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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 더 리퍼 / 조시 베이젤 / 황금가지 

와우, 봐봐봐 이 죽이는 설정을. 전직 암살자가 의사가 되어 어쩔 수 없이 되먹지 못한 생명을 구해야하는 상황에 처한다니.  거기다가 날카로운 현실비판까지 얹어져 있다는군. 어디 그뿐이야? 디카프리오를 주인공으로 영화화까지 진행중이라니 정말 매력적인 이야기임에 분명한 모양이야. 그래 이번 달은 이 책, <비트 더 리퍼>로 신나게 시작해보자구! 

꽃같은 시절 / 공선옥 / 창비 

공선옥은 분명 읽으면 좋지만, 막상 손에 쥐려면 얼마간의 망설임과 그 망설임을 이겨내기 위한 결심까지 필요한 작가다. 특별히 난해하거나 침울한 것도 아닌데, 오히려 너무나 쉽고 밝은데도 항상 그 모양이다. 왜 그런가 잠시 고민해보니 그의 소설에는 너무 적나라해서 직접적으로 대면하기 불편한 현실이 가감없이 담겨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말로는, 머리로는 소외된 이웃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손을 잡고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외치면서도 그네들의 녹녹치 않은 현실을 알고 그네들이 진짜로 손을 내밀면 무슨 괴물이라도 본 듯, 무슨 벌레가 자신의 몸 속으로 기어든 듯 움찔하며 몸서리를 치는 것이 나라는 속물인 것이다.  

공선옥의 이번 소설 <꽃같은 시절>은 바로 그렇게 세상의 모든 속물들에 대한 속시원한 일침이 아닐까? 

 

멋지기 때문에 놀러왔지 / 설흔 / 창비 

이옥과 김려, 조선시대에 실존했던 두 선비의 우정을 다룬 소설이란다. 우리에게 참으로 친숙한 정조 시대는 요즘 들어 오히려 매력적인 시대가 된 듯 하다. 왜냐하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정조가 그리 개혁적인 군주가 아니었다는 것이 거의 확실해졌기 때문이다.  

그는 협상과 타협을 통한 막후정치에 능한 노회한 정치가였고 패관문학을 금지하는 것도 모자라 문체반정을 일으킨 유교 원리주의 반동군주였다. 우리가 아는 개혁이란 결국 신권을 철저히 배제한 채 백성들을 자신의 뜻대로 다스리겠다는 전제 왕권강화책에 지나지 않았다.  

어떤가? 자못 흥미롭지 않은가? <멋지기 때문에 놀러왔지>는 이러한 정조의 시대에 패관문학을 일삼다가 고초를 겪은 이옥과 김려라는 당대 문장가들에 대한 이야기다. 그러니 이 소설에는 이들의 우정 말고도 참으로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겠지? 청소년소설이라니 그리 어렵지도 않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익숙한 시대를 새롭게 바라보는 방법을 알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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