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요 엄마
김주영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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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가 어린 나이에 집 나가서 겪은 고통과 상처를 아직까지 가슴속에 넣고 다닌다면, 너가 바라볼 수 있는 세상의 넓이도 고통과 상처뿐이란 누나의 말이 얼마나 아픈 삶을 살았으면, 그렇지만 한편으론 좀더 일찍 가슴속에 응 어진 것을 버릴 수 있었다면 어머니께서 유명을 달리하시기 전에 어머니의 애 뜻한 마음을 알 수 있지 않았을까!

 어머니는 살아오면서 저지른 허물만 하더라도 태산처럼 쌓였는데, 어째서 뻔뻔스럽게 다른 사람의 뒤 구린 일을 입에 올려 나불거릴 수 있겠는가라는 표현에서 느낄 수 있듯 묵묵히 믿고 기다리며 여든아홉의 해를 살다가 가시면서까지 자식들 생각에 장례절차도 없이 화장하라는 유언을 같이 살던 성씨가 다른 동생에게 남기면서 배경원은 장례 후 동생과 함께 고향을 둘러보게 되면서 아련했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와 그때는 몰랐던 친 누나였으나 같이 살수 없었던 사연들이 섬세하게 기록을 하듯 이어지고 있는 소설인데,

 

그때는 밤낮으로 쉬지 않고 품팔이를 하는데도 우리 두 식구가 끼니 걱정을 그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막걸리 지게미와 쌀겨로 연명해야 할 만치 궁핍은 헌 신발 밑창에 붙어 다니는 개똥처럼 떨어져 나갈 낌새를 보이지 않았던 시절,

 

홀어머니와 살다가 새 아버지가 들어오고 남동생이 태어나면서 의지할 곳을 찾지 못하던 시절에 유별스럽게 살갑게 대해주던 네 살 위인 외삼촌 내 누나와 몸과 마음이 불편했기에 낮에는 방에 갇혀 있다 밤에 몰래 만나 같이 놀던 형이지만 무시하고 친구로 대하던 정태 그러나 나한테는 일언반구도 없이 야반도주했던 애숙이 누나,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바람처럼 사라진 정태, 나는 그들이 남기고 떠난 배신감에 치를 떨었다. 그들에 대해서 그리고 이 세상 어딘가에 대해서 복수하고야 말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또 다지면서 이것이 고향을 등지게 되었던 계기가 되었지만 순탄치 않아야 할 객지생활에서도 야간학교를 다니게 되었고 결혼생활이 좋지만은 아닐지라도 그렇게라도 살수 있었던 내막을 알게 되는데,

 

옛 고향사람들 그리고 애숙 누나와의 만남에서 서서히 어머니의 마음을 느끼고 마음이 열리는 부분에선 뭉클하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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