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14년 시작하면서 백수가 됐다.

작년까지 일하던 곳에선 재계약 의사가 없음을 업무종료 30일 전에 문서!로서 통보를 해줬지만

같이 일하던 직원들은 '내년에도 직원이 없을수는 없으니, 정식 직원은 아니더래도 뭔가 방법이

있을거야' 라며 나를 위로해 주면서 스스로들을 위로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꼴랑 다섯 명이 근무하는 사무실에서 한 명 만 남고 네명이 휙~ 바뀌는

대 참사가 벌어지고 말았으니, 지금 남은 한 명은 죽기 직전의 상태가 아닐까 싶은데..

 

작년까지 사무실 최고 대빵은 서울로 발령받아 가버리셨고,

사무실 두번째 대빵이 유일하게 남아서 고생중이시고,

세번째라 꼽을수 있는 아저씨도 당초 구두약속과 달리 재계약을 안해줘서 갑자기 실직자가 되셨고,

나이로 네번째라 밀어붙인 나도 떨어져 나갔고;;

막내는 계약직 2년만에 정식 직원으로 채용되서 성남으로 발령받아 갔는데,

 

올해부터 새로 발령받아 오신 최고 대빵은 여러가지 입장에서 내가 거론할 상대가 아니고,

두번째 대빵은 사무실에서 일하는걸 이야기 들어보자니 눈물이 먼저 앞을 가리고 ㅠㅠ

막내와 같은 조건으로 서울에서 근무하다 정식 직원이 되서 수원으로 온 직원은

하루아침에 넘버3가 되어버려 본인도 어리버리하다 하고 있고,

올 초 심사와 숙고끝네 뽑아온 아가씨(!) 둘은 업무를 모르는 메추리들이니 이거 참..

 

그 와중에 한 달 근무한 여직원 한 명이 그만 뒀다네?

그러게 잘 근무하고 있는 사람 어거지로 떨궈내고 무슨 부귀와 영화를 누리겠다고... 쯪쯪쯪...

 

 

2. 다음주 부터 또 계약직 근무를 시작한다.

탕이가 백수가 됐다는 소문이 돌자마자 다른 부서들에서 앞다퉈;; 러브콜이 밀려들었다.

(아.. 이 자뻑모드..;; 그런데 여기저기서 일하자고 손 내민건 사실이다. 수원 사무실에서뿐만 아니라 성남, 인천까지 소문이 나서 그곳에서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아.. 뻑이야.. ㅎㅎ)

 

수원 사무실 부서마다 계약직 근무하자 말은 많이 건넸지만

딱히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부서들이 아니었기에 밍기적 거리고 있었는데

그 중 한 부서에서 올해 10월에 있을 전국규모의 행사 준비팀에서 같이 일하자고 제의가 왔다.

오호~! 그 일은 전에부터 해보고 싶었던 일이라서 답싹 물었다.

 

위에서 말한 '구두 계약과 달리 재계약을 안해줘서 갑자기 실직자가 된 세번째 아저씨'도

같은 팀에서 같이 일을 하기로 했기에 더 씐난다.

 

결론은 다음주 부터는 또 맨날 출근해서 일하는 모드로 전환된다는 이야기.

 

 

3. 다음주부터 일 할 팀에서 제의가 들어온게 1월 초이고, 2월부터 일하자고 잠정 합의가 이루어진

상황이라 쉴 수(라고 쓰고 '놀 수' 라고 읽는다)있을때 맘껏 즐겨야 해! 해서 1월엔 영화를 보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1월에 다섯 편의 영화를 봤다. 그리고 마냥 놀 팔자는 아니어서 15일을 알바를 나갔다.

내일도 영화를 보고자 예매를 해 뒀는데, 그게 늦어도 한 참 늦은 '어바웃 타임' 이다.

극장에서 못 볼줄 알았는데 아직 상영을 해 주는 극장이 있어서 감사한 마음으로 예매했다.

 

 

4. 지성이는 다음주에 고등학교를 졸업한다.

공부라는것에 취미가 없는 아이라서 고등학교 진학도 실업계로 진학을 했는데,

역시 3년이 지나도 달라지지 않고 대학엔 안 가시겠단다.

그래서 수능도 안 치뤘고, 수시는 거들떠도 안봤다.

 

뭐 할래? 물으니 취업을 하겠단다. 먼저 알바부터 시작해서 사회물을 먹어보겠다는데

방학 내내 여한없이 놀기만 하더라 -_-;

 

한 살 많은 사촌형이 멀리 경상도까지 가서 한 달동안 알바를 했는데,

설 쇤다고 올라와서 이 틀 쉬고 토요일에 다시 내려갔다. 며칠 더 해야 한다고.

그래서 갈때 지성이도 데리고 가서 일하면 안될까 물었더니 답이 시원찮았다.. ㅠㅠ

 

자, 언제까지 놀고 먹을순 없고 길을 찾아보자, 아들아!

 

 

5. 쉬는(이라고 쓰고 '노는' 이라고 읽는다) 동안 영화를 많이 보겠다는 욕심과

사 놓고 쌓아두기만 한 책들을 읽자, 라는 쌍두욕심(읭? 뭔 말이야?)을 세워놓고

이것저것 눈에 띄는대로 손이 가는대로 읽어내고 있다.

 

요즘 잡고 있는 책은 신경숙의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어제 밤에 '뱀도 먹은 년인데..' 를 읽고 혼자 한참 웃었다.

 

 

6. 애들 개학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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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02-04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고등학교 졸업이라고요? 지성이가 그렇게 나이가 많단 말입니까, 무스탕님? 세월 진짜 빠르네요.. 애들 자라는 얘기 들을때마다 그만큼 나도 늙어가고 있구나 싶어서 초조해져요 ㅠㅠ

어바웃 타임은 재밌어요. 무스탕님도 보시면 되게 좋아하실 것 같아요. 보고나면 기분도 좋아지니까 일 시작전의 선택한 영화로 제격인 것 같아요.

잘 지냅시다, 무스탕님. 두두둥-

무스탕 2014-02-05 21:33   좋아요 0 | URL
네. 고등학교 졸업이에요. 끔찍하여라.. @_@
지성이가 그만큼 나이를 먹었다는건 그만큼 내가 늙었다는 반증이니 어찌 끔찍하지 않겠어요. 어휴..

어바웃 타임 좋았어요. 놓치지 않아서 다행이다 했어요. 다만 영화를 보러 압구정까지 가야했던게 힘들었는데 극장 시설이 좋아서 용서가 됐어요 ^^

hnine 2014-02-05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겨를이 없어 댓글을 못달고 지나쳤었지만 근래에 영화 페이퍼 올리신 걸 보고 무스탕님이 혹시 휴가중이신가? 생각을 했더랍니다. 그동안 워낙 바쁘셨던걸 아니까요. 휴가는 휴가인셈이지요? 맘껏 누리세요. '러브콜'이란 말이 무스탕님을 참 능력자로 보이게 하고, 부럽게 해요 ^^
지성이의 저 소신, 와~ 요즘 정말 보기드문 소신입니다. 학교 졸업하고 자기 길을 찾는, 진짜 공부를 지금부터 시작하겠네요. 지성이에 대한 저의 관심이 열배 증폭했습니다.

무스탕 2014-02-05 21:39   좋아요 0 | URL
좀 긴 휴가를 얻었죠? ^^ 근데 휴가면 완전 놀아줘야 하는데 중간중간 생업전선을 뛰어당겼으니 이건 휴가도 아니고 백수도 아니고 뭣도 아니여.. -_-;
지성이의 성적은 나쁜편이 아닌데(차라리 좋은편에 속하죠) 이녀석이 실업계로 진학하지 않고 억지로 인문계로 고등학교를 갔었어도 지금 대학엘 안가겠다고 했을까 그런 생각은 해 봤어요.
공부는 나중에라도 본인이 하겠다고 맘먹으면 할수 있을것 같아 지금은 지성이 뜻대로 해 주고 있는데 지성이 아빠는 무척 아쉬워하고 있어요. 에효..
이쁘게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당~ :D

2014-02-05 1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05 21: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4-02-12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성군이 고등학교 졸업이군요. 무스탕님의 동안 미모때문에 애들이 아직도 어릴거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세월이 빠르네요. 우리 아이들도 어느새 자랐구요.
지성군이 사회에 한발 일찍 나온다니 그만큼 철이 빨리 들었나봐요.^^
잘 될거에요.^^

무스탕 2014-02-12 16:25   좋아요 0 | URL
네. 어제 졸업 잘 하고 왔어요. 요즘 졸업은 정말 형식적인 느낌이 팍팍 오는게 서운한 감정은 선생님한테서만 찾을수 있고 애들은 신나서 소리지르고 웃고 떠들고..
현준이랑 현수 바바요. 세월이 얼마나 빠른지.. @_@
어제는 졸업식 끝나고 점심 먹고 일단 동네에서 알바자리 찾아본다고 다녀보고 오겠다고 하던데 그게 어디 자기 맘처럼 쉽냐 이거지요;;;;

같은하늘 2014-02-12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쉬었다가도 다시 러브콜을 받으시는 무스탕님은 진정한 능력자~~ ^^
지성군의 소신과 그런 지성이의 뜻을 받아주시는 부모님 모두 대단해요.
맞아요. 공부는 자기가 필요하다고 느낄때 언제든 다시 할 수 있잖아요.

무스탕 2014-02-14 13:58   좋아요 0 | URL
능력은 없구요, 인복은 좀 있나봐요 :)
제가 워낙 공부에 큰 관심이 없었어서(지금도 그렇지만요..;;) 애들이 하기 싫다는 공부 억지로 시킬 생각이 없어요.
그래봤자 본인도 괴롭고 옆에서 지켜보기도 괴롭고 -_-;
언제고 본인이 필요하고 하고 싶다고 생각되면 그때 잔뜩 밀어주도록 해야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