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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안네 - 60년 만에 발견한 안네 프랑크에 관한 새로운 이야기
베르테 메이에르 지음, 문신원 옮김 / 이덴슬리벨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전쟁은 끝났지만, 왜! 고통을 받았던 생존자들은 침묵하며 살아야 하며 소리 없이 조용히 무수한 공포증에 시달리고 또한 억눌린 기억들은 너무도 이상하고 너무도 수치스럽고 너무도 혐오스러운 금기사항이 되어야만 하는지!
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에 의한 유대인 대학살의 현장 중에 하나인 베르겐 벨젠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어린 생존자, 그 중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안네프랑크와 그의 언니인 마르고도 수용소에 있다가 해방되기 직전 3월 말에 죽었고 아버지 어머니도 돌아가셨다.
어머니의 유언이기도 한 동생을 잘 돌봐주어야 된다는 약속을 어린 나이에 잊지 않으면서 지키며 살아온 60여 년의 삶과 해방 후 유대인들이 가지고 있는 스트레스인 책망과 죄책감, 수치심을 어떻게 견디며 살아왔는지, 생존자이며 작가는 푸드저널리스트이자 음식 평론가로써 첫 번째 결혼에서 두 아들 그리고 이혼의 아픔을 겪은 뒤 지금의 남편과 의붓자식들과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여전히 그녀에겐 전쟁이 끝나지 않고 있음을 느낄 수 있어 감히 그 고통을 논할 수조차 없겠단 생각을 하면서……
해방 후의 삶 중에 고아원 생활에 적응하고 정기휴일과 유대교 휴일이 번갈아 이어지는 일주일과 열두 달의 리듬에 익숙해지자 나의 무 감정은 차차 줄어들기 시작했다. 눈이 뜨였다. 답을 얻지 못한 문제들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렇게 해서 과거에 대한 탐색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탐색은 뜻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인생처럼 예기치 않게 흘러가서 아주 우연하게 답을 찾게 되었다. 놀랍게도 나는 밀려드는 모든 것에 자연스럽게 나를 내 맡겼다. 그러면서 이제는 내 앞에 나타날 부모가 없다는 사실을 담담히 받아들였다. 부모님은 정말로 돌아가셨을 뿐만 아니라 네 살 어린 동생 플로리 말고는 이제 정말 혈혈단신이고 가족을 대신해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나 소위 형제 자매라는 이들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물론 커가면서 부모의 친척들을 만나고 도움도 받았지만 어린 나이에 동생과 단둘만이란 생각을 했을 때의 버거움과 앞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을 때의 표현이며
전쟁과 후유증에 관해 많은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제는 다소 불운한 사람들과 우리가 가진 부를 나눠야 할 때이다. 가난은 사람들을 화나게 만들고 화가 난 사람들은 전쟁을 일으킨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한 계속해서 좋은 일보다는 호전성을 더 많이 양산하는 슬픈 사건이 계속되리라는 말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