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읽는 십이지신 이야기 뱀 한중일 비교문화 십이지신 시리즈 4
이어령 책임편집 / 열림원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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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 하면 징그럽고 혐오스럽다는 것이 대부분인데, 한중일 문화 속에서의 뱀의 징그러우면서도 끌리는 신비한 힘 그리고 위험한 짐승이지만 동시에 숭앙하는 대상물이 되기도 했던 뱀은 우리가 알고 있는 생물학적 존재 자체가 부정적으로 비춰지고 있는 것에 대해 현대인이 뱀 신앙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는 하나 다양한 환경을 파괴하는 일 없이 적응해온 뱀이라는 생물의 특성을 존중하고 이를 배우고 공생함으로써 보다 좋은 문명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라는 문장에서 말하듯 고정관념을 버리고 읽어본다면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책에서는 한중일 문화 속의 뱀에서 신화. 전설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공유되는 것은 십간십이지의 뱀은 다양한 신화, 전설, 민담은 물론 유사한 사건들과 이야기들을 3개국이 모두 소유하고 있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뱀을 수신 이외에도 속신으로 꿈에 뱀을 보면 흉하다든가 길하다든가 하며 구렁이 신랑처럼 남자로, 또는 여의주를 가진 뱀 여인이나 원한을 품은 뱀의 이야기도 있다. 뱀은 생명의 윤회의 상징이기도 하다. 특히 농경문화를 향유하고 있는 중일은 뱀을 수신과 산신. 그리고 부의 상징으로서의 생명의 신으로 신앙하고 있다.

회화 속의 뱀에서는 동서 모든 문명에서의 뱀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으며 불교가 탄생한 국가인 인도에서 뱀은 그 의미가 각별하다. 불교의 전파와 함께 이에서 연유된 동물들, 이를테면 원숭이나 사자와 코끼리를 비롯해 뱀은 불교 국가의 종교미술 속에 똬리를 틀어 긴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문화 속의 뱀 이야기의 서사구조에서는 뱀의 포식성은 하늘만이 아는 생물의 이치에 의해서도 정당성을 얻지 못하고 있는데 예로 어우야담에서 노루를 잡아먹으려던 뱀이 중의 방해로 먹잇감을 놓치고 나서 중에게 복수하려는 서사적 상황에서 뱀은 생존의 수단으로 노루를 포획하지만, 중의 개입으로 뱀의 행위는 무산된다. 그러니 중을 향한 뱀의 복수는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노루의 보은으로 뱀의 복수는 다시 무산된다. 이렇듯 생존을 위한 포획 행위마저도 부정되는 상황이 되고 있는 데서 상사뱀이 창출되게 되는데, 상사뱀의 복수는 때론 잔혹할 만큼 폭력의 결과를 낳기도 한다. 왜 그러한가? 상사뱀은 동물적 존재도 인간적 존재도 아닌, 둘의 결합체가 만들어낸 상상의 동물이기 때문이다. 그 점에서 상사뱀의 무자비한 복수의 폭력성은 인간 사회가 안고 있는 사회적 문제를 상징한다, 상사뱀의 잔혹한 복수가 가능한 이유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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