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균 평전 - 시대를 거역한 격정과 파란의 생애
허경진 지음 / 돌베개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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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균은 왕왕 조선 초기의 삼봉 정도전과 비교가 된다. 두 사람 사이에는 공통점도 있지만 차이점 또한 많은 것이 사실이다. 우선 삼봉은 권문세족에 맞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개혁적인 성향의 구상들을 이성계가 가진 무력을 배경으로 실제로 고려왕조를 멸망시키고 조선을 개창하는 형식으로 실현을 했다. 그러나 2차 왕자의 난으로 방원에게 죽임을 당하면서 완전한 결말은 맺지 못했지만 조선 초기 국가의 초석을 세우면서 자신의 개혁적인 구상을 광범위한 부분에 걸쳐 심어 놓았다고 생각한다.

그에 반해 허균의 경우엔 자신의 지식이나 학문의 수준에 비해 권력이나 명예로부터 약간은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피해의식으로부터 개혁적인 구상을 세우게 되지 않았나 생각이 된다. 명문가의 자손으로서 출중한 학문과 자질을 갖추고는 있지만 관운은 그다지 없었다고 말 할 수 있을뿐더러 그 형제들 또한 그다지 관운이 없었다고 말 할 수 있다. 다만 그의 학문적 수준은 조선뿐만 아니라 명나라에서 더 유명세를 탔다는 사실은 그의 사회적 불만에 대한 개혁적인 구상들을 쏟아내는데 일조를 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잦은 유배와 굴곡이 많은 그의 인생유전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이 되고. 서두에 삼봉과의 비교를 했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허균의 구상이나 개혁적인 사상들은 홍길동전 등 일부 문학작품 속에서만 존재할 뿐 실현된 것은 거의 없다는 사실일게다. 태종이 확립시켰던 서얼차별정책 등이 허균의 구상대로 철폐와 개혁이 되었다면 분명 역사는 달라졌으리라 생각한다. 미완의 혁명가이자 불운한 지식인이었던 허균의 삶이 잘 조명된 책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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