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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통신
배수아 지음 / 해냄 / 1998년 6월
평점 :
절판
작품을 관통하는 베일은 '권태'다. 현대인은 뭔가에 중독돼야 이 권태란 병(病)을 피해갈 수 있는데, 주인공들은 권태를 잔뜩 짊어져, 긁으면 물고기 비늘만큼이나 떨어져 나올 것만 같다.
그 뚜렷치 않은 흐릿한 은빛 바늘이. 도시의 새벽 같고 건물 같고 땅바닥 같은 넓죽한 회색. 참으로 권태롭다. 책을 덮을 부렵 시침이 3자(字)를 바야흐로 가리켜 가는데 '2'안의 어줍잖은 정적 속에서 참으로 권태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