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손 도장 - 2010 대표에세이
최민자 외 49인 지음 / 에세이스트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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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누군가와 진솔한 대화를 원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모든 부조화는 대화의 소통이 막혀서일 것인데도 알면서도 어찌하지 못하고 그저 시간이 흐르면 경제적으로 나아지면 모든 것은 해결되리라고 들 믿고 부모 부부 자식들과 의 대화는 뒷전으로 미루고 오로지 부귀영화를 쫓고 있으면서 말한다 이것이 모두 우리가족을 위하는 것이니 조금만 참고 인내하자고 그러나 우리는 후회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한다 평소에 잘하라고…… 무엇을?   

  듣는 사람이나 말하는 사람이나 똑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것을 서로가 안타까워하면서도 서로 모른체하며 귀찮아하며 외면하며 살아가고 있는 세상에서 수필의 대해 강조하지는 않지만 읽어보면서 왜 읽어야 하며 써보아야 하는지를 느낄 수 있었고 마음의 평온을 찾기 위한 길을 안내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라 생각하면서 몇 가지 수필을 소개하고자 한다

정말로 배가 고프면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무조건 그 기아상태에서 벗어나려 한다. 그건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는 가장 원초적 욕망이다. 정신의 고고함, 그런 건 최소한 배가 부른 다음의 얘기다. 나의 불행도 그 궁핍의 공포를 안다는 데 있다. 돌이켜보면 나는 나의 가난이 지겹다 나의 영혼을 팔 기회를 잡지 못해서-그런 처지에 있는 자의 영혼은 누구도 돈을 주고 사려고 하지 않는다- 고고한 채 살았을 뿐이다 (나의 치사함에 대하여 중에서)

불신과 편견이 가득한 지상을 향해 떨어져 내리는, 털도 없고 비늘도 없고 사나운 뿔도, 날카로운 이빨도 갖추지 못한 천둥벌거숭이가 걱정스러워, 신은 그렇듯 복부 한가운데에자나자와 같은 보증의 손도장을 마침표 삼아 꾸욱, 누르셨을 것이다. ‘에이드인 헤븐에 불량품은 없을 터, 그대 이제 아시려는가. 꼭지 떨어진 낙과처럼 땅 위를 구르는 우리모두, 까다로운 검품과정을 너끈히 통과해 낸 천상의 특제품들이라는 사실을 (하느님의 손도장 중에서)

그 동안 정답을 찾으며 긴 세월을 살았었다. 바닥에도 떨어져 봤고 위기도 느꼈고 때론 세상에 대한 원망도 했었다. 한 참 힘들 때는 지금처럼 안은한 시간이 오리라고 생각하지 못했었다 지나고 나면 모두 부질없는 일인 것을……
길을 찾지 못해 허비한 시간은 또 얼마나 많았던가 조금 뒷걸음쳤더라면 조금 더 배려했더라면 하는 후회도 많이 했었다. 지는 게 이기는 거란 역설적 진리를 이제야 깨달았다
 길이 우리에게 말한다. 어디로 가든 길은 만나게 되어 있으니 세월을 따라 입어온 집착의 옷을 훌훌 벗어 던지고 궁핍스러운 대로 자유롭고 경이로운 그 어릴 적 순수의 시간을 기억해 내라고 (길에게 길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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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해요 2010-05-12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읽었습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