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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상학
아리스토텔레스 지음, 김진성 옮김 / 이제이북스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에 대한 이야기는 대학 3학년때 즈음에 들었으니, 이제 10년전이었던것 같다. 도서관에서 영어본을 복사해서 조금씩 읽어보긴 했더라만 당시에 기대보다 감흥이 오지 않아 나의 영어 독해 실력이 문제인가 했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은 질문은 있지만, 답변이 모호하다. 우선 그의 질문은 있다라는 것은 무엇인가로 축약할수 있겠다. 이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있다는 것을 가능케하는 원인(aitia)를 추적해 들어간다. 왜냐하면 사물의 있음의 원인을 파악하는 순간 '있다'는 것의 정체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4가지 영역에서 재료, 형상, 말미암음, 목적으로 나뉘어서 분석을 시도한다. 이 분류에 따른 분석은 범주론으로 이어져서 같음과 다름, 비슷함과 안비슷함, 무리와 꼴, 먼저와 나중, 전체와 부분등을 제시함으로써 원인에 대한 추적을 구체적인 사물로까지 확장을 시킨다. 범주론에 대한 핵심적인 원리는 모순율을 적용하여, 상대편의 논리를 반박하며, 자신의 '있음'에 대한 논리를 증명하고자 한다.
그런데 마지막에는 있음에 대한 분석들은 비판의 영역, 무엇은 무엇이 아니다와 범주론에 따라서 명확한 설명이 나오지가 않는 상황을 보여준다. 이쯤오면 사실상 당황을 하게 된다. 아르스토텔레스 본인은 열심히 책을 저술했다고 할지라도, 자신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 시원하지가 않다는 점이 의아하다. 읽는자로 하여금, 자신의 인식 방법론을 통하여, 스스로 철학함을 통하여 형이상학에 도달하기 위함인지는 잘 모르겠다.
형이상학에 대한 내용은 그다지 새로운 것들이 아니다. 내용도 그다지 복잡하지는 않다. 그러나 책을 읽고 있노라면, 그가 제시한 범주론과 사유방식의 세계는 아직도 살아있음에 전율을 느끼게 된다. 특별히 원인론에 대한 부분중 목적론에 대한 부분은 사회와 종교의 영역에도 영향을 주었음을 확인할수가 있었다. 특히 아퀴나스를 중심으로 신의 목적론에 따른 종교 생활은 아직도 설파되어지고 있는 내용중의 한가지이다. 그리고 이러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는 사실상 타고난 신분에 따른 목적론을 유도하지 않을까나 하는 의문점도 남기게 된다.
이런 고전의 책이 완역으로 나왔다는 사실은 정말 감사한 일이다. 자세한 주석과 그리스어 사전까지 완비된 책이라서 더욱 뿌듯하기만 하다. 철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은 사서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