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촌수필 - 이문구 문학선 나남문학선 1
이문구 지음 / 나남출판 / 1999년 10월
평점 :
품절


나의 고향은 관촌에서 40리 북쪽인 보령시 청소면이다. 일찍 고향을 떠나온 탓에 고향의 언어에 대해 많은 부분을 잊있지만 이문구님의 관촌수필을 통해 기억을 조금은 찾을 수 있었다. 신혼 살림을 처음 차린 단 하나뿐인 이모가 살았던 갈머리에 대한 추억. 아마 나보단 갈머리 붱재에 있는 대천여고를 다닌 고행 친구들에게 더 친숙한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다. 질펀한 전라도 사토리가 묻어나오는 조정래의 태백산맥을 보면서 우리 말의 깊이와 넓이에 탄복을 했었는데 정작 관촌수필을 통해서는 눈가에 맺히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그렇게 가슴에 와 닿을 수 없었다.

비록 잊혀진 말들이 많아서 간혹 어머님께 여쭈어 보면서 기억을 되살리며 조심조심 한단어 한단어 집어가며 읽었던 아름다운 책... 지금은 많이 변해버린 갈머리지만 아직도 내 마음 속에는 70년대 21번 국도가 지나가던 갈머리가 남아있다. 작고하신 이문구 선생님의 작품을 더이상 기대 할 수는 없지만 선생이 남긴 이 작품은 오래도록 내 가슴 속에 남아 있으리라. 새로난 우회도로로 깍여나간 부엉재가 눈 앞에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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