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날때는 꼭 책을 여행가방에 넣어 간다. 여행동안 꺼내볼 수 있을지 장담을 못해도, 적어도 한권은 가방에 넣어야 여행의 완벽한 준비가 끝난 것이다. 이번 여행에는 책을 가까이할 시간이 많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음에도, "유럽의 아날로그 책공간"을 들고 떠났다.
유럽의 아날로그 책공간을 여행한다는 것은 얼마나 로맨틱한 일인지! 실제로는 힘들 것 같지만 그 로망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읽기 시작한 책은 여행보다는 "책"자체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 한다. 게다가, 책에 대해 이야기 하다보니 "밤의 도서관"과 "노란 불빛의 서점"의 내용과 많이 중복된다.
설레임과 낭만으로 가득한 여행서를 기대했던 나에겐 너무나도 실망스러웠던 책은, 마지막 장을 지나며 오해가 풀렸다. 이 책의 저자는 아날로그 책공간을 여행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도서관의 운영을 위해서 현장 조사, 즉 출장이 주 목적이 었던 것이다.
여행과 출장의 그 머나먼 거리, 결국 여행중에 책은 한 줄도 읽지 못했지만 여행지로 출장을 와서 만났던 친구와의 대화가 떠올라서 미소를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유럽의 아날로그 책공간" 제목을 듣자마자 떠올렸던 칸디다 회퍼의 사진책은 이 책속에서도 등장하고, 저자가 소개하고 있는 곳 중 로알드 달의 박물관은 꼭 한번 가 보고 싶다.
요즘 The Giraffe, the pelly & Me 에 푹 빠져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