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거창하나 내용은 비루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대략 이러하다.

어제는 토요일, 소피마르소의 '거대한 열정'이라는 케이블 영화를 찔끔거리다가 욕조에 몸을 담궈 몸 안팍의 삼투압을 재조정 한 후, 여전히 땀이 삐질 거리는 몸을 침대에 뉘인 후, 거의 직행으로 꿈의 나성형 계단 쯤에서 오르락 내리락 수직운동을 흡족하게 끝내고, 현실로 낙하한 시간은 대략 10시.

깨서 한 일은

인스턴트 커피를 한 잔 만들어 마시면서 두어 조각의 케익을 곁드린 후

다소 울렁거리는 복부를 쥐고 화장실을 두어 번 들락거릴 때까지.

옆 방에서 자고 있는 신혼 부부를 감상한 것.

'아침형 인간 강요하지 말라'는  공저의 한 명으로 참여한 나의 새 올케

참으로 제목만큼이나 실천이 정확하여

나보다도 침구에서 오래 버틸 줄 알았다.

경향신문에 소개된대로 아침형 인간에 대항 개념을 세운 한 일본인이 주창한 것이 바로

'대충형 인간'인데

나는 정기적으로 8시 30까지 출근해야 하는 직장인이다.

그 시간을 9시 혹은 9시 30으로 늦추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그럼에도 일찍 일어나는 새처럼 벌레를 잡기 위해

혹은 일찍 일어나는 벌레처럼 새에 잡혀 먹히기 위해

부르조아든 프로레타리아든 학생이든 선생이든 부지런을 떨기 마련이다.

그러니 10시에 일어난 아침은 너무나 행복하달 수밖에

일어나서 비생산적인 바보상자 앞에서 키득거릴지라도

눈안에 잔뜩 들어있던 모래의 지글거림도 없고

머리속에 수면 공습을 알리는 싸이렌 소리도 없는

그런 아침엔

무언들 유쾌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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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abee 2005-06-19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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