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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고의 교수들은 어떻게 가르치는가
켄 베인 지음, 안진환.허형은 옮김 / 뜨인돌 / 2005년 4월
평점 :
절판
시대에 따라 학습의 내용과 방법은 달라지게 마련이다. 조선시대에 사서 삼경을 공부했다면, 현재의 대한민국은 국어, 영어, 수학, 과학을 공부해서 대학 전공을 공부해야 한다. 각각의 공부 방법은 모두 틀리고, 필요로 되어지는 사고 기술 능력도 현저하게 틀리다. 또한 당시 사회에서 필요로 되어지는 능력의 정도도 틀리다고 생각이 되어진다.
이 책의 원제는 "What the best college teachers do" 이다. 여기 제목에서부터 우선 막히는 부분은 최고 대학 선생들의 기준을 무엇으로 두고 선정을 했을까? 여기에 대한 저자의 논의는 은근슬쩍 시작을 하다가 곧장 사라져 버린다. 그래서 무엇을 중점에 두고 최고의 교수들을 선정했는지는 아직까지 미지수이다. 전체 책의 논의를 두고 보았을 때, 저자 나름의 최고의 교수는 학생들의 삶의 도덕적 가치와 인식의 변화를 가져다 주어 행동의 변화로까지 이끌어 낸 교수를 지칭하는것 같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학생들의 대상군에 대한 분석도 없으니, 저자는 도대체 무엇을 기반으로 했는지, 그리고 왜 이 교수들을 선별 취재 했는지 알수가 없다. 15년의 세월이라는 연구 조사지만, 무엇이 기반된 결과들이며, 선정된 결과들인지는 알 도리가 없으니, 긍정도 부정도 하지 못하겠다.
그럼 선정에 대한 논의를 넘어서, 저자가 말한 교수는 학생들에 소위 '변화'를 이끌어 낸 교수이다. 그 변화를 하기 위해서 다양한 교수법이 사용되어진다. 그것은 학생들의 호기심과 지적 자극을 이끌어 내거나, 교실 내외의 학습 환경을 조성하여 학습자의 적극적인 학습을 유도한다. 다양한 수업 방식을 이용하고, 다양한 채점 방식을 이용하여 학습을 이끌어 낸다.
여기서 내용을 천천히 읽다 보면, 켄베인의 학습과 가치관이 연결 되어 있다는 점을 알수가 있다. 즉 그는 학습은 이해의 영역이며, 이해를 통하여 추론하여 통합하며, 통합한 뒤에는 그것을 평가하는 종합적인 학습 해야 하며, 평가는 학생의 이해의 구축이 얼마나 잘 이루어졌는가, 그리고 그것을 통하여 자신의 삶에 어떤 적용을 시켰는가에 대한 학습-개인 성숙의 관계를 연관시키고 있다.
그러하기에, 교수자는 학생들의 상황을 알아야 하고, 학생들의 필요를 구체적으로 파악하여, 그들에게 제시할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허위의식을 버리고 그들과 삶과 삶이 부딪히는 진솔한 대화를 통해서 나아가야 하며, 주변 사물의 단순함에서 복잡함으로 지식의 연결고리가 이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켄베인이 생각하는 학습의 정의는 강단 철학에서 벗어나, 철학함을 배워야 한다는 하이데거의 논리와 상당히 비슷하다. 시대적으로도 "what to teach" 에서 "how to teach"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도 시대적으로는 동의하는 학습태도이다. 하지만 그의 저술 자체가 학습에 대한 저자만의 편견, 다른 학생들의 피드백에 대해서도 명확히 분석치 않은 자료에 대한 편협한 인상들, 최고 교수들이라는 칭호를 부여하는 자신만의 논리와 근거의 불명확성, 시대적인 인식을 추상화 시켜 절대적인 학습법을 비취는 기운들.....이런 것들은 솔직히 내 심기를 불편하게 한다.
이것을 내가 적용하기 위한 점은 무엇일까? 우선은 내가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내용을 정말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성에서 나아가 복잡성을 논의할 수 있는 교사의 수준은, 내 경험상 높은 수준의 학문적 통합성, 균형 그리고 논리 추론 구조화 능력이 필요한 영역이다. 이런 것을 갖추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여기에 나도 열심히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두번째는, 학생들의 필요를 파악하는 부분이다. 학생들의 필요를 파악하고 그들과 허물없이 지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또한 학습의 구조화 부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되는데, 학생들에게 하는 질문 호기심을 이끌어 내기, 단순함과 일상에서 질문을 유도하기 등은 많이 공감하게 된다.
그런데 적용하고는 싶지만, 적용이 어려운 부분은 가치에 대한 부분이다. 이것은 고등학교가 "study" 개념의 학습이라면, 대학은 "philosophy" 학습 개념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고등학교 이하 과목은 자신의 호기심과는 상관없이 수업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대학은 선택이 가능하다. 그것은 최소한의 관심을 가지고 수업을 참여하기에, Carl Jung 의 표현대로 한다면 그들의 무의식의 영역이 자신으로 하여금 그 수업을 듣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고등은 자신의 관심과는 상관없이 수강을 해야 한다는 부담이 존재한다. 그리고 추론이라는 이성적인 방법을 쓰기 보다는, 정의되어진 학습을 받아 들여야 한다는 부담도 존재한다. 이것으 일종의 약속되어진 정의를 바탕으로 학습이 펼쳐지는 독특함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대상이 틀리다는 점 또한 무시 못한다. 책의 제목대로만 한다면 최고의 대학 교수들인만큼, 수강생 역시 미국 전역에서 선발된 최고의 학생들인 것이다. 그들은 이미 12년 가량의 "study"과정을 거친 학생들이다.
그러므로, 이 책의 내용을 현실적인 초중고 과정에서 실현하고자, 심도 있는 연구가 있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