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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은 왜 이렇게 긴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하다가

나는 비로소, 시간은 원래 넘쳐흐르는 것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정말이지 그 무렵의 시간은 말 그대로 철철 흘러넘치는 것이어서,

나는 언제나 새 치약의 통통한 몸통을 힘주어 누르는 기분으로 나의 시간을 향유했다.

신은 사실 인간이 감당키 어려울 만큼이나 긴 시간을 주고 있었다.

즉 누구에게라도 새로 사온 치약만큼이나 완벽하고 풍부한 시간이 주어져 있었던 것이다. 

시간이 없다는 것은, 시간에 쫓긴다는 것은

- 돈을 대가로 누군가에게 자신의 시간을 팔고 있기 때문이다.

돌이켜 보니 지난 5년간 내가 팔았던 것은 나의 능력이 아니였다.

그것은 나의 시간, 나의 삶이었던 것이다.

알고 보면, 인생의 모든 날은 휴일이다.

-박민규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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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전집 1 - 시 김수영 전집 1
김수영 지음, 이영준 엮음 / 민음사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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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시는 고등학교 시절 <폭포> 정도로 읽혀지고 말았지만

가끔씩 더듬어보는 그의 시편은

전쟁과 그 이후, 우리 아버지세대의 젊은 날을

떠올려보는 일기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김수영전집의 산문 편을 추천한 어느 기사를 보고

서점에 갔다가 <전집-시>부터 사게 되어

우리집 책장에 꽂혀 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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