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몸무게가 또 늘었겠다 눈높이 어린이 문고 99
한국동시문학회 엮음, 박문희.윤영숙 그림 / 대교출판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이 책에는 읽으면서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72편의 예쁜 동시들이 들어있다.

짧은 글이지만 그 속에 많은 뜻이 숨겨져있는 것이 동시의 매력이라 나는 동시집을 참 좋아한다.

이 책에 있는 모든 동시들이 다 예쁘고 귀하지만 그중 특히 기억에 남는 동시 몇편을 소개해보겠다.

[바람과 우체통]

후~ 불어 봄바람이 벚꽃 몇 잎을 빨간 우체통에 살짝 얹는다./ 봄바람도 자그자글 웃어대는 저 화사한 웃음을 누군가에게 보내고 싶은가 보다. : 아직은 꽃샘추위가 가끔씩 찾아와 심술을 부리지만 곧 벚꽃이 만개할 것이고 봄바람에 벚꽃잎이 흩날리겠지?  봄을 맞아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면 우체통에 내려앉은 벚꽃잎과 함께 화사한 웃음도 배달된다고 생각하니 나도 누군가에게 마음을 담은 편지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넌 참 좋겠다.]

와~ 해바라기야 넌 곧 하늘이 닿겠구나/ 채송화야 넌 태풍이 와도 걱정이 없겠는걸

: 꽃들 중 가장 키가 큰 해바라기와 가장 땅꼬마인 채송화를 등장시켜 장점을 언급하고 있는 이 시를 읽으며 아이들에게도 각자가 가진 좋은 점을 칭찬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꼬옥꼬옥]

흙은 나무가 넘어질까봐 뿌리사이를 꼬옥꼬옥 채워주고/ 나무는 흙이 흩어질까봐 발부리 돋아 꼬옥꼬옥 붙들어주고

: 세상에 심어진 많고 다양한 나무들이 자신을 보듬어주는 흙과 이렇게 서로 아껴주고 있다고 생각하니 길을 걸으며 만나는 많은 나무들이 너무나 정겹게 느껴졌다.

[네거리 빵집 앞]

네거리 빵집 앞 자동차들이/ 빵! 한개만 달라고 졸라댑니다./ 빵빵 두개만 달라고 졸라댑니다./ 빵빵빵빵빵! 많이많이 달라고 졸라댑니다.

: 읽으면서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시이다. 자동차의 경적소리 너무 시끄럽다고만 생각했는데 빵달라고 졸라대는 소리로 생각하면 짜증스러울 이유가 없다. 모든 것은 이렇게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다.

[열매]

푸른 숲에 잣 ,호두, 밤, 개암, 도토리는 푸른 열매/ 잘 익기 전에는 자신을 세상에 드러내지 않아요./ 가을 숲에 자, 호두, 밤, 개암, 도토리는 갈색열매/ 잘 익은 열매는 사람들이 먼저 알아보고 찾지요.

: 열매들도 잘 익기 전에는 세상에 드러내지 않는데 우리는 익기도 전에 너무 자신을 드러내려고 애쓰며 살고 있지는 않는지 이 시를 읽으면서 깊이 반성해보았다. 잘 익은 열매는 사람들이 먼저 알아보고 찾는 것처럼 우리도 굳이 자신을 드러내려 애쓰기보다는 내면에 충실하는 삶을 살아야하고 그렇게 하여 훌륭한 인격을 갖추면 굳이 자신을 드러내려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먼저 알아주게 될 것이다.

[밥 맛]

밥이 맛있는 건 그 밥속에/ 흙맛 땀맛 손맛/ 그리고 봄,여름, 가을,겨울이 다 숨어있기 때문이지.

:우리가 매일같이 밥을 먹으며 많은 분들의 수고로 열매맺은 쌀로 만든 소중한 밥이라는 생각을 여태까지 과연 몇 번이나 했었을까? 비록 밥뿐만이 아니라 지금 내 앞에 놓인 모든 것들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수고로 이루어진 것들인지 잠시라도 생각해보고 모두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봐야겠다.

 

소개한 시들 외에도 모든 시들이 너무나 예뻐서 자꾸만 읽고 싶고 읽으며 머릿속에 그림을 그려보니 저절로 미소가 번진다.

아름다운 동시들이 모여있는 보석같은 이 책은 새출발로 힘든 3월에 나에게 가장 좋은 선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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