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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당평전 1 (양장) - 일세를 풍미하는 완당바람, 학고재신서 31
유홍준 지음 / 학고재 / 2002년 3월
평점 :
절판
난 추사체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審美眼이 없어서 歲寒圖의 眞價에 대해서도 비편을 할 정도의 수준도 못 된다. 하지만 완당평전을 읽고 나서 완당을 서양의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비교해도 그 격이 높으면 높앗지 낮다고는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완당평전을 덮고 난 후 그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간송미술관에서 개최되었던 완당특별전을 힘들게 찾아 갔었고 봉은사 版殿 현판과 해남 대흥사와 일지암, 제주도 대정에 있는 추사적거지까지 가급적이면 완당의 발자취를 따라 다녀왔다. 물론 예산에 있는 추사고택까지도.
완당의 발자취와 숨결을 따라 다닐수록 확실해지는 한 가지는 인간적으로 완당은 참 불행한 사람이었음을 느끼게 되었다는 것이다. 학문과 금석학에 대한 지식이나 추사체라는 자신만의 독특한 서체를 완성할 정도의 일가를 이룬 재주, 임금에 대한 충성 등 그 어느 것 하나 최고가 아닌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행복은커녕 인생의 절반이상을 유배생활로 채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남긴 서화나 저작들은 그런 불행했던 환경으로 인해 더욱 빛을 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진심으로 그 열정에 고개가 숙여진다.
알려진 바로 가장 末年作이라는 판전 현판을 목이 뻐근해질 때까지 올려다보고 난 후의 느낌은 불행했던 완당이었지만 그 뒷모습은 너무 아름답다는 것이었다. 아직도 완당은 판전 속에서 살아 있는 듯 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