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씨 마을의 꿈

딩씨 마을의 꿈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0년 6월

 책을 읽고 나서 한동안 허공을 멍하니 바라보며 아무 생각을 할 수 없었다 그러다 누군가 뒤통수를 친 것 같아 번쩍 정신이 들었다 헌대 현실은 아니다. 얼마나 다행인가 그렇지만 왜 작가는 다들 말하기 조차 꺼리는 면역결핍바이러스(에이즈)라는 끔찍한 병에 관한 것을 한 마을을 무대로 공포영화보다도 공포스럽고 혐오스러운 병에 대해 표현한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우리에게 한 마을이 아닌 전인류에게 닥쳐올 수도 있는 재앙에 대해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결코 예외란 있을 수 없다는 경고와 경각심을 주기 위한 것은 아닐까 생각하면서, 

마을에는 원래 사람의 흔적이 없었다. 열병이 대규모로 폭발한 뒤로 세상을 떠나야 할 사람들은 전부 떠나고 말았고, 살아있는 사람들은 전부 마을을 떠났다

시작부터 으스스하다 죽은 아이가 바라보는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중심으로 옆집 아저씨 아줌마들이 열병이 걸리게 된 과정이나 그 후의 삶을 샤오창(죽은아이)의 눈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마을사람들은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편이었지만 그것이 얼마나 큰 재앙이 될 것인가는 아무도 몰랐고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재앙은 사람들이 생각한다고 해서 준비가 철저하다고 해서 지나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다만 준비하고 조심한다면 피해를 최소화 할 수는 있겠지만 말이다.

딩씨마을도 마찬가지다 무지해서 그저 처음엔 피를 팔면 돈을 준다고 해서 그렇게 되면 잘살 수 있다고 그것이 일상이 되었고 그것이 게으름으로 이어지면서 피를 팔면 파마약도 쌀도 땅도 살수 있었으니까 굳이 힘들여 일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들은 피와 죽음이 맞바꾸고 삶의 저주와 뒤섞이라고는 생각도 못하면서 그러는 사이 서서히 재앙은 다가왔고 그것은 죽음이 결과로 되어 나타나면서 서로에 대한 원망과 분노 그리고 격정과 미움 자포자기의 상황이 벌어지고 열병에 걸린 사람들은 학교에서 따로 생활을 시작하면서 삼촌과 숙모의 사랑 그것은 간통사건이다 하지만 그것은 병에 걸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에서의 작은 충격을 주면서 마을사람들은 받아들인다 아니 둘은 당당했다 사랑하므로 그리고 둘은 같이 죽음을 맞는다
    그러나 계속되는 죽음으로 급기야 열병에 걸린 사람들은 모든 원인을 처음부터 마을의 피를 사가던 샤오창의 아버지인 딩후이에게로 쏟아 부여지고 그 모든 원망의 대상을 할아버지가 거두면서 일단락 되지만 무엇이 남아있는가 마을은 살아 있지만 죽어 있는 것을 어찌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