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yage Au Bout De LA Nuit (Paperback)
Louis-Ferdinand Celine / Gallimard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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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uellebecq led me to monsieur Celine who is one of the most notorious writer through the era of modernism. here putting on few sentences taken from the book.

 

"In this world we spent our time killing or adoring, or both together. 'I hate you! I adore you!' We keep going, we fuel and refuel, we pass on our life to a biped of the next century, with frenzy, or any cost, as if it were the greatest of pleasures to perpetuate ourselves, as if, when all's said and done, it would make us immortal. One way or another, kissing is as indispensable as scratching." (from Journey to the End of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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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프랑스 책방
마르크 레비 지음, 이혜정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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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다니엘 페낙에게 파리의 13 구역 벨빌이 영감의 무대라면, 마르크 레비에게는 런던의 프랑스인 구역, 개구리 골목이 이에 대응 될 만 하다. 페낙의 벨빌이 파리의 최하층민들이 모인 멜팅 팟(melting pot)이라면 레비의 개구리 골목은 나름대로 순혈통주의를 고수한다.

 

프랑스 레스토랑 주인인 이본, 플로리스트 오드리, 건축가 앙투안이라는 막강한 라인업에 정말 못 하는 일 목록을 늘리기 위해 안달하는 것만 같은 사고뭉치 마티아스가 전입신고를 하면서 이들의 영국령 프랑스촌은 더욱 풍성해진다.

 

건축가 경력을 지닌 작가의 자아는 단짝 친구인 앙투안과 마티아스에게로 절반씩 이입되는 듯, 하나는 건축가로 또 다른 이는 프랑스 문학 애호가로 창조된다. 마티아스는 영어도 거의 못하는 골수 프랑스인이지만 앙투안은 영국에 온 이유가 아들을 옥스퍼드에 입학시키기 위해서라고 당당히 말한다.

 

경쟁과 명문대학을 선호하는 영국식 가치관과 문학과 평등교육에 대한 지지를 담은 프랑스식 가치관의 충돌이랄까. 개인적으로 나는 영국식 유머와 프랑스식 성찰을 좋아하지만, 이 책의 넘쳐나는 대사는 어떤 스타일인지 딱히 단정 지을 수 없었다. 그러나 재치 있는 유머로 가득하다는 점은 장담할 수 있다. 여하튼 뭐라 딱 꼬집어 이를 수 없는 행간의 여백은 단연 프랑스식이라고 할 만 하다. 

 

 런던과 파리, 내가 생각하기엔 도버 해협 너머 지척이지만 조금이라도 자기의 연고지를 떠나 살고 싶은 '먼 곳에 대한 그리움(fernweh)'은 누구나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뭍으로 돌아온 따개비들처럼 그들은 다시 안락한 공간, 제 2의 고향으로 모여들고 친숙한 언어로 떠든다.

 

 그곳엔 터줏대감으로 살면서 그림자처럼 그들의 안위를 살피는 밥 퍼주는 여인 이본이 있고, 당신이 어려울 때 속마음을 털어내도 될만한 속 깊은 이성친구 오드리도 있다. 이 두 여인의 따뜻하고 인내심 있는 비호 아래 철부지 두 남자는 낯선 땅에서 새로운 연애를 꿈꾼다.

 

 동네의 작은 서점은 물론이고 대형서점까지도 인터넷 서점에 잠식당하는 요즘, 마티아스의 작은 프랑스 서점은 또 다른 면에서 향수를 자극한다. 자신의 관심사인 책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공간, 작가와 책에 대한 정보를 나누고 서로 책을 권해 줄 수 있는 가장 알찬 사이즈의 문화 공간으로서의 서점 말이다.

 

 이렇게 ‘행복한 프랑스 책방’은 책방 그리고 제 2의 프랑스라는 공간을 이중으로 구축함으로써 새로운 소설적 공간을 창조하고, 어디선가 봄직한 혹은 한 번쯤 꿈꾼직한 따뜻하고 편안한 공간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다가오는 이 즈음 두 개의 시공간 사이에서 서성이고 있는 거리의 행인인 당신의 발걸음을 잡아 챌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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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우리와 어울리지 않아-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선집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민승남 옮김 / 민음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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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에서 소개된 하이스미스의 선집 중 가장 권할만한 책. 처음부터 끝까지 비범한 작품들로만 추려진 인상적인 단편집
포르노그라피아
비톨트 곰브로비치 지음, 임미경 옮김 / 민음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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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라두르케보다 훨씬 진보한 작품. 롤리타와는 또 다른 에로티시즘. 동명의 영화는 볼 가치가 없음.
차이와 타자
서동욱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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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뢰즈 철학을 다양하게 요리하다. 원문의 웬만한 번역서보다 나음
퍼레이드
요시다 슈이치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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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나 랜덤소설선 14
강영숙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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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나, 출구 찾기 혹은 출구 되기의 이름

 눈이 내린 후 흰 토끼처럼 지하실 덮개를 비죽이 열고 바깥을 둘러보는 소년, 노이-살아남은 자, 노아를 연상시키는 이름-가 있다. 그가 목도한 세계는 모든 세계들의 처음이다. 지긋지긋한 눈의 사막에서 벗어나고자 꿈꾸었던 소년은 눈만이 살아남은 세계, 그 눈이 살기 위해 그의 가족, 연인을 모두 죽여 버린 세상에 혼자 덩그러니 남았다. 눈은 이동하면서 그를 가둔다. 출구는 기계소음을 내며 이동한다. 영화 큐브의 전언처럼 출구는 끊임없이 그것을 찾기 위해 이동하는 자들을 비웃으며 한발 먼저 움직인다. 

 아이슬랜드 소년 노이는  <리나>의 다른 이름이다. 리나의 또 다른 이름들은 사실 도처에 있다. 그들은 차고 넘쳐서 심지어 스크린 속에도 있다! 세상의 모든 리나들은 자기 속에 '희고 작은 나방들'을 품고 사는 '대단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끝없이 국경 혹은 출구로 밀려오고, 그것에 대항해 연대하고, 출구는 또 그것들대로 담합해 그들을 기만한다. 사람들은 때로 막막한 그곳을 향해 푸념하며 엉덩이를 대고 주저앉기도 하고, 주저앉은 그 자리에 풀이 돋듯 집이 세워지기도 하며, 대책 없이 애들을 싸지르는 '지랄'들을 떨기도 한다. 그리고 그 아이들은 임시가옥이 무너질 때 여지없이 버려진다. 아이들은 희고 작은 나방들이 되어 집-없음, 구원-없음의 정서를 거리에 쏟아낸다. 거리는 항상 '영혼을 위로'해주기에 이 프로 아니 이십 프로 이상 부족한 '순두부 백반' 냄새를 풍기며 그들에게 싸구려 위로를 건넨다. 거리는, 세상은 때로 <봄밤>의 남편처럼 모든 것이 잘 될 거라고 무당처럼 '세뇌'하기도 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순두부 백반'은 세뇌하기에도 위로하기에도 너무나 미약하다.

  끊임없이 출구 쪽으로 밀려가고, 여지없이 그 출구가 가짜 출구란 사실을, 진짜 출구는 이미 저만치 혀를 내두르며 달아났음을 통감해야 하는 리나의 존재 근거는 그래서 ‘생각하다’일 수가 없다. 그의 존재는 생각함으로 담보되지도 않고, 그의 출구는 열려라 참깨 식의 논리로 열리지도 않는다. 굳이 말하자면 리나의 존재 근거는 ‘견디다’ 혹은 ‘통과하다’이다. 작고 보잘 것 없는 몸뚱이 하나로 한없이 낯설고, 날선 세계를 견디는 아이. 그런 몸조차도 거래되는 세계, 자본주의적 상품으로서의 몸이 아닌 값싼 노동력이나 배설 욕구와 교환되는 동물로써의 몸으로 리나는 회귀한다. 우시장으로 팔려가는 어미 소처럼 ‘나는 팔려간다네’하며 속으로 우는 리나들은 팔려만 다닐 뿐, 번 돈을 쓰지도 못한다. 하늘이 무너져도 돈 통만 붙들고 있으면 출구를 열 수 있을 거라고 믿었던 그는 자신의 몸이 이미 교환의 수단이 되었음을, 효력을 다한 돈보다는 몸을 내놓지 않으면 수많은 출구들을 빠져 나갈 수 없음을 견딘다.

  삐를 비롯하여 쇳내니 타이어냄새니 하는 금속성 냄새를 풍기는 작가의 노동자계급 남성들도 하나같이 난포착적이긴 마찬가지다. 리나들의 욕망은 그들을 ‘가족앨범’에 기입하고픈 살내 풍기는 것이지만, 대상들은 화답하지 않는다. 심지어 그들은 욕망이 없는 것처럼 행동하며, 여자들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말해주지 않거나 말할 수 없다. 아마 금속성의 세계가 그들에게 빈 욕망만을 되돌려주었을 것이다. 그들은 자주 아무 말 없이 사라진다. 원치 않는 남자들만 무언가를 요구하며 리나들을 가짜 출구로 끌고 간다. 그리하여 그녀들의 가족 만들기의 욕망은 좌초되고, 그들이 그녀들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말하지 않음으로써 여자들은 남자들의 욕망으로부터 자유롭거나 한없이 소외된다. 노동자 남성과 가족은 뒤로 숨어버리며 리나들의 통과의례를 더욱 또렷이 전경화하는 출구, 역시 달아나는 출구다.

 수많은 출구를 통과하고, 출구 너머 세계를 견디면서 리나는 어떻게 단련되는가? 기나긴 탈출은 ‘소금밭의 통증’으로 고스란히 남는다. 그 후 다양한 공정들을 거치는데, 화학약품공장에서 표백되고, 시링에서 거세되고, 경제자유구역에서 부패된다. 리나의 몸은 결국 삐의 몸처럼 녹슨 금속성을 띠게 된다. 그 몸은 관성이 생겨, 어떤 상황이든 담담히 받아들이고 구태여 내치지 않는다. 상황을 전복시키는 것은 리나가 아닌, 출구들 자신이다. 가수 천막촌은 홍수에 떠밀려 가고, 시링은 철거되며, 경제자유구역은 폭발한다. 악을 구축하는 것은 선이 아닌, 악 그 자신이다. 리나의 저항은 오직 살인으로만 표출된다. 역시 악이다. 그러나 살인조차도 출구자신의 전복에 비하면 사소하고, 오직 더 약한 자들을 구출할 필요가 있을 때만 행해진다. 죽은 자들도 영원히 매장되는 것은 아니다. 화학약품 공장장은 선교사 장, 프로듀서 김, 도시 노동자의 모습으로 다시 나타난다. 리나는 여지없이 속고, 이용당함으로써 보상하는 듯 보이기도 한다. 퍼즐오빠와 뚱보는 각각 그들의 동생 모습으로, 미샤는 얼음 속에서 썩지 않는 얼음공주 모습 그대로 귀환한다.

 모두들 별칭만 있을 뿐 확정된 이름이 없어, 누구든 다르게 불려지고 또 불려진대로 행동한다. 그런 사람들, 누구일 수도 있고 누구도 아닌 익명의 사람들이 골고루 페르소나와 쉐도우의 조명을 받는다. 모두가 그렇고 그런 인물들의 축제, 그들의 비루함, 낯익음, 게다가 돌발적인 낯섦, 잔인함, 분열증까지도 그 안에선 섞일 수 있고, 죽은 자가 다시 살아온들 놀랄 것도 없으며, 어떤 웃기고 섬뜩한 일이 일어날 지 아무도 모를 수밖에... 역시 축제는 날마다 계속된다.

 스크린 속에 리나를 닮은 <릴자>라는 소녀가 있다. 그녀는 아마 헝가리에 살고 있었을 것이지만, 어디든 그닥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녀 역시 출구를 향해 치닫고 있는 가난한 동유럽인 중 하나였을 뿐이다. 그녀의 엄마 역시 재혼과 동시에 미국이란 출구를 향해 떠났고, 릴자는 버려졌다. 한 남자가 나타났다. 그는 그녀에게 사랑을 속삭이며, 출구로 데려다 주겠다고 했지만 릴자는 혼자 스위스에 보내졌고, 그곳에서 감금당했다. 허옇게 불은 유부남들이 그녀의 방문을 열고, 몸을 강제로 침범했다. 릴자는 정작 스위스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보지 못한 채, 그렇게 시들어 갔다. 그러던 어느 날, 불가사의하게 방문이 열렸고 고향에 두고 온 죽은 고아 소년의 유령이 그녀를 밖으로 인도했다. 릴자는 정신이 나간 채 시내로 기어들었다. 그리곤 육교를 건너기 시작했다. 고아 소년이 바라보고 있는 가운데 릴자는 육교 아래로 몸을 던졌다.

 자살은 분명 수많은 출구 중에 하나다. 감금되었던 릴자에겐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겠지만, 죽음은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평등한 면적과 거리의 출구다. 멀더라도 뛰어내리거나 혀를 깨무는 것만으로도 그 거리는 쉽게 단축된다. 리나들에게도 그 출구는 시종일관 열려 있었지만, 결국 그것을 선택하지 않았다. 자살이, 죽음이 또 하나의 가짜 출구라고 말하려는 것도 아니고, 그 선택이 옳았다고 손들어 주려는 것도 아니다. 리나의 경험으로 미루어 보아 그 선택의 결과는 그 출구를 나서야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리나가 끈질기게 살아남으려고 했다는 것이다. 홍수도, 철거도, 심지어 대규모의 폭발도 그를 날려버릴 수는 없었다.

 그녀의 따뜻한 곳을 함께 오래 만지면서, 폭발이 일어날 땐 다른 사람의 몸을 보호하고 약자를 위해 뜨거운 피를 뒤집어쓰면서도 살아남았기에, 적어도 몇 사람은 리나를 통해 축제의 훈훈함을, 상처가 욕이 아닌 삶의 밑천으로 환원되는 희한한 체험을 하지 않았을까?

 세계화, 국제화는 장삿속으로 출구를 더욱 더 깊숙이 감춘다. 출구도 돈이 되기 때문에, 돈이 되는 모든 것은 그들의 출구이다. 나는, 리나들은 거울 앞에 선 누이처럼 똑같은 출구 앞으로 되돌아온다. 죽은 자들은 모두 비루한 삶의 도가니탕으로 되돌아온다. 모든 개인의 세계는 언제나 모든 세계들의 처음이다. 이 어지러운 되풀이, 오늘도 끊임없이 ‘국경으로, 국경으로’를 외치는 사람들, 국경에서 그들을 내치는 사람들, 서로가 서로에게 출구가 되어 주지 못한다면 국경이 열릴 일이 없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


  *사이버 문학광장에도 게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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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4abc 2007-04-09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리뷰 끝내준다. 몇 자 적으려다가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