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레이디가가
미치오 슈스케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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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유행처럼 쓰이던 말이 있었다. 넷플릭스 왜 보냐 이 작가 책 읽으면 되는데 라는 말이었다. 마ㅋ[터들이 이런 카피를 왜 생각하지 못했냐며 땅을 쳤다던가. 저 문장 하나로 작가의 작품은 미친듯한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나 역시 모르던 작가의 책을 읽는 계기가 되었고. 그 책이 그만큼 재미나다는 것을 비우적으로 말하는 것이었다. 편집자의 말에 따르면 미치오 슈스케는 소설을 읽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언급하며 책에도 무언가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단다. 더 재미가 있어야 독자가 책을 사게 된다는 것. 그래서 이런 작품이 탄생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지오스민과 페트리코. 낯선 단어가 나온다.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단어다. 이야기를 읽는 데 필요할까 싶어 검색을 해본다. 둘 다 냄새와 관련된 단어이고 본문 속에서 설명이 나온다. 굳이 나처럼 검색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소리다. 이 단어의 뜻을 꼭 알아야 하나라고 물어본다면 마지막에 나오는 이 단어들과 관련된 문장이 나온다라고만 언급하겠다. 각기 무엇에 관련된 냄새인지 궁금하지 않은가.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을 좋아한다. 확실히 장르 미스터리는 재미있다. 미스터리인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은 작품도 있었다. 모호한 경계선 상에 있는 작품도 있었다. 이 이야기는 확실한 미스터리이며 또한 읽는 재미를 더해주는 방법으로 편집되었다. 두 가지의 이야기가 나온다. 각기 다른 서술자가 등장을 한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분명 어딘가에서 연결된다. 그리고 각기 다른 결말을 가지고 있다. 어떤 이야기를 먼저 읽느냐에 따른 독자의 선택이다.

언젠가 읽었던 게임형 책이 생각났다. 문제를 제시하고 그것에 대한 답을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인데 다음 페이지에 따라서 이야기의 전개도 바뀌는 그런 책이었다. 짧게 이어지는 그 스토리와는 다르게 이 책에서는 묵직하게 변주를 주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제목의 I는 I am의 I라고 한다. 나는~으로 시작하는 이야기일까. 지오스민과 페트리코. 당신의 선택은 어느 쪽인가. 나는 이제 두 이야기 모두를 알고 있지만 그 접점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기 위해서 다시 한번 책을 뒤적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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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목지 - 검은 물 아래 잠든 비밀이 깨어난다
조진연 외 지음 / 북오션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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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며칠 전 보았던 영화가 책으로 나온 건가 했다.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영화가 만들어지는 경우도 많지만 그 반대로 영화나 드라마가 흥행을 한 경우 그대로 소설화 되어 나오는 경우도 드물지 않으므로 말이다. 하지만 예상과는 전혀 다른 제목과 소재만 같은 앤솔러지 작품이다. 영화의 흥행을 발판 삼아 그 위에 오르고자 함이었을까. 영화에서는 물 속에서 모가지만 내밀고 있는 귀신이 놀라움을 일으켰다면 이 책은 물속에 무릎까지 들어가 있는 한 남자의 뒷모습이 그려진 표지가 궁금증을 불러온다.

영화 살목지는 살목지라는 이름의 저수지가 배경이 되고 귀신이 나온 사진을 찍었다는 이유로 재촬영을 하러 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여기 나온 네 편의 단편들은 모두 살목지라는 이름의 저수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저마다의 설정은 조금식 차별화를 두었다.

<수장>이라는 제목의 첫번째 이야기는 시신 수색작업을 하는 잠수부 이정수가 주인공이다. 결혼을 앞두고 사라진 동생을 찾으러 살목지로 향한다. 매부가 될 사람은 앱 추적 결과 동생이 그곳에서 마지막으로 있었다는 것을 알려주는데 그는 그곳에서 동생을 찾아낼 수 있을까.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의 이야기라서 크게 당황스러움은 없게 느껴진다. <검은물> 이라는 제목의 두번째 이야기는 살목지가 바로 언급되기보다는 살목림이 먼저 언급되고 그곳이 어떻게 살목지가 되었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형적인 비리와 환경문제가 바탕에 깔린 이야기. 문화류씨 작가의 이야기는 여러 앤솔러지에서 조금식 맛봐오기는 했는데 아직도 정확히 이런 느낌이구나 하고 확실히 규정을 내리기가 애매하게 느껴진다.

<악수>라는 세번째 이야기는 한자어 제목이다. 악할 악 물 수 즉 악한 물이라는 뜻일까. 한자어를 보지 않는다면 이것이 손을 잡고 흔드는 악수일 것이라 넘겨 짚을 수도 있겠다. 십년 전 부터 사라지거나 죽은 사람들. 상담가인 우현은 관련자들을 상담하고자 하지만 자진해서 나선 것은 단 두 명 뿐이다. 첫상담이 끝나고 그곳을 찾아가보는 우현. 그곳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마지막 이야기인 <물발자국>이었다. 대학까지 나왔지만 별다른 직업 없이 오히려 빚쟁이들에게 쫓기면서 부모님의 어죽 가게를 돕는 김한목이다. 아니 도았다면 그렇게 욕할 일은 없었겠지만 오히려 그는 부모에게 없는 자식만 못한 그런 사람이다. 그는 투자를 해서 큰 돈을 벌었지만 오히려 그 모든 것을 삽시간에 잃어버리고 고향으로 내려와서 부모님의 사업을 크게 벌일 궁리만 한다. 그렇다고 전문성을 띈 것도 아니고 자신이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닌 그저 헐렁헐렁 다니면서 돈을 쉽게 많이 벌려는 궁리뿐이다. 이호점도 삼호점도 말아먹은 지금은 빚쟁이들에게서 도망치기 바쁘다. 그런 그가 할아버지 집으로 도피하면서 벌어지는 기이한 현상들. 마지막에 그가 있었던 곳이 실제로 어떤 곳이었는지가 드러나면서 이때까지 일들을 다시 한번 곱씹어 생각해보게 된다.

문화류씨 작가를 빼면 나에게는 세 분의 작가 모두 처음이라 낯설었다. 그러면서도 네 편의 이야기들이 크게 두드러지거나 이질감이 느껴지지는 않아서 앤솔러지라는 걸 몰랐다면 한 작가가 쓴 것 같은 그런 느낌도 받는다. 작품에 대한 설명이나 기획을 설명해주는 작가의 글이나 어떤 느낌으로 이런 앤솔러지를 기획하게 되었는지를 알려주는 편집자의 글 같은 것도 없어서 개인적으로 느끼는 것이 최선인지 아리송하게 느껴져서 그 점이 조금은 아쉽게 보인다. 두번이나 누웠다가 잠이 오지 않아서 결국 다시 일어나 새벽 동틀 때까지 다 읽어버린 네 편의 이야기. 나는 괜찮았지만 누군가는 분명 잠을 설칠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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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집에서는 수수께끼의 향기가 난다 J Mystery 1
쓰치야 우사기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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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부터 이 이야기는 힐링 미스터리에요 라는 향기가 난다. 그래서 처음엔 외면을 했더랬다. 이미 힐링 미스터리는 차고 넘치게 읽고 있으므로. 그럼에도 한번 더 돌아보게 한 데는 바로 이 책이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 수상작이었다는 것이 결정적이었다. 일본의 많은 상들이 있지만 그래도 믿고 보는 상이 아니던가. 실제로 읽고 나니 힐링 미스터리인 부분도 있지만 일상 미스터리에 더 가까운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나저나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의 수상작이 조금은 다른 느낌으로 변한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

고하루는 빵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대형 프렌차이즈는 아니고 직접 빵을 굽는 그런 곳이다. 나라마다 차이가 있는 건지 내가 잘 몰라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곳에서는 아르바이트라 하더라도 빵을 직접 만들게 해 준다. 단순하게 포장하고 진열하고 판매하는 일이 아니다. 그런 건 전문적인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나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나보다. 사실 오래 전 하루동안 빵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 있었다. 단 하루동안 나는 포장과 진열과 판매를 하고 남은 빵들을 싸주셔서 가지고 왔었다. 이곳 노스티모에서도 남은 빵들을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게 해준다. 내가 이곳에서 근무했더라면 나는 취향에 맞는 빵들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을 텐데 약간은 아쉽다.

크루아상과 바게트, 시나몬롤, 초코소라빵 그리고 카레빵까지 여러 종류의 빵이 나오면서 각기 그에 맞는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사실 가장 좋아하는 빵을 꼽으라면 샌드위치를 선택할 것이고 그 외라면 슈크림이나 숏케익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여기 나온 빵들을 다 먹어보고 싶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더구나 초코소라빵이라니. 진짜 어린 시절에나 먹었던 것이고 본문에 등장하는 초등학생들만 좋아하는 빵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잠시 했더랬다. 이 아이에게는 세상 전부나 마찬가지인 초코소라빵이겠지만 말이다.

친구와의 관계, 직장 동료와의 관계, 풋풋한 청춘들의 이야기,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까지 고하루를 중심으로 손님들과 직원들과 친구들에 관한 이야기가 잔잔하게 전개되고 크지 않은 음악을 틀어놓은 노스키모의 카페를 연상하게 된다. 오늘 같은 하늘이 잔뜩 흐린 날 그곳에서 시원한 아이를 마시면서 조금은 단 시나몬롤을 먹어봐도 좋을 것이고 따듯한 핫초코를 마시면서 가장 기본 크로와상을 바삭거리면서 먹어도 좋을 것이다. 이야기 속에서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곳에 있다는 케익들도 궁금해진다. 빵집의 이야기가 나왔으니 이제 고하루가 케익 쪽으로 이동을 해서 그곳에서 펼쳐지는 수수께끼도 풀어준다면 완벽한 속편이 될 것 같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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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이지 않았다 내가 죽였다
정해연 지음 / 반타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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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재미보장을 원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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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이지 않았다 내가 죽였다
정해연 지음 / 반타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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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너댓권씩 이어지는 시리즈는 아니고 전편의 인기를 힘입어 나오는 속편의 경우는 다 이런 것일까를 고민해보게 된다. 분명 흥미로운 이야기고 재미있는 이야기고 가독성 보장은 물론이거니와 이래야 정해연이지라는 생각도 들만큼 좋은 장르소설이었다. [비그친 오후의 헌책방2]를 읽고서도 느낀 거였는데 그때 언급한 [서점탐정 유동인]과 [편지가게 글월]과 마찬가지로 이 책 또한 어느 정도는 [내가 죽였다]의 기존 인물이 그대로 등장하고 에피소드만 달라지는 속편 느낌이다보니 남여 주인공들의 러브 라인이 부각되어 보이는 느낌이 든달까. 그래서 사건의 분위기는 무겁고 가라앉는데 비해 주인공들의 분위기는 통통 튀다 못해 지구 밖으로 튀어 나갈 것 같다. 더구나 여기서는 둘이 오늘부터 1일을 공표하고 있으니 다른 어떤 작품보다도 더할 수 밖에. 속편의 필수적인 특이사항이라도 되는가 싶다. 이쯤되면.

정해연 작가의 이야기들을 좋아한다. 작가 이름 하나만으로 보고 덤빌 때도 있다. 사실 그런 맹목적인 추종은 어느 한 작가의 작품을 그렇게 읽다 실망한 이유로 조금 줄긴 했지만 그래도 정해연이잖아라는 믿음은 있다. 내가 죽였다의 표지가 별로라서 편견을 가지고 안 읽다가 독서 모임에서 같이 읽기로 읽었을 때의 그 희열감이란. 전작과 마찬가지로 변호사인 무일과 형사였지만 국정원 사건으로 좌천된 여주가 확실하게 사건을 맡아 해결하고 거기에 변 사무장이 더해지면서 완벽한 삼각편대를 이룬다.

군에서 일어난 사망 사고였따. 무죄를 주장하던 용의자는 어느 순간 자신의 죄를 인정했고 비교적 짧은 기간 형을 살고 나왔다. 피해자와 범인은 서로 가까운 사이였는데 피해자의 엄마는 범인이 그랬을 리가 없다며 이제 와서 사실을 밝혀줄 것을 무일에게 의뢰한다. 제목이 내가 죽이지 않았다인 이유다. 사건이 일어난 것이 여주가 있는 곳임을 안 무일은 안 그래도 맡을 사건이었다며 사건을 수락하고 그곳으로 향한다. 이 사건의 배후에는 누가 있었을까.

이 작품이 오래 전 나왔던 작품인가 하고 서지 부분을 살펴본다. 그렇지는 않은데 묘하게 복고적으로 보인다. 범인도 플롯도 트릭도 이미 다 알았다. 그 누군가 등장을 하면서부터 딱 잡혔다. 이 사건은 이렇게 되어서 이렇게 된 것이라고 설명도 해 줄 수 있을 정도였다. 단지 그 언저리를 빙빙 돌아가는 주인공들을 보는게 재미있어서 그냥 읽게 되기는 한다. 어디서 확실한 증거를 잡아서 확 뿌리째 뽑지 않으면 이 병폐는 영원히 반복될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작가가 그쪽으로 애써서 이끌고 가려 했지만 나는 꿋꿋하게 버티고 있었고 마지막 몇 장을 남겨 두고 나서야 결말을 맺어 내가 틀렸나 하며 조금은 안달복달하기도 했었더랬다.

정해연이라면 무조건 좋다라는 팬층에게는 당연히 읽어야 할 작품이고 내가 죽였다를 읽지 않았다면 같이 읽으면 더 좋을 작품이고 나는 이런 장르소설 무서워서 싫다 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읽기에 무난할 작품이라고 본다. 더운 여름 복잡한 스릴러나 추리를 질색이다 하는 사람들에게도 좋을 것이다. 단순하지만 재미는 확실히 보장되어 있으니 말이다. 때로는 심플 이즈 더 베스트다.

#미스터리소설 #사건의진실 #정해연 #장편소설 #내가죽이지않았다 #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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