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하튼 영석이 말에 따르자면,
컴퓨터가 말을 안 들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은
껐다가 켜는 것이었다.
다른 것들은 다 필요없단다. 이런 식이다. 


-영석아, 갑자기 치명적 오류라는 말이 뜨면서 컴이 먹통이 됐어. 어떻게 해야 되냐?
-윈도 버그일 거야. 껐다 켜.
-에러 메시지가 계속 나는데?
-윈도 내에서 프로그램들이 충돌했을 거야. 껐다 켜.
-갑자기 키보드가 안 먹혀.
-가끔 그런 경우가 있어. 껐다 켜.
-껐다 켰는데도 먹통이야. 이건 어떻게 해?
-다시 껐다 켜.


출처: 박현욱 <동정 없는 세상> (문학동네 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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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해가 모니터에서 떠서
모니터에서 지는 일상은
피해갈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껐다 켜면 하루가 가있다.
이미 저만치 혼자 굴러가서
금새 한달이 가고 계절이 바뀐다. 

20040529 @싸이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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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3-26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 해가 모니터에서 떠서
모니터에서 지는 일상은
피해갈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껐다 켜면 하루가 가있다.
이미 저만치 혼자 굴러가서
금새 한달이 가고 계절이 바뀐다.

이미...자네가 시인이 되셨네..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