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가의 작품은 미국에서 가장 많이 도난당한 책이라고 작가 소개에 적혀있다. 책은 훔치지 않아도 읽을 수 있다. 서점에서든, 도서관에서든. 그럼에도 훔쳤다는 건 이 책을 사는 일을 스스로 인정하기 싫거나 지불할 돈은 없지만 자신의 조각 같아서 두고올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 외에도 자전적 소설들을 썼다 하니, 그가 삶을 그려내는 방식은 많은 또 다른 삶들을 건드리는 능력을 가진 게 틀림없다.다른 자전적 소설들을 쓴 후에 쓰인 이 책은 거꾸로 유년기부터의 이야기를 다룬다. 가까운 과거와 현재를 각각 소설로 써낸 후에야 어린시절로 돌아올 수 있는 건 잔혹하고 어두운 시간을 통과한 탓이 클 것이다. 어쩌면 이전의 소설의 헨리 치나스키를 더 이해하기 위해서였는지도. 어쨌든 그럴 수밖에 없을 만큼 꾸준히 고통스럽고 지저분해서 읽기에 편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놓을 수 없었던 건 이야기의 힘과 날것을 들여다볼 때만 빛나는 무엇 때문에...누구에게 권할 수 있는 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스스로 찾아내서 읽어야하는 이야기다.*번역자가 얼마 전에 읽은 <연애소설이 필요한 시간>의 필자 중 한 명이란 사실을 다 읽고서야 알았다. 어쩐지 연결된 독서를 한 느낌.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