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밤의 아이들 1 (양장)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79
살만 루슈디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굉장한 소설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끝내지 못했던 한밤의 아이들, 도서관에서 빌렸던 낡은 책은 지하철에서 멀미를 일으켰고, 겁없이 원서로 구입했던 소설은 딸들이 많이 등장하는 집안의 이야기만 꿈같은 기억으로 남았고, 결국은 하염없이 번역본을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루슈디의 다른 소설들이 간간히 번역되는 와중에서도 "한밤의 아이들"은 정말 뒤늦게 나왔는데, 이제는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 "한밤의 아이들"을 먼저 읽었다면, 루슈디의 다른 작품들에는 절대 만족하지 못했을 것이다.
인도의 독립이전, 카슈미르 지역의 외할아버지 이야기로 시작되는 소설은 능청맞은 주인공 살림 시나이의 입을 통해 자신의 가족과 인도의 역사를 정신없게 펼쳐 놓는다. 내가 이전에 다른 소설에서 만나지 못했던 독특한 신비로움과 유머, 내 머릿속에서는 절대로 나올것 같지 않은 세상들을 글로 토해 놓는다. 식민지 기간동안 영국은 절대로 인도를 이해하지도 지배하지도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들게 만드는 소설, 그래서 그 씁슬함을 추억하며 영국은 "한밤의 아이들"에게 부커상을 준것이 아닐까?
오랫만에 커피대신 차이티 한잔을 만들어 마시면서, 홍차를 기본으로 하면서도 각종 향신료를 가미해서 독특하고 강렬한 맛을 선사하는 인도의 차이가 바로 루슈디의 작품과 많이 닮아있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 1권밖에 끝내지 못했는데, 사건의 전개는 아직 주인공 살림 시나이의 유년기에 머물러 있다. 자신의 운명이 인도의 운명과 같이 전개될것이라는 사실을 모른채, 단지 "한밤의 아이들"이 가진 특별한 능력만을 인지한 상태로,,,
오랫동안 기다려온 책, 끝내기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