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는 마음, 제인 오스틴 영어 필사 - 제인 오스틴 탄생 250주년 기념 스페셜 에디션
제인 오스틴 지음, 고전문화연구소 편역 / 체인지업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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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문장은 따라 쓰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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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하는 마음, 제인 오스틴 영어 필사 - 제인 오스틴 탄생 250주년 기념 스페셜 에디션
제인 오스틴 지음, 고전문화연구소 편역 / 체인지업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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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영화나 스피치로 이루어진 문장들도 필사해 봤고 카네기처럼 위인들이 남긴 책 속의 문장들도 좋고 사유의 문장들이나 위대한 문장들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필사의 가장 큰 매력은 문학 작품을 직접 써볼 때 그 진가가 살아나는 것 같다. 작가들의 뇌는 필시 나와는 다를 것이다. 단어의 구사나 문장의 표현에 있어서 한계가 있어 어디론가 더 나아가지 못하는 나와는 달리 작가들의 어휘력은 무한대이며 그들의 문장은 생각하지 못했던 발상의 전환에서나 또는 아름다움을 향유한다. 그래서 나는 제인 오스틴이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이 필사책에 끌렸는지도 모르겠다. 따라서 쓰다보면 한계를 넘을 수 있으려나.

제인 오스틴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는 스페셜 에디션이다. 이 책으로 인해서 제인 오스틴에 관한 정보를 또 하나 알아간다. [오만과 편견]이라는 작품을 읽어본 적이 있다. 이 책에는 내가 읽었던 작품 뿐 아니라 [엠마], [이성과 감성], [설득]을 포함해서 초기 습작품과 미완성 유고작까지 있어서 제인 오스틴의 작품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반드시 읽고 써봐야 하는 책이라고 추천하고 싶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그런 작품들이 아니던가. 예전에 윤동주 필사책을 써본 적 있는데(아직도 쓰고 있는 중인데) 그 필사책에서도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시들을 수록하고 있어서 쓰면서 감회가 남달랐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은 특이하게도 사계절로 구성되어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각 계절마다 34개의 day로 구성해서 총 136 day가지 있다. 절대 빨리 다 써버릴 생각은 금물. 한편씩 한편씩 읽고 쓰고 다시 돌아보는 재미를 누려야만 진정한 이 책의 매력을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이 필사책을 통해서 나를 사랑하는 마음을 다시 한번 새겨볼 시간이 될 수도 있을 것이고.

필사 공간은 위쪽에는 심플한 일러스트를 더해서 여백의 미를 주었고 아래쪽에 선을 그어 쓰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언뜻 부족한 것이 아닌가 싶지만 영어 필사만 중점적으로 쓴다면 충분하리라 생각된다. 나는 오른쪽 상단에 숫자를 써서 day를 표시했고 왼쪽에는 제목을 적었다. 내가 읽었던 오만과 편견으로 시작해서 더 반가왔다고나 할까. 다아시에 대한 첫인상. 그야말로 생동감 있게 모든 것이 피어나는 봄에 알맞은 문장이라 생각되지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계절감에 맞춰 책이나 문장을 고른 것은 아닌 것 같아서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작품의 문장부터 필사를 해도 지장 없을 것이다. 제인 오스틴의 작품 속에서 만나는 모든 아름다운 문장을 만나볼 시간.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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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의 장례식에 초대받았다
헬렌 듀런트 지음, 황성연 옮김 / 서사원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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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얼마 되지도 않은 등장인물들을 끊임없이 의심하게 만드는 이야기다. 이메일이 온다. 장례식을 알리는 메일이다.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이 잔뜩 모인 그 자리에 참석한 도나는 관 위의 이름을 보고 의심의 싹을 틔운다. 엘리스 앤더슨. 바로 그녀다.

원하지 않는 이유로 자신의 존재를 숨기고 어떻게 해서라도 드러나지 않는 삶을 영위해오던 도나. 그런 그녀를 이렇게 끌어 낸 사람은 누구일까. 자신의 이름으로 살았던 이 여자는 누구이며 왜 이곳에서 자신의 행세를 하고 있었던 것일까. 자기에게 피해가 갈 것이 그녀에게 돌아갔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로 인해 죽음을 맞이한 것으은 아니었을까. 도나는 모든 조건들을 다 의심해보기에 이른다. 왜 아니겠는가. 자기가 자기의 이름으로 살지 못했는데 말이다.

앨리스는 부동산업자인 맥스의 일을 도와주고 있었고 그에게는 타라라는 이름의 아내가 있었다. 그리고 한나라는 이름의 딸도. 장례식장에서 만났던 맥스의 회계사 니코도 있고 맥스가 바람을 피는 이사벨도 있고 맥스네 집의 요리사도 있으며 도나의 엄마인 알마와 이모 낸시가 있다. 이렇게 정리해보이니 좀 많아 보이긴 하지만 이런 스릴러에서는 적당한 정도의 인물들이다. 작가는 내가 이 모두를 다 의심하게 만들었다. 보통 이런 경우에 정말 아닐 거 같은 사람은 빼고 대략 추려서 다섯 손가락 안에 용의자를 꼽는데 반해 이 이야기는 그렇지 않았다. 이리저리 흔들리는 마음을 잡을 수가 없었다.

공석이 된 앨리스의 자리를 제안하는 맥스. 도나는 고민을 하다가 집과 일자리가 보장되는 그 자리를 잡기로 결정한다. 그렇게 이 집안에 도나가 들어온다. 그녀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이름에 얽힌 비밀을 풀어야 한다. 그녀를 도와줄 우군은 누구이며 그녀가 활동을 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적군은 누구인가.

총 두 건의 사건이 등장을 하지만 후반부의 사건은 어느 정도 짐작을 할 수가 있어서 긴장감은 덜한 편이다. 결국은 처음에 나왔던 그 앨리스가 누구냐는 것이 가장 핵심되는 부분일 것이다. 쉽게 생각해보면 금방 알 수 있었는데 오히려 틀어서 생각하다보니 더 어렵게 느껴졌달까. 영국식 범죄소설의 재미가 그대로 녹아 있는 그런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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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치라이트와 유인등 에리사와 센 시리즈 1
사쿠라다 도모야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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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이 인상적이었다면 그 작가의 책은 줄줄이 들어온다. 다른 작품들이 계속 좋다면 그 작가의 입지는 높아지고 그 기간이 길어지면 아주 단단한 팬층이 형성된다. 아마도 히가시노 게이고나 요네스뵈가 그런 대표적인 작가가 아닐까 싶다. 이제 그 반열에 프리다 맥파든도 들어갈 것 같다. 물이 들어 올 때 열심히 노를 젓고 있는 상황이긴 한데 그 물이 얼마나 빨리 빠질지는 모르겠다. 오래도록 찰랑거리고 있을 수도 있고. 욕 하면서 보는 막장드라마같이 말이다.

여기 사쿠라다 도모야도 이제 슬슬 노를 젓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작가의 작품을 처음 읽은 건 [매미 돌아오다]. 곤충 오타쿠 탐정이라는 진짜 특이한 캐릭터인 에리사와 센을 내세웠었다. 오타쿠 하면 아무래도 일본이 대세가 아니던가. 그냥 어느 정도 모자라 보이기까지 하던 남자가 곤충이라면 사족을 못 쓴다. 그와 연관된 사건 해결은 어쩌면 당연히 이뤄지는 귀결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곤충이라고 하니까 제프리 디버의 [곤충소년]이 생각나기도 하네.

그 이후 [잃어버린 얼굴]이라는 작품을 읽었다. 내가 알던 작가의 결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 에리사와 센 시리즈가 순한 맛이었다면 이건 완전한 독한 맛. 그 정반대의 느낌이 주는 이야기가 흥미로와서 작가 이름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번 작품은 다시 에리사와 센이 등장한다. 하나의 사건으로 계속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센은 계속 등장하지만 총 다섯 개의 짧은 사건들이 이어진다. 어제 공원에서 만난 탐정이 죽은 채로 발견되고 나비 잡으러 갔다가 시체를 마주하는가 하면 바에서 만났던 남자가 아내에게 죽임을 당하기도 하고 여관에서 곤충표본에 얽힌 이야기를 듣기도 하며 참배하러 왔다가 사건을 마주하게 되기도 한다.

이 시리즈의 특징이라면 아무래도 캐릭터. 아니 곤충표본 하나 봤다고 그렇게 좋아할 일이냐고. 나비 따라 가다 보면 무엇에 이끌리는 지도 모르고 직진하느라 바쁜. 이 독특한 캐릭터는 뻔한 사건일지라도 전혀 다른 생동감을 주어 이야기 자체를 즐기게 만들어 버리는 중독성을 자아내게 된다. 겉으로 보아서 가볍게만 느껴지는 이야기들이지만 그 속내는 거의가 살인으로 이어지는 등 중하고 깊은 사건들이다. 그것의 이질감을 어떻게 마무리 시켰는가가 이 이야기의 핵심이다. 마치 모래처럼 사각거리는 카디프를 마시멜로로 감싼 두존쿠같은 느낌이랄까. 이제는 그 유행이 지나버렸지만 이 이야기의 유행은 여전히 계속될 거 같다. 이대로라면 이 시리즈의 다음 이야기인 여섯 색깔 번데기를 안 기다려 볼 수가 없지 않은가. 그나저나 곤충이 핵심이라서 그런지 전작이나 이 작품이나 표지가 둘다 초록초록하다. 다음 이야기도 여전히 초록초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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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소담 고전 명작 시리즈
헤르만 헤세 지음, 김희상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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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계시고 누나들이 있는 집안에서 자란 싱클레어. 밝고 좋은 환경에서 자라던 그는 거짓말 한번 잘못한 죄로 크로머에게 꼬투리를 잡혀 어둡고 나쁜 환경에 발을 들이게 된다. 크로머는 그에게 돈을 가져오라며 협박을 하는데 자신의 죄를 다 털어놓고 인정해버렸으면 나았으려나 그는 계속적인 이른바 학원폭력에 시달리게 된다. 그런 그를 구해준 것이 바로 데미안이다.

아동기의 싱클레어부터 시작해서 청소년기를 거쳐서 십대 후반까지 이어지는 이른바 싱클레어 성장기가 바로 이 데미안이다. 싱클레어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을 꼽으라면 바로 이 데미안이기에 제목을 그렇게 지었을뿐 이 제목을 싱클레어의 십대라고 바꾼다 하더라도 별다르지 않다는 소리다. 그의 인생에 데미안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가 없는 시절에 오르간 연주자이며 목사의 아들이었던 피스토리우스를 만나서 또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된다. 한동안 떨어져 있었던 그 둘은 싱클레어가 대학을 가게 되면서 다시 만나게 되고 같이 전쟁에 참여하고 싱클레어가 부상을 입음으로 이야기가 끝이 나게 된다.

데미안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났지만 사실 싱클레어의 인생은 분명 그 뒤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었을 것이다. 겨우 십대 후반이 아니던가. 그는 전쟁 이후에 어떤 삶을 살았을까. 데미안과의 만남도 계속 되었을까. 데미안은 전쟁 상황 속에서 또 어떤 일을 했을까. 전쟁으로 인한 트라우마가 그들에게 남지는 않았을까. 상상하면 더욱더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이야기라서 그들의 생이 끝날 때까지 그 상상은 더 이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어려서부터 심오한 생각들을 하던 싱클레어는 결국 철학과로 진로를 선택했다. 며칠전 철학과 학생이 자신의 과가 없어졌다면서 자신은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올려 놓은 영상을 보았었다. 한때는 명맥을 유지하던 그런 철학과가 폐지가 되다니 아무리 인문학의 소용이 없어진 시대라고는 해도 그래도 철학과는 존속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계속 남았다. 싱클레어가 현재에 살아서 자신의 전공인 철학과가 줄줄이 없어지는 소식을 듣는다면 그는 어떠한 말을 하려나.

싱클레어가 성장하는 동안 그는 혼자가 아니었다. 물론 가족들의 존재도 중요한 존재이기는 했으나 그에게는 한 두 사람 자신의 인생의 분기점이 되어줄 사람들이 존재했다. 그로 인해서 그는 자신의 삶을 다시 한번 되돌아 보게 된 것은 아니었을까. 학창 시절에 가장 중요한 친구라는 요소가 바로 그들이지 않았을까 한다. 만약 싱클레어가 다른 친구들과 더 친했다면 그저 평범한 그런 삶을 살 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데미안을 읽으며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가 자꾸 떠올려졌다. 데미안이 그 소설 속의 천사 미카엘 같은 존재는 아니었을까 하고 말이다. 세상의 모든 이치를 다 알고 있었던 그처럼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하나의 이정표가 되어 주는 존재이면서 어려운 일을 도와주는 천사같기도 했으니 말이다. 나만 그렇게 느끼고 그렇게 생각한 것이려나.

종교적으로 철학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다양한 변주를 하게 만드는 그런 주제들이 가득한 그런 책이다. 카인과 아벨에서도 하나님은 아벨의 제사를 받고 카인은 동생을 죽인 범죄자로 나오지만 오히려 카인의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던가 예수님의 처형장소였던 십자가 옆 두 강도에 대해서도 회개를 한 사람보다 욕을 했었던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던가 하는 장면들은 지극히 정도만을 추구하며 그 길대로 따라왔던 나에게는 생경한 느낌이기도 하고 종교의 법률을 배반하는 건가 싶어 조마조마하기까지 했다. 헤르만 헤세의 종교는 무엇이었을까. 철학을 전공하고 독일어 책을 전문으로 번역한 번역자의 글이라서 다른 어떤 버전보다도 더 잘 읽히는 느낌을 준다. 중학교 때 데미안을 읽었지만 이해하지 못했던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그 머음이 오롯이 느껴지는 그런 데미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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