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빵빵 스토리가 있는 영어회화 3 일빵빵 스토리가 있는 영어회화 3
서장혁 지음 / 토마토출판사 / 2013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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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문제집이나 실용서는 웬만하면 추천 잘 안하는데 (귀찮아서.. 혹은 어차피 하는 사람 마음먹기에 달린 거라 선뜻 평가하기가 좀 그래서..) 처음으로 영어회화책을 추천해보고자 한다.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학교를 다니며 (자의 아닌 타의에 의한) 학교 소속 한국어학원에서 봉사활동으로 한국어 도우미 활동을 했었다. 나는 베트남 심장외과 전문의 친구를 맡았는데 이 친구는 한국에 온지 얼마 안되서 정말 가나다도 모르는 친구였다. 그래서 매주 2번씩, 1회당 2시간을 순도 99% 영어로 대화를 해야 했다. 그간 외국인과 5분 이상 말을 나눠본 적 없던 나는 큰 난관에 부딪쳤다..(아 오픽 시험칠 때 만나는 가상의 인물 에바빼고..) 그래도 그동안 같은 학교나 같은 학과 외국인 친구들은 기본적인 한국어는 할줄 아는 아이들이었는데..

 

 그래도 걱정했던 것보다 말이 잘 통했지만 베트남 친구가 한국 친구들은 메일이나 편지를 보면 안 그런데 왜 만나면 단어 단위로 끊어서 대화를 하냐고 물었다! (너에게 한국 친구는 나밖에 없는데 말이야..) 그리고 제일 인상 깊었던 게 어느 날 그 친구가“되었다” 가 왜 “됐다”랑 같은 거냐고 물었다. 그래서 내가“It's an abbreviated expression" 이라고 대답해주니 -_- 이 표정으로 한참 있다가 (아마 무슨 뜻인지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던 듯) ”아아 스킵?“ 이러고 마는거시였다..

 

 슬슬 나는.. 회화의 절실함을 느꼈다. 단순하면서 간결하게 말하고 싶었다. 나도 베트남 친구가 쉽고 많이 쓰는 한글 단어가 따로 있는데 책에서 본 이상한 단어 외우는 데 시간 낭비하면 안타깝고 그랬다. (교재에 커피 마시는 챕터가 있었는데 카페를 다방이라고 표현하고, 친구는 그걸 또 열심히 외우고..) 그래서 처음에는 3030 시리즈 - 유치원편부터 시작했다. 이 시리즈도 유명하고 재밌다. 근데 뭐랄까.. 4권인데 한 권당 하루에 천천히 30분씩 30장. 근데 나는 이상한 곳에서 성격이 급해서 혹은 욕심 때문에? 하루에 10장씩 빨리빨리 나가고 그랬더니 회화구조는 입에 익었어도 뭔가 2%의 찝찝함이 있었다. (근데 이 책도 좋다. 초보자에게는 이 시리즈도 많이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래서 또 찾아보다가 발견한 것이 이 책. 그냥 회화책 칸에서 혼자 디자인이 제일 예쁘길래 대충 훑어봤는데 한 챕터마다 미드대본, 발음연습, 회화패턴연습이 깔끔하게 구성되어 있는 거다. 그래서 샀다.

 

 

 그리고 집에 와서 MP3 파일을 다운받으려는데 팟캐스트 전용앱으로 듣게 되어 있었고, 강의 하나에 4~50분씩... 워매 이건 하루에 10장씩 막 들을 수 있는 강의가 아니네하고 며칠 동안은 일단 책만 봤다. 근데 대본이 이해가 잘 안 되는 거다. 내용이 장마다 이어지지도 않는 것 같고, 그래서 며칠 뒤에 결국 들어봤다.

 

 내가 처음 들은 강의가 외국인이 말할 때 Really와 Actually의 맥락을 어떻게 구분하는지가 나오는 강의였는데 듣자마자 이거다 싶었다. 내 스타일이었다. 뭔가 재밌고 파트마다 이해가 충분히 되게 설명해주고 음. 내가 좋아하는 진정한 차별화가 된 방송이었다. (고급화되고 정형화 된 굴지의 세계 가구 기업들 속에서 혜성처럼 나타난 이케아같은 느낌?) 무튼 의심이 간다면 일단 팟캐스트 방송을 하나라도 들어보길 권한다. 강의하시는 선생님이 미국에서 건축을 전공하신 분이라는데 나는 그 글을 읽어보기 전에 미국에서 오신 작가님 혹은 글을 쓰시거나 한국어를 공부하신 분인줄 알았다. - 은근히 강의에서 사용하시는 한글 단어들도 수준이 높다. -

 


 

 

 정해진 글자만 읽고 들을 줄 아는 것을 “말을 잘한다”라고 우리는 표현하지 않는다. 듣고 말하고 있는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나만의 생각으로 다듬어 다른 사람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말을 잘한다고 한다. 이 책으로 계속 공부하면 말을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책에 나오는 미드는 바로 프렌즈. 그리고 글의 맥락 이해를 돕고자 프렌즈를 다운받아 보기 시작.. 2달 만에 지금 7시즌까지 끝남. 중독성이 후덜덜.. 사실 강의를 듣고서도 한참 피비가 여자인지 몰랐다.. 그리고 모니카가 그렇게 예쁠지도 몰랐다. 근데 그렇게 보고나니까 강의 듣는데 도움이 됨! 그 장면이 막 생각남. 모든 화가 다 웃겨서 기억에 남음)

 

 하루에 1-2장씩. 50분이 넘어가는 강의들도 더러 있어서 좀 길어지면 한 장을 듣고 강의가 좀 짧은 날은 2장씩 들었다. 그러다보니 7월 초부터 들은 방송인데 오늘 95강까지 들었다. 한 시간은 강의 듣고 한 2분 동안 눈으로 쭉 훑고 패턴 맞춰서 내가 하고 싶은 말 정리해보고. 

 

 예를 들어, 오늘 배운 패턴. When did you 동사 ~ / 너 언제 ~했니? 가 나오면 책에 나오는 예문 말고 나 혼자 만들어본다. 최대한 실생활에 쓰일 것 같으면서도 영어로 잘 표현 안해본 거. 뭐 좀 틀리면 어떠랴 오히려 나중에 아 옛날에 그렇게 표현한게 틀렸었구나 하고 기억에 더 잘 남을 거라 생각.

 

 

- When did you withdraw your entire balance? (너 언제 통장 잔고 찾았니?)

- When did you close an installment savings account? (너 언제 적금 깼니?)

- When did you get your wisdom tooth pulled? (너 언제 사랑니 뽑았니?)

- When did you last be under anaesthesia? (마지막으로 너 언제 마취했니?)

 

 이런 식으로 그냥 내 생활과 관련해서 문장도 만들어보고 익히고. 최근 남자친구가 마취하고 사랑니 뽑은 것과 오늘 외환은행 갔다온 영향이 컸던 듯.. 암튼 이렇게하고 공부한 거 복습하면 2시간 후딱 지나간다.

 

 일빵빵 교재는 3탄까지 나와 있다. 1탄에서 2탄, 2탄에서 3탄으로 갈 때마다 책의 구성이 조금씩 바뀌는데 1탄은 1-2인칭과 의문사로 이루어진 기본적인 구성, 2탄부터는 직접 발음 듣고 적는 칸이 생기기 시작했고 - 이걸 셰도잉이라 하나? -, 3탄은 아직 안 들어서 모르겠지만 보아하니 듣고 적는 칸이 엄청 길어졌다. 빨간색 줄도 생겼는데 뭘지 궁금.

 

 결과적으로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영어로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을 정도다. 그리고 모르는 단어나 뜻을 찾아보고 적용해보는 게 즐거워졌다. 굉장히 좋은 책인데 다른 블로그나 온라인 대형서점 리뷰에 자세히 적힌 글이 많이 없어서 안타까웠다. 출판사에서는 거의 체험단을 두고 홍보하고 하는데 정말 마케팅보다 질로 승부하는 출판사인가부다.. 무튼 여태까지 비슷비슷한 영어회화책으로 혹은 강남, 종로로 학원 다니면서도 실질적인 효과를 못봤다면 이 책으로 공부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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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조 2014-11-30 21: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이제 시작하려는 찰나에 좋은 글 보고갑니다.

보영 2015-05-26 19: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최근에 알게된 일빵빵~들어보니 너무 잼있고 학원에서 듣는강의보다 더 알기쉽게 설명해주는것 같아 영어가 흥미로워집니다~팟캐스트 일빵빵 영어최고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