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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 삶에서 사물을 '유심히' 관찰하고 이것을 이로정연하게 정리하는 어떤 측면에 주목한다. '유심히' 관찰하는 일은 의식의 몫이다. 의식의 몫, 논리의 몫, 이것이 바로 학문의 몫이 아닐까 싶다.

나는 또 우리 삶에서 어떤 진실이 '무심코' 발화되고, 이것이 이야기의 형식으로 끊임없이 변주되면서 전승되는 어떤 현상에 주목한다. 어떤 진실을 '무심코' 발설하는 일은 무의식의 몫이다. 무의식의 몫, 감성의 몫, 나는 이것이 신화, 또는 설화라고 생각한다. 삶은 이 두가지가 만날 때 온전해진다는 것이 나의 오랜 믿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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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 <내려올 때 보았네> 중에서 (비채 刊,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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