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분의 이야기를 긴 시간 듣고나서도, 나는 다시 한 번 물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두렵지 않으세요?"

밥상 위에 놓인 된장찌개의 맛이라도 이야기하듯, 전혀 힘주지 않은 말투의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학생일 때는 "지금은 공부를 해야할 때니까."라고 생각해 침묵합니다.

기자가 되고 나서는 "나는 아직 모르는 게 많은 젊은 말단일 뿐이니까. 부장이 되면 말할 수 있을 거야."라고 미루게 됩니다.

그런데 막상 부장이 되고나면 부장도 별 힘 없는 존재이기는 마찬가지임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나는 이제 보도국에 더 이상 선배가 없는 기자가 되었습니다.

은퇴 후의 삶도 물론 있겠지만, 현업 기자로서는 더 올라갈 곳도 없습니다.

그런 지금도 내가 알고 믿는 바를 말하지 않는다면, 언제 말할 수 있겠습니까.


언젠가는 나도 그처럼 소박하고 가차없고 명쾌한 말씨를 가진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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