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켄 케이시 지음, 황용화 옮김 / 지음사 / 1994년 9월
평점 :
품절


대중가요 제목으로도 불리워지고, 교묘한 카리스마의 잭 니콜슨의 연기로도 잘 알려진 영화에도 응용된 바 있다. 영화는 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책은? 글쎄, 애 이렇게 재밌는 책들을 안사보는지 몰라.

영화만을 본 사람들을 감안해 서술하자면, 책의 화자는 영화에서 벙어리인 채 등장했던 거인 인디언이다. 그가 바라보는 관점에서 기록된 책인 만큼, 작가도 사실 미국 인디언 출신이다. 아마 우리나라에서 책이 유명해지지 못한 까닭이 이렇듯 작가의 인종에 따른 차별대우 탓이 아니겠는가? 스티븐 시필버그의 영화로도 잘 알려진 칼라 퍼플의 작가 '엘리스 월커'도 국내 번역된 책이 한 권도 없다.

그녀가 '흑인'이기 때문은 아닐까? 그녀의 소설들은 모두 미국내에선 화제를 몰고 왔고 작품성도 웬만큼 인정받았는데.. 물론 <재즈>를 쓴 '토니 모리슨'이나 <뿌리>의 '알렉스 헤일리' 정도만 국내에서 인식되고 있는 듯 하다. 요컨대 백인 작가의 경우는 '필터'기가 매우 느슨하게 작용하는 반면, 그 외 인종의 작가들의 작품들은 '걸러지기가 힘든 형국'이다.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가서, 잭 니컬슨이 연기했던 반항적인 죄수와 이들을 감시 감독하는 백인 노처녀 수간호사와의 '권력다툼'이 마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두 아이들과도 유사하다.

여기서 노처녀가 '악녀로 묘사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인디언의 묘사에는 이러한 설정을 하나의 실제로 덤덤히 관조하듯이 표현되었기 때문에 굳이 문제라고 비약하긴 그렇다. 아무튼 굉장히 독특한 소설이며, 주인공들이 압권이다. 정신병동에 대한 치밀한 묘사와 약간 환각적인 분위기도 일조하며, 무엇보다 벙어리 행세를 하던 인디언의 변모과정이 감동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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