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까지 100마일
아사다 지로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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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일본 소설들은 대부분 경쾌하고 일상에서의 소소한 것들을 아기자기하게 풀어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었다. 아니면 아주 사람 심리를 교묘하게 자극하여 눈물을 쏙 빼놓게 하는 것으로 유명한 것 같다. 이 책은 이 두 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아픈 엄마를 살리기 위해 여행을 하게 되는 그 설정과 주인공의 집념이 아버지가 편찮으시지만 아들의 역할을 아무 것도 못하고 있는 나에게 말할 수 없는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였고 저절로 눈물이 흐르게 만든 것 같다. 주인공이 나이고 소설속의 엄마가 내 아버지인 것으로 감정이입이 저절로 되었던 것 같다.

소설 속에 나오는 여러 인물들 하나 하나가 모두 뭔가를 생각하게 하는 캐릭터들이다. 똑똑하고 성공하였지만 차가운 형들, 주인공 엄마가 여행을 견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젋은 의사, 지갑채 여행경비를 대주는 사채업자 등등.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뚱뚱한 창녀(이름이 생각이 나질 않는다)가 보여주는 세상에 없을 것 같은 사랑과 자식들을 위해 평생 헌신한 엄마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다만, 별을 4개만 주는 것은 팍팍한 인생에 있어서 힘을 주기 위한 의도였는지는 몰라도 또는 카타르시스의 완결을 위해서였는지는 몰라도 너무 이상적인 캐릭터들과 약간은 인위적인 결론과 같은 작가의 지나친 친절함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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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ook Thief (Paperback) - 『책도둑』 원서
마커스 주삭 지음 / Alfred A. Knopf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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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에 광고에서 처음 이 책에 대해 알게 되었고 제목에 끌려 알라딘 검색을 해 보다가 영어 공부도 할 겸 과감히 원서로 도전하게 되었다. 물론 번역본이 1,2권으로 나누어져서 원서가 훨씬 싸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었고.

별 기대를 안 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정말 책을 읽으면서라던가 책을 읽고 난 후의 뭐라 할 수 없는 먹먹함은 상당히 크다. 2차 세계 대전중 독일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해서 그런지 '안네의 일기'와 비슷하게 전쟁 소설 중 하나로 볼 수도 있겠으나 형식의 차이인줄은 모르겠으나 그 감동은 비교가 힘들다. 화자가 죽은 사람들의 영혼을 접수해 가는(가볍게 해주는) 저승 사자였던 것도 괜찮았던 것 같다. 담담한 어투로 그렇게 비극적인 사실들과 극적인 반전을 다른 화자로 얘기하기가 쉽지 않았을 듯 하다. 전체적으로는 상당히 어두울 수 밖에 없는 배경과 사실이면서도 약간씩 묻어 있는 (숨어 있는) 유머도 책을 읽는 재미를 더욱 크게 하였던 것 같다.

영어가 아주 쉽지는 않지만, 사전을 두고 찾아가면서 읽을만 하다. 꽤 두툼한 소설을 원서로 읽었다는 뿌듯함도 느낄 수 있어 참 좋았다. 원서였기 때문에 재밌지 않았더라면 결코 끝까지 읽어내지 못했을 것이라는 점만으로도 분명 큰 재미를 느꼈음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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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그림자 1 잊힌 책들의 묘지 4부작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정동섭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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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래봤자 몇 권 안 읽는데 위 제목처럼 쓰니 좀 쑥스럽긴 하지만, 정말 정말 재밌는 소설이다.

처음부터 '장미의 이름'이라는 영화를 생각나게 하는 '잃어버린 책들의 무덤'이라는 곳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더니 여기에서 우연히 주인공이 선택한 책 한 권으로부터 한 세대 정도의 시간을 넘나들며 이야기를 정말 재밌게 이어가는 글쓴이의 재주가 보통이 아니다. 거울 안에 또 하나의 거울이 들어 있는 것과 같은 전개와 주인공과 카락스의 운명이 왠지 모르게 비슷하게 전개되는 것 같아 혹시라도 비극으로 끝날까봐 끝까지 조마조마 하게 읽은 건 나뿐인지 모르겠다.

기차를 타고 왔다 갔다 하며 단숨에 읽어 버린 후 책을 즐겨 읽는 지인에게 적극 추천한 바, 지인으로부터도 찬사를 받은 걸 보면 나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분들도 즐겨 읽지 않을까 감히 단언한다.

이 책이 스페인에 대해 관심을 갖게 만들었는데 얼마 후 한 중앙지에 스페인 스페셜 기사가 나왔는데 이 책때문이었는지 그냥 지나치지 않고 읽어보게 되었고, 저절로 '스페인'식 식당을 검색해 보게 되었음을 참고 삼아 말씀드린다. 게다가 유로2008 우승을 스페인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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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
리오 휴버먼 지음 / 책벌레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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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책이나 세계사 책들이 주로 연대기 순으로, 또는 주요 사건 (예를 들면 전쟁이나 왕조의 교체 등등)으로 나열하지만, 이 책은 일상 생활에서 사람들이 겪었을 그러한 예를 가지고 정말 감칠맛 나게 중세부터 현대까지의 역사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곳곳에 숨어 있는 저자의 기지와 위트는 말을 풀어나가는 모양새 뿐만 아니라, 소재의 선택에서도 충분히 엿볼 수 있다.

현재 공산주의가 붕괴되고 세계화라는 열기 속에 자본주의가 가장 추악한 형태로 변신해 가는 건 아닌지 매우 염려되던 차에, 사실 자본주의가 태동부터 그다지 멋진 모습은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본질은 수백년이 지나도 별로 변하지 않은 것 같다.

이 책과 함께 <올리브나무와 렉서스>, <세계는 평평하다>와 같은 책으로 균형을 맞추는 것도 좋겠고 <세계화의 덫>이나 <미국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들> 또는 <누가 세계를 지배하는가>와 같은 촘스키의 책들로 현실의 시점에 맞춰 보충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내 아이들에게 언젠가는 꼭 추천하고픈 소중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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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인을 기다리며
존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 들녘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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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쿳시?던가... 아무튼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라고 한다. 솔직히 난 문학과 거리가 먼 사람이어서 그런지 노벨문학상과 같은 거창한 상을 수상한 작품들은 그다지 감흥이 없었다. 그런데 이 책은 제목이 너무 끌려서 읽게 되었는데.. 와... 정말 멋진 책이다. 문학의 힘이 뭔지 알겠다.

예전에 한 때 이문열의 소설을 읽을 때,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던가... 그 작품하고 사랑.. 이던가 (구석기 시대를 배경으로 했던)를 읽을 때의 그 느낌과 비슷했으나 감흥은 그보다 몇 배 더 한 것 같다. 아마 읽었던 시절이 다르기 때문일 수도 있고, 객관적으로도 완성도가 더 높아서 일 수도 있다. 아무튼...

현실을 이렇게 잘 비유해주는 문학작품은 흔치 않은 것 같다. 꼭 주변 지인들에게 알리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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