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길산 1 - 구판 황석영 대하소설 12
황석영 지음 / 창비 / 199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에 KBS에서 방영 하던 프로그램 중에 TV문학관이란 것이 있었다. 거기서 보았던 것 중에 “삼포 가는 길”이란 제목의 드라마가 있었다. 하얀 영상과 허름한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기억에 남아 삼포라는 지명을 사회과부도를 갖다 놓고 한참동안 찾아보다가 결국엔 찾지 못했더랬다. 한참 시간이 흐른 후에 그 작품의 원작자가 황석영이란 사실을 알았고 그 반가움으로 장길산의 첫 권을 망설이지 않고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한 질을 다 살 수 있는 형편이 못 되어 돈이 생길 때마다 낱권으로 구입을 해서 보았기에 매권의 마지막장을 넘기기가 그렇게 아쉬울 수가 없었다.

가지지 못한 밑바닥 인생들의 고단한 삶의 묘사와 이제는 시간이 흐름과 더불어 분단으로 인해 잊혀져 가는 황해도 구월산 근방의 주옥같은 언어와 토속적인 사설들, 인간다운 삶을 위한 민초들의 삶의 방식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아름다운 장편으로 내게 남는다. 현실 속에서도 신분의 벽을 넘어 모두 다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장길산이 孤軍奮鬪했던 것처럼 작가 또한 분단 조국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방북을 하고 오랫동안의 해외체류와 영어의 몸이 되는 일련의 사건들을 몸소 겪어 내는 것을 지켜보면서 얼마나 힘든 여정인지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고 감히 말하면 지나친 비약일까?

이제는 예산의 내포땅에 자리를 잡고 창작에 몰두하고 있는 황석영님의 모습을 보면서 책 속의 장길산의 미완의 혁명이 아닌 만민평등의 통일된 참세상을 상상해 본다. 아직도 백두산 언저리엔 길산의 희망이 자라고 있으리라 믿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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