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가 피는 여름이 왔다.

그 애와 나는 늦은 능소화가 피어날 즈음의 만남을 끝으로 더 이상의 만남이 없었다.

작은 호수 옆.. 활짝 핀 능소화를 보고 저 꽃 이름이 뭐지..? 묻던 그 애의 물음에 당장 생각이 안나서 뭐더라.. 뭐더라.. 속상해 하다가 며칠 후 생각이 나서 문자로 알려줬다.

'그 꽃 이름이 능소화야..'

앞뒤 뚝 잘라먹고 보낸 문자를 그 애는 알아 들었을까..?

생일 선물 달라는 내 조름에 내년에 사줄께.. 하던 그 애는 그 약속마저 지킬수 없이 먼 곳으로 훌쩍 떠나버렸다. 

다시 피는 능소화를 보면 약속도 안지키고 능소화도 안 피는 곳에 있을 그 애가 생각나 능소화가 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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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7-14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능소화,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한 꽃송이에요. 어느 골목 담장너머 피어있던
그꽃을 본적이 있어요. 무스탕님, 좋은 사람이 먼 곳에 가셨군요. 닿을 수 없는
곳에.. 님이 떠올리는 마음 속에 살아있을 거라 믿어요...

도넛공주 2007-07-14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신기하네요! 전 저 꽃의 존재를 오늘 알았거든요...어마마마께서 계속 '능소화'라고 말씀하시는데 못 알아들어서 "응?응?"했거든요.

바람돌이 2007-07-15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리 예쁜데... 저 꽃은 무스탕님에게는 안타까움과 슬픔이겠네요.

해적오리 2007-07-15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집 담벽에도 능소화가 탐스럽게 피는데 어제 와보니 여긴 벌써 거의 다 졌네요. 다행히 앞집 담벽의 능소화가 있어서 그걸로 일단 만족.
가끔 이젠 마음에서만 만날 수 있는 사람이나 존재들을 연상케 하는 존재들이 있어서 눈물짓게 하죠...

건우와 연우 2007-07-18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쟤이름이 능소화였군요....
예쁘지만 무스탕님이 밉다니 저도 며칠은 미워해주기로 합니다...

뽀송이 2007-07-19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무스탕님 이제는 그 분에 대한 서러운 마음은 떠나보내시기를...
그리고 그리움에 지쳐 죽어가던 능소화(능소화의 전설...)를 아낌없이
애정어리게 바라 봐 주시기를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