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따르는가>를 읽고 난 후 느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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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애플 수석부사장이었던 제이 앨리엇이 20년간 스티브 잡스와 함께 일하면서 지켜보았던 스티브 잡스만의 독특한 경영 방식을 다룬 책. 그가 기업과 그 안에 소속된 사람들을 어떻게 이끌어가는 지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사실 스티브 잡스의 경영 방식이 옳고 그른지에 관한 논쟁은 그가 죽은 지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뜨거운 도마 위에 올라있다. 그가 만들어 낸 결과와 영향력은 누가 봐도 전에 없을 정도로 혁신적이고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과정’에 대한 논란이 끊일 수 없는 것 같다.
당당한 성격과 독선적인 성격의 연장선 위에 서 있었던 스티브 잡스. 그를 오랜 기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봤던 글쓴이의 책을 읽고 나니, 스티브잡스에 대해 조금이나마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스티브잡스와 애플에 대해, 혹은 그와 관련한 기업이나 제품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은 읽어봐도 좋을 듯하다.
그러나 책 내용이 난잡하다는 느낌이 들고, 전반적으로 뭔가 흩어져있는 느낌이다. 책의 알맹이는 재밌지만 뭔가 껍데기는 다듬어 지지 않았다는 느낌이 강했다.
표지만 보면 스티브잡스의 경영관과 리더십에 관한 내용인 것 같지만 책을 읽다보면 그의 가치관, 성향, 성격, 채용 방법, 기업을 이끌어가는 방식, 그가 즐겨 쓰던 말투, 사람을 대하는 방식, 디자인과 제품을 대하는 방식, 다른 기업인들을 대하는 그의 태도 등 스티브잡스에 대한 에피소드가 낱낱이 쓰여져 있다.
물론 그 모든 이야기들이 스티브 잡스의 경영 방식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내용들이긴 하지만.. 좀 더 체계적이고 깔끔하게 분류된 난잡하지 않은 목차를 가지고 책을 냈으면 훨씬 흥미로운 책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 그가 거쳐 온 사람들을 분류해서 기업인이면 기업인, 직원들이면 직원들, 구직자면 구직자, 협력업체 사람들이면 협력업체 사람들, 언론인이면 언론인 이렇게 딱 나눠서 인터뷰 형식으로 먼저 소개하고 정의를 내리고 그들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설명한다든지
■ 채용부터 교육 및 기업에 물들어가는 과정, 팀을 이루고 협력해가는 과정, 경력자를 채용하고 함께 성공해나가는 순서대로 구성을 한다든지
■ 그냥 단순하게 연대나 시간이 흘러가는 순서대로 구성을 한다든지
음... 무튼 이 책에 대한 느낌은 한마디로 재미는 있으나 난잡하다. 타임킬링 혹은 스티브잡스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하는 용도로는 OKAY.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사실과 근거를 얻는 용도로는 NO.
왜 따르는가? 라는 큰 제목에 대한 원인들
애플이, 그리고 미국 기업들이,
그리고 전 세계가 스티브 잡스를 존중하고 따랐던 이유
1. “우리는 해군이 아닌 해적이다!”
애플이라는 기업이 커지면 커질수록 스티브잡스는 고민이 많았다. 규모가 커질수록 위험이나 모험을 피하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해군적인 기질을 버리고 공격적이고 적극적으로 고객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소규모로 통합된 프로젝트 팀을 중시했다. 애플이 항상 창업조직처럼 변화에 강한 기업이기를 바랬으며, 항상 원대한 비전을 설정하고 전사적으로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꽃피우기 위해 노력했다.
2. A급만 채용하라.
말단 직원부터 임원급 직원까지. 자신의 스타일과 완전히 일치하는 사람을 채용하려 했다. 필요 조건을 규정하되 너무 엄격히 적용하지는 않았고, 구체적인 이력이나 경력보다는 그 사람이 애플에 와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어떤 능력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를 물었다. (참고로 경력직에 희망했던 사람이 찾아와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보여주겠다며 켠 델 컴퓨터를 보고 바로 나가라고 했을 정도로 그는 작은 부분까지 놓치지 않았다고)
애플과 관련한 부분 뿐 아니라 자신의 관심 내에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도 듣고자 했던 스티브 잡스는 자신과 비슷한 것에 관심을 두며 흥분하는 사람은 무조건 채용했다고 한다. (맘에 드는 대답을 한 사람에게 그 자리에서 몇 백 만원을 호가하는 시계를 선물로 주기도) 또한 보통의 채용 과정을 벗어나 강의를 나가서, 연구 그룹에서 눈 여겨 보다가, 자사 직원의 추천으로 채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3. 제품에 대한 몰입과 열정으로는 그를 이길 사람이 없었다.
그는 확실히 까다롭고 확실히 논란을 야기하는 사람이었으며 화가 나면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절대로 개인적인, 감정적인 일이 아닌 오직 제품과 관련한 일에만 민감하게 반응했다. 잡스는 모든 단계에서 제품 개발을 직접 관리했으며, 말단 사원의 프레젠테이션까지도 주의 깊게 들었다. 항상 스스로가 애플의 최종 소비자가 되어 작은 부분까지도 따지고 들었으며 조금이라도 제품의 사용이 복잡해질 것 같으면 과감히 잘라버렸다. 일상 속에서 100% 소비자의 입장을 가지고 눈에 불을 켜고 고쳐야 할 점을 찾아냈다. 그의 진정한 열정은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들에게 옮겨가며 더욱 협력적인 팀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4. 그 외 직원들을 위한 배려들
스티브잡스는 다른 CEO와 달리 수익 · 주가에 무관심했고 제품이 성공하면 당연히 재무적인 수익은 뒤따를 것이라 생각해 성공적인 제품을 만드는 것에만 열중했던 사람이었다. 그래서 일정 수익이 나면 직원들에게 보상을 해주는 개념이 아니라 성공적인 제품을 만들고 나면 직원들에게 보상을 해줬다고 한다.
■ 우선 애플 입사 시 첫날 바로 애플의 스톡옵션 제공(주인 의식을 강화하여 제품의 발전에 힘쓸 수 있도록)
■ 재무 상태가 아닌 제품 실적에 근거, 최고 경영진을 뺀 모든 직원들에게 특별 보너스 제공(빳빳한 새 100만 달러짜리 새 지폐를 팀에 직접 방문해 눈을 맞추며 지급)
■ 일정 목표를 달성했을 때, 티셔츠와 파티 제공
■ 보상, 인센티브, 보너스 지급 시에는 선택된 몇몇이 아닌 팀 전체에게 지급
■ 버디 시스템을 도입하여 업무코칭 및 다른 팀과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 가능하도록 함
■ 애플대학을 설립해 임원들에게 주기적으로 리더십에 대한 코칭 프로그램 제공
“나는 우리가 해낸 일 뿐 아니라 해내지 못했던 수많은 일들도 자랑스럽게 여긴다.” BY. 잡스
인상 깊었던 부분 정리
1. 제이 앨리엇의 회고 중
"스티브는 록스타와 같았다. 급작스레 성공했고 돈도 많이 벌었다. 그리고 실리콘밸리의 총아로 유명인이 되었다. 하지만 스티브는 사업이나 교육 쪽에는 기초 지식을 갖고 있지 않았다. 대부분의 잘나가는 기업가들처럼 사교술에 능하지도 않았다. 그의 이력서로는 GE나 올리베티, 구찌, 포드같은 회사에는 들어갈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의 경영 스타일은 대학교 교재에 소개될 수도 없었다. 협상이나 합의를 이뤄내는 방식에도 서툴렀다.
대신 그는 제품을 만드는 예술가였다. 특히 음악가 같은 예술가와 공감을 나누기는 해도 대부분의 기업 경영자들과는 공감을 나누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그의 이러한 부분은 그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마법이 될 수도, 불행의 씨앗이 될 수도 있었다.
리더로서 스티브의 자질을 이해하려면 세계 최고 오페라 극단의 지휘자나 예술 감독에 그를 비유해야 한다. 그는 변화를 일으키는 리더였다."
2. 점유율과 높은 판매실적만을 위한 기업들을 보며
"무조건적인 높은 수익성을 얻는 대신 그들이 지불한 대가는 미래였다."
3. 스티브 잡스처럼 항상 변화를 추구하는 이들에게
"개인에게만이 아니라 조직에서도 세상을 바라보는 시간이 고정되어 현실에 안주하게 되는 일이 흔히 일어난다. 세상은 변하고 계속 진화하며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 기미가 보이지만, 한곳에 정주한 사람들은 그것을 보지 못한다.
덕분에 신생 기업들은 최대한의 이점을 가진다. 대기업은 이처럼 안주하는 습관을 갖고 있다. 대체로 대기업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고정된 데다가 일선에서 이러한 변화를 가장 가까이 접하고 있는 사람들과 고위임원들 간에는 효율적인 소통 통로가 열려 있지 않다.
하위 직급에서 이러한 변화를 직시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는 있지만, 무언가 조취를 취할 수 있는 최고 임원에까지 그 말이 전달되는 데 가끔은 10년이 걸리기도 한다. 하위 직급에서 제대로 일을 해내고 있음에도 고위 임원이 그 일을 망쳐놓는 경우가 허다하다. IBM과 PC 사업이 이를 입증하는 좋은 예다.
인간이 조금만 지나면 하나의 세계관에 안주해버리는 이러한 특성이 사라지지 않는 한, 신생 기업과 젊은이들에게는 늘 혁신의 기회가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