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려서... 국민학교 5~6학년 때인걸로 기억을 한다.
1970년대 후반에 우리나라에서 뮤지컬이란, 특히 어린이를 위한 뮤지컬이란 정말 귀한 무대였다.
어린이날, 우리 가족 모두는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하는 어린이 뮤지컬 '신데렐라'를 보러갔었다.
그 해엔 어떻게 그런 호사를 누렸을까..? 이유는 있었다. 피아노를 전공한 사촌언니가 어딘가 --;; 에 반주자로 근무를 했었고 그 어딘가에서 공연한 뮤지컬이었고 사촌언니가 초대장을 주어서 우리가족은 광화문의 세종문화회관으로 뮤지컬을 구경하러 갔던 거였다.
원로배우(?) 유인촌씨가 아빠로 나왔던것밖에 배우진은 전혀 기억이 안나지만 태어나서 처음으로 무대를 접해본, 그것도 뮤지컬이라는(그것도 계집애의 혼을 빼 놓기 좋은 드레스 입고 춤추고 노래하는) 노래와 연극을 한꺼번에 구경할수 있는 무대라는 것은 철딱서니 없고 촌시러운 계집애에겐 너무나도 큰 문화충격이었다.
그렇게 난생 처음 뮤지컬을 보고 그 해에 TV에서 이 공연을 보여주었다. TV에서 해주는 신데렐라를 볼땐 카세트 라디오를 TV옆에 바짝 대 놓고 생생하게(?) 녹음을 했던 기억도 난다. (나중에 오랫동안 듣고 또 들었었다. 아마도 비디오 녹화를 할수 있었던 상황이면 당연히 그랬을 것이다)
지금도 가만히 기억을 더듬어 보면 그때 불렀던 노래들, 무대에서 배우들의 동작, 대사들이 꽤 많이 구체적으로 기억이 난다.
내가 지금 우리 애들에게 보여주는 여러가지 영화나 공연들을 이 애들이 나이 먹어서도 기억이 날까? 나중에 생각해 보면 '촌스러웠지만 재미있었어' 라고 슬쩍 미소짓게 만들어 줄까?
5월 초에 개봉하는 <스파이더 맨 3>를 보여달라고 벌써부터 압력이 보통이 아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