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입담꾼 성석제가 자신의 제기 발랄한 능력을 발휘하여 22편의 짤막한 이야기를 모아 한 권의 책을 발간하였다. (03년 1월 발간)
성석제는 일상의 조그마한 사건, 사물을 그냥 지나쳐 버리지 않는 예리한 관찰력을 지녔다. 22편의 이야기는 모두 성말구 라는 소설 속 작가로부터 나온다. 성말구는 성석제가 만들어 낸 자신의 분신이다. 그러면서도 이야기 안에서 성말구는 자신이 성석제이기를 부인한다. “나와 같은 성을 가진 내가 아는 작가 성 모 작가는…”, “독자들이 나와 성모작가와 무슨 관계이냐는 질문을 받곤 하는데 누누이 말하지만 성 모 작가는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런 식이다.
성석제는 성말구로 하여금 자신이 겪어온, 관찰해온 일상의 소소한 일들을 최대한으로 극대화시켜 사건으로 만들고 그것을 모두 22편의 이야기로 펼쳐 보여주고 있다.
그 소재나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 이야기, 소설로 불러일으키는 아이디어는 너무도 기발하여 그것들을 훔쳐와 내 이야기 인 듯 쓰고 싶을 정도이며, 거기에 한번 눈을 두면 뗄 수 없게 하여 시선을 잡아두는 매력적인 문체까지 가미해 읽는 재미라는 행복감을 주는가 하면 그의 천재성에 놀라 뭐 이런 책이 다 있나 하며 한창 시절 작가의 꿈을 꾸었던 나에게 좌절감을 안겨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