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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메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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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 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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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에 고정출연하는 대한민국 공중파 예능의 최고수들을

김태호 PD가 연기자라 통칭했던 인터뷰가 이번주 내내 머릿속을 지배했다.

언제 본 기사인데 이제서야 선명하게...

 

직장인으로서의 삶에 제법 눈뜨고 손님과 세일즈를 하고

위아래를 두루 살피며 들었던 생각이

연기자라는 단어 하나로 축약되는 느낌이다.

 

그러니까 난 지금,

지점의 운영전략에 의해
영업이라는 무대 위에서

잠시 소호氏 캐릭터를 맡고 있기에

일단 거기에 충실해보자는 생각이다.

여기에 올인하겠다, 이런 결심이 있는 건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다른 연기자로 분할 날이 바로 얼마후일 수도 있다는

어떤 엉뚱한 상상이 때론 약이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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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흡혈박쥐들도 아름다운 이타적 행동을 합니다. 보통 흡혈박쥐들은 피를 빨아먹고 사는데, 대부분은 배가 고픈 상태에요. 사실은 자연상태의 모든 동물은 배고파합니다. 그러니까 계속 먹이를 찾는 일만 해요. 그런데 흡혈에 성공해서 왔는데 상대방이 정말 굶어죽을 지경이면 자기가 빨아온 피를 줍니다. 정말 협력적 행위를 해요. 생물학계에서는 옛날부터 그런 행위들이 많이 발견되어왔어요.
 오히려 그런 걸 인정 안 하는 건 경제학자들이었죠. 당연히 인간은 이기적인 게 맞고, 원래 천성이 이기적이고, 이기적일 때 가장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게 경제학자들이에요. 그래서 경제학자들이 최후통첩게임에서 조금밖에 안 주는 거에요. 그렇게 훈련받으니까. 결혼 안 하신 분들은 경제학과나 경영학과출신이랑 결혼하지 마십시오. 경제학과 출신 중에 학점이 나쁜 애들은 괜찮아요. 제대로 훈련이 안 되어 있으니까. 경제학과 출신인데 상당히 좋은 학교 나왔고 학점도 좋았다 그러면 나쁜 놈일 가능성이 대단히 높습니다. 굉장히 이기적이기 때문에, 자기가 진짜로 이타적으로 살 자신이 있으면 결혼하시고.

 

3장 / 사회적 딜레마와 그 해법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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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한다는 말
                             
/ 손세실리아

통한다는 말, 이 말처럼
사람을 단박에 기분 좋게 만드는 말도 드물지
두고두고 가슴 설레게 하는 말 또한 드물지

그 속엔
어디로든 막힘없이 들고나는 자유로운 영혼과
흐르는 눈물 닦아주는 위로의 손길이 담겨있지
혈관을 타고 흐르는 붉은 피도 통한다하고
물과 바람과 공기의 순환도 통한다하지 않던가
거기 깃든 순정한 마음으로
살아가야지 사랑해야지

통한다는 말, 이 말처럼
늑골이 통째로 묵지근해지는 연민의 말도 드물지
갑갑한 숨통 툭 터 모두를 살려내는 말 또한 드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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