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 세계사
크리스 하먼 지음, 천경록 옮김 / 책갈피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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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6월 25일 읽고 쓰다

 

낡은 정설이 도전받는다는 단순한 사실만으로도 사람들이 더 많은 관념에 의문을 던지도록 추동하기에 충분했다.

....종교적 예언들과 갖가지 성경 해석의 불협화음 속에서 사람들은 그 모든 것에 대한 의구심을 공공연하게 드러낼 수 있음을 난생 처음 깨달았다.

-316p

 

계몽사상가들은 혁명가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상층 계급 인사들의 후에 의존하는 반대파 지식인들이었다. 그들의 희망은 사회 전복이 아니라 사회 개혁이었고, 그것은 사상의 전투에서 승리함으로써 달성된다는 것이었다.

-319p

 

그들은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창조됐다"고 선언한 다음 비(非)백인들은 인간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331p

 

노예제가 자본주의의 성장을 낳은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성장이 노예제를 낳았다.

-334p

 

 

꽤나 오랜만에 사회과학서적을 읽었다.

8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양이라 읽는 도중 생각의 여로에서

헤매기도 했고 저자가 간략하게 넘어가는 부분이 참 많아서

지식이 부족을 여실히 느끼기도 했다.

많은 역사서가 승리한 사람, 그 지도자를 중심으로 서술된 데에 비해 이 책은 말그대로 '민중', 일반 사람들의 세계사를 다루고 있다. 유럽의 세계사책이 언제나 그러하듯이 서유럽 중심의 역사서술이긴 하지만 간간히 동양-그래봤자 중국-의 역사도 들어가 있다.

 

어떤 상황 혹은 사건이 뒷 사건의 배경이 될 때

그에 대한 설명이 좀 미약해서 고민하게 했다.

또, 산업자본주의가 성장하면서 노예제가 발달했고

그러한 노예제의 발달이 인종차별을 만들어냈다는 것이 새로웠다.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부분이었는데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제3세계, 아프리카 문화의 발전에 대해

다시금 생객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대학교 1,2학년때 수업때문에 읽은 것을 제외하곤

정말 오랜만이네, 이런 책.

홍세화씨가 말한 대로 '세상에 대한 무관심은 불의의 토양'이라고

생각하니까 능력부족이어도 찬찬히 이런 서적 읽어나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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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러판화집
알브레히트 뒤러 지음, 강승주 옮김 / 현대지성사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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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6월 29일 읽고 쓰다

 

뒤러의 판화를 처음 본 것은 [뒤마클럽]에서 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퍼즐을 맞추어가듯 게임하는 식의 그 소설에서
뒤러의 판화는 호기심 혹은 두려움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뒤러는 15세기 독일의 화가이자, 판화가이자, 미술평론가.
독일의 르네상스를 마련했다고 알려지는 인물이고
고딕미술을 확립시키는데 일조했고 [묵시록] [아담과 이브]등
종교적 색채-시대적 상황때문이었겠지만-를 띤
작품들을 많이 남겼다.
[뒤러판화집]은 뒤러의 목판화와 동판화 중 유명한 300여점을
추려 정리한 것.

벗뜨, 이 판화집의 번역은 꽝이다.
"그가 1492년 이전에 바젤에 오래 체재했을 가능성은 목판화를 위해
그린 225점이 넘는 소묘를 그가 진짜 그렸다는 것을 신뢰할 수 있는
가에 대한 난제를 감소시켰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문장이라니.
우리말에 대한 이해,라는 것이 있는 것일까?
뒤러 판화에 대한 감동 자체를 그대로 깍아버리는 듯하다.
책의 구성도, 300점이 넘는 판화 작품 하나하나에 대한 설명이
앞의 몇 장에 다 실리고,
정작 판화에는 번호밖에 붙여있지 않아 이해하기 불편했다.

그래도,뒤러의 판화는
인간이 어디까지 상상하고 그릴 수 있는가에 대해
그 한계를 뛰어넘게 한다.
판화가 이토록 섬세하게 표현되다니.
특히 동판화의 경우, 거의 회화(소묘)와 흡사하다.

판화집 맨 마지막 부분에 뒤러가 인체의 원근법, 혹은
사물의 원근법에 대해 고심한 흔적이 있는 판화도 인상적.

모..어쨌든 내가 좋아하는 로코코 양식과는 거리가 머나
뒤러의 그림은 뭐랄까....
신에게 다가가고 싶어하나 가까이 할 수 없는 인간의 나약함과
고딕 미술 사회에서의 고지식하리만큼의 답답함과
인간의 치부 혹은 잔인한 내면을 살짝 들춰낸 쓰라림을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뒤러의 판화를 볼 때마다
무섭다.

개인적으론, 1512년에서 1518년 사이에 그려진 그림 중
[개선문]을 추천. 보는 순간 절로 탄성이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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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가 전해주는 마음의 열쇠 뼈
이외수 지음 / 동방미디어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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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7월 30일 읽고 쓰다

 

솔직히는 실망이었다.
예전에 읽었던 우화집은 이런 느낌이 아니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이 책은 음..모랄까..너무 도덕교과서적인 냄새와
어설픈 느낌이 섞여있었다고나 할까?

읽는 내내, 돈과 권력과 세상의 탐욕에 쩔어사는 인간에 대한 실망과
그렇지만, 믿는 마음 또, 자연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긴 했지만
감동적이지는 않았다.

그래도 다시 한 번 꼬집어서 이야기한,
문학은 언어예술이라는 말이 제일 내 마음을 찌른 것 같다.
이야기, 플롯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풀어내는 언어의 중요성.
그것도 우리가 이 시대에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덕목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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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푸드 - 느리고 맛잇는 음식 이야기
카를로 페트리니 엮음, 김종덕.이경남 옮김 / 나무심는사람(이레)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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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04년 2월 4일 읽고 쓰다

 

웰빙 열풍의 시대이다.
얼마전에 페이퍼의 정유희 기자가 웰빙족을 통렬히 비판하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글의 주요 골자는 자기 몸에 좋은 친환경적이고 유기농으로 생산된 식료품을 구입하려 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행동이 환경에 얼마나 악영향을 끼치는지 모르는 사람들에 대한 통탄.

생활은 점점 빨라지고, 관계를 각박해지고..
인간은 문명과 과학의 발달을 뒤로 하고
불치병 속에서 죽어나가는 세상이 왔다.

가던 길에서 잠시 벗어나 천천히 세상을 보자는 것이 이 슬로푸드의
내용, 가던 길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는 데에 포인트가 있다.
그리고 맛있는 이야기.
대량생산이 아니라 소규모로 작업하기에
같은 치즈, 와인, 맥주라도 다른 맛이 난다.
말하자면 음식의 다품종 소량생산을 꿈꾼다고나 할까?

각 나라가 가지고 있는 저마다의 기후와 토양, 조리방법들을
패스트푸드에 휩싸인 이 세상에서 구출해 내자는 게
이 책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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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페포포 메모리즈
심승현 글, 그림 / 홍익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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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월 11일 읽고 쓰다

 

방금..음 한 20~30분 만에 다 읽은 것 같다.
지금 도서관 알바를 하고 있는 중인데
오전 시간은 오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책읽기에 아주 좋다.

간혹 신문을 넘길 때 파페포포 시리즈에 대한 광고를 봤어서
대출예약을 해두었던 책이었다.

사람에 대한 간결하고 짧은 메세지.
그 안에서 삶은 돌아볼 수 있게 하는 성찰을 주는 책.

하지만 너무 가벼운 것이 아닐까?

긍정적인 사고로, 그리고 이기적이지 않게
세상을 사는 건 물론 중요하지만
너무 간결명료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베스트셀러라 불리는 것은 전문적인 교양이나 깊은 사고와는
거리가 있지만 글쎄...
쉬운 책이 인기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가 힘들어서
사람들이 그 힘든 현실을 잊고 싶어하기 때문이랜다.
그에 대한 한 반영이런지도 모르겠다.

디지털 시대에 새로운 문화 콘텐츠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 책은 '우수문화콘텐츠'에 선정됐다고 한다.
기존의 활자체적인 콘텐츠에서 벗어나는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문화컨텐츠라는 의미일게다.

나는 보수적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그냥 그대로의 활자로 쓰여지는 책을 더 좋아한다.
쉽게 읽혀지는 책은 이해하기 쉽고, 감동도 바로바로 느낄 수 있으나
언어 자체가 주는 감동은 많이 줄어드는 것 같다.

지금의 문학 세대를 하루키시대라고 한다.
단면적으로 본다면 읽기 편한 소설만을 추구하는 세대라는 의미같다.
얼마전에 소설가 박상륭과의 인터뷰를 잡지에서 읽은 적이 있는데
어렵게 쓰기로 유명한 이 선생님은
소설, 언어로 쓰여지는 이 문학장르라는 것은
소설적인 즐거움이외에도, 언어자체 느껴지는 유희가 있어야 한댄다.
한 문장이 600~800글자나 되고, 처음 내용과 끝이 혼동되는
그런 글 속에서 예술적인 아름다움을 잡아낼 수 있는 눈을
길러야 한다고 말한다.
어려운 글을 읽다보면 그 문자 자체에서 나오는 美도 느낄 수 있다고
하루키 세대를 비판하고 있었다.

독서량이 턱없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책을 읽는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물론 의미있는 일이지만
제대로 된, 좋은 책을 읽는 다는 것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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