동네 사람들이 수근거렸을 때 헤어지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 동민이가 서울로 갔을 때 모든 인생에서 운영은 어떠했는지에 대해 자세히 나오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녀의 시점이 더 궁금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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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버린 도시, 서울
방서현 지음 / 문이당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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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졌다. 작가는 어떤 의도로 이 소설을 쓴 것인가 하고 말이다. 처음에 제목만 보고서는 소설이 아닌 줄 알았다. 서울이라는 도시가 너무나 혼잡하고 복잡해서 나는 이 도시를 버리고 소도시에서 살아야겠다라는 그런 생각의 신변잡기적인 에세이인 줄로만 알았다. 일단은 이 책이 소설이라는 것에 약간은 호기심이 동했고 둘째는 이제는 그냥 익숙해버린 수저론을 소설 속에 접목시켰다기에 어떻게 전개했는지가 궁금했었다.

주인공인 나는 부모에게서부터 버림받은 아이였다. 폐지를 줍는 할머니가 주워서 키워준 아이. 당연히 나의 계급은 최하가 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만약 할머니가 나를 거두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박스 안에서 아무도 모른 채 죽었을 수도 있고 할머니가 발견했어도 고아원에 보냈다면 그곳에서 성장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또 모르지. 좋은 양부모를 만났을 수도 있고 해외로 입양이 되어서 한국말은 하나도 못하는 그런 사람이 되었을 수도 있다. 사람의 하나뿐인 인생은 누가 정해 놓은 게 아니라서 어떻게 펼쳐질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이야기를 읽어가면 읽어갈수록 내내 이 시대적 배경을 의심하게 된다. 스마트폰이 나오고 주위 장소적 배경을 설명해 놓은 것을 보면 분명 지금 이 시점 현재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반해 똥수저 흙수저 동네 아이들이 하는 말이나 행동을 보면 너무 그야말로 쌍팔년대 대사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이 반에 있는 혼혈인 반 학생들을 튀기 새끼라고 비하한다던지 선생이 자신의 아빠가 가지고 있는 차를 그리고 설명하는 숙제를 낸다던지 하는 것이다. 일부러 그렇게 접목을 시킨 것일까. 이 수저 동네의 차이점을 설명하기 위해서 말이다.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충분히 이해가 될 것 같은데 배경과 대사와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용케 잘 맞물려지지 않아서 계속 동그렇게 만들려 해도 허물어지는 모래로 만든 흙더미가 떠올려졌다. 어떻게 구형을 만들려해도 부스러져 버리는.

똥수저 동네에 살던 나는 불이 나고 후원금을 받아서 흙수저 동네로 옮겨가게 된다. 그곳에서 아파트가 주된 배경인 은수저 동네와 고급 빌라인 금수저 동네를 알게 된다. 그곳에 사는 친구를 통해서 말이다.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는 공부를 해서 그들의 위치와 비슷하게 맞추려는 피나는 노력이 따랐다. 만약 내가 여전히 공부를 못하는 존재로 있었다면 윗수저 동네에 사는 아이들이 나에게 관심이나 주었을까. 아니 아이들이야 친하게 지낼 수 있다고 해도 부모들이 같이 어울리지 못하게 말렸을 가능성도 매우 높다. 못 사는 집이라 하더라도 공부를 잘 하면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암시라도 하는 것일까.

태어날 때부터 부모를 고르고 집안을 골라서 태어나는 사람은 그 누구도 없다. 자신의 환경과 처지를 선택할 수는 없다는 소리다. 그렇다고 자신은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다고 한번뿐인 인생을 마구잡이로 살 것인가. 물론 그것도 자신의 선택이니 무엇이라 비난할 이유는 없다. 단 그냥 열심히 살 필요는 있지 않을까 그것이 내가 가진 개인적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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