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타이탄 - Clash of the Titan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헬라스신화에서 이야기되는 신계전쟁은 두가지가 있다. 하나가 티타노마키아, 다른하나는 기간토마키아다.
두가지 다 올림푸스의 신들이 권좌를 걸고 벌인 최대의 세계대전이었는데 티타노마키아를 통해 티탄들은 올림푸스 신들에게 자신들의 권좌를 물려주게 되고 기간토마키아를 통해 올림푸스 신들은 불안했던 자신들의 권좌를 확고히 하게된다. 즉 티탄들은 그냥 불량괴물들이 아니라 자신의 영역을 가진 신들이었다 이 말이다.
따라서 헬라스에선 족보도 없는 크라켄을 굳이 헬라스신화에 구겨넣고 싶다면 티탄이 아니라 차라리 기간테스로 분류하는 것이 어울렸을 것이다. 설사 크라켄이 티탄이라는데 이의가 없다해도 영화에서의 크라켄은 자신의 의지대로 전쟁을 하는 주체가 아니라 풀어놓은 미친개에 불과하지 않은가. '마지막 하나남은 티탄의 최후'씬은 스펙터클하긴 하지만 타이틀이 될만한 자격은 없다.(크라켄이 데미갓이었는지 티탄이었는지는 사실 잘 기억이 안난다. 데미갓 크라켄이 티탄을 향한 하데스의 최종병기였던가?)
그건 그렇다치고,,,
샘 워싱턴은 본작에 이르기까지 세가지의 존재론적 캐릭터를 연속적으로 연기하고 있다. 기계와 인간사이, 외계인과 인간사이, 신과 인간사이, 세가지 배리에이션은 나름 다양한 가치관을 투영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본작에서 신성을 거부하는 당위는 두번 반복되는 페르세우스의 의미심장한 대사에서 설득력을 찾을수 있다.
'내게 필요한 것은 여기 다 있어요.'
두명의 아빠에게 다른 의미의 같은 대답을 하기 위해서 페르세우스는 그토록 신성의 손길을 거부했었다. 첫번째 아빠의 귀에 들린 진짜 의미는 '저는 아빠만 있으면 충분해요' 였다. 파파보이 페르세우스는 아빠를 상실하고 나서 더 거대해진 세상에서 더 위대한 두번째 아빠를 만난다.
두번째 아빠에게 페르세우스의 진의는 '저는 아빠가 필요없어요'였다. 파파보이가 남자로 거듭나는 고색창연한 성장 스토리- 본작의 가치관이다. 터미네이터와 아바타가 비교적 트랜디한 존재론적 고뇌를 담고 있다면 본작은 잘난아들 컴플렉스와 파파컴플렉스로 똘똘뭉친 헬라스신화 본연의 논점을 고스란히 유지한다. 한가지 다른점이 있다면 엔딩인데, 어른들을 위한 신화는 비극을 미화하지만(아빠나 아들 둘중 하나는 꼭 죽어야 화해한다) 12세들을 위한 본작은 희극을 미화한다.(안웃긴 희극은 미화할 필요가 있다.)
ps: 도대체 왜 제목은 타이탄족의 멸망이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