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2012. 7~8월호 신간 소개



 

삼성에 없는 것 단 한 가지사람 냄새 

김수박 지음 보리


작년쯤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정의에 대한 일반 사람들의 욕망이 그런 인기를 낳았다는 해석이 제출한 한 평자는이 정의에 대한 욕망이 지금이 정의롭지 못한 사회라는 인식에서 생겨났다고 말했습니다그러고 보니 대한민국에서 가장 크고 잘 나가는 기업도 지금이 정의롭지 못한 사회라는 인식을 갖게 만드는 데 한몫을 했던 것 같습니다그 몇 해 전 <삼성을 생각한다>를 필두로 해 번지기 시작한 삼성의 불법에 대한 지적은 이건희 회장에 대한 검찰조사로 이어졌고마침내 그는 유죄를 언도받았습니다하지만 그는 얼마 후 대통령 특별사면을 받아 원래 자리로 복귀했습니다이처럼 불법을 저지른 기업이 가장 크고 잘나가는 기업이고 또 돈 많은 사람은 죄를 지어도 쉽게 사면되니어찌 정의롭지 못한 사회가 아니라 할까요헌데 삼성의 정의롭지 못한 사회에 대한 기여는 이건희 회장 개인에 그치지 않습니다그 이유 중 하나를 꼼꼼하게 만화로 그린 것이 바로 지금 소개하는 이 책입니다삼성반도체 공장 노동자 가운데 약 30명이 백혈병재생불량성 빈혈 등의 사유로 사망했습니다그 중 태반이 2,30대의 젊은 나이였습니다이정도로 많은 숫자라면 업무와의 관련성을 생각해볼 수 있을 텐데삼성은 산업재해가 아니라 하고 근로복지공단도 아니라 합니다. <사람 냄새>는 스물네 살에 백혈병으로 사망한 故 황유미 씨를 중심으로 이 이상하고 슬픈그리고 사뭇 정의롭지 않아 보이는 일련의 사건을 다루었습니다과연 정유미 씨와 여러 삼성반도체 노동자들의 죽음은 누구의 책임일까요함께 출간된 <먼지 없는 방-삼성반도체 공장의 비밀>(김성희보리)와 더불어 보면 더 명징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진실유포죄 

박경신 지음 다산초당



또 얼마 전 얘기를 하겠습니다. ‘쓰레기 만두 파동이 막 빚어졌을 때많은 소비자들이 만두를 먹지 않았습니다당시 처음 언론보도에서 쓰레기 만두를 생산한 기업이 어디였는지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만두가 쓰레기 만두일지 몰라서였지요왜 언론은 그걸 알리지 않았을까요우리나라 법에는 명예훼손죄란 것이 있어서 비록 어떤 발표가 사실이라 할지라도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때에는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따라서 언론에서는 사실을 발표할 때에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그것이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결이 나면 처벌을 받게 되니까요이후 만두 사건의 추이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습니다만어쨌거나 명예훼손죄를 피하기 위한 언론사의 익명보도로 인해 양심적인 만두업체까지도 큰 타격을 입었던 것만은 사실입니다양질의 만두를 먹을 소비자의 권리도 한동안은 보장받지 못했던 셈이고요법률전문대학원 현직교수로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검열위원으로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회원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박경신 교수가 쓴 칼럼을 모은 책의 제목 <진실유포죄>는 바로 이 명예훼손죄의 다른 이름입니다진실을 말해도 처벌받을 수 있는 법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다른 많은 우리나라 법들이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또한 법의 적용과 판결에서도 문제가 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진실유포죄>는 이런 법적 문제들 가운데,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사안들을 지적해 논평하고 대안을 제시합니다저자가 표현의 자유를 중심에 두고 법을 사유하는 이유는 명백합니다. ‘표현의 자유가 없다면, ‘정의롭지 못한 사회에 대한 비판적 표현조차도 죄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저자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인터넷실명제선거규제심의제도 등 마땅히 정의로워야 할 법의 썩 정의롭지 않은 측면을 고발합니다.



청춘 콘서트 2.0 청춘액션이다 

평화재단법륜김제동김여진 지음 월드김영사


청년들이여가슴을 녹이던 달콤한 위로의 말들과 과감히 이별을 선언하라네 몸을 일으켜 행동하라두 눈을 똑바로 뜨고자신과 마주한 현실을 바라보라그리고 분노하라이것이 진정한 청춘이다.” 청춘 콘서트 2.0 무대 위에서 나누었던 대화를 책으로 옮긴 <청춘 콘서트 2.0 청춘액션이다>의 표지에 박힌 문구입니다앞서부터 쭉 이야기해온 바 정의롭지 못한 사회에서 청년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알려주는 말로 읽힙니다. “겉표지만 보고 책을 판단하지 말라는 말이 있지만 이 책에 대해서만큼은 들어맞지 않습니다내용도 표지의 말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첫 장을 맡은 법륜스님의 말투부터가 달콤한 위로와는 거리가 멉니다청년의 질문을 받아 답변하는 스님은 일단 질문자의 개인적’ 고민이 초점부터 잘못되었음을 질타하곤 정의롭지 못한 사회를 그 고민에 잇닿습니다다음은 개그맨 김제동이 문재인우석훈,주진우와 같은 인물들과 함께또 청년들과 함께 나눈 대화입니다청년들의 입장에 공감하고 미안해하는그러면서도 현실을 직시할 안목을 제시하는 패널들과 솔직한 청년들의 이야기의 하모니가 따뜻합니다배우 김여진이 맡은 마지막 장에서는 지금 각자의 자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춘들이 만나 현실적 사안들에 대해 이야기 나눕니다비정규직반값등록금 등의 문제와 대결하며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행동하는 청년들의 이야기가 뜨겁습니다콘서트 자체의 매력을 잘 살려 책으로 풀었습니다. ‘정의로운 사회를 바라는 청년의 첫 책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원블로그 주소: http://blog.naver.com/808thirty/110147078688

www.cultureon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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