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한 수박
/ 박 성 우
잘 익은 수박은 칼끝만 닿아도 쩍,
벌어진다 내가 사랑하는 그녀는 혀끝만 닿아도 쩍,
벌 어 진 다
수박물에 떨어져 젖은 삼각 티슈처럼
붉은 속살에 스민 황홀한 팬티, 입을 쩍,
벌려 혀끝으로 벗겨낸다
수박씨처럼 음모를 뱉어내기도 하면서
마른침만 삼키곤 했던 수음의 사춘기를 서른에 버린다
출처: 박성우 시집 <거미> (창작과비평사,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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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과 섹스를 절묘하게 연결시키는 상상력.
선태가 2003년 여름에 선물해준 시집에서 한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