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미학 기행 - 지중해의 태양에 시간을 맞추다
김진영 글.사진 / 이담북스 / 201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그리스 미학기행>은 향수에 초점을 맞춘다다시 찾은 그리스는 밀란 쿤데라가 안타까워했던 <향수>의 의미와는 다르게 노스탤지어의 원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과거그리고 지금 현재에도 그리스를 뒤덮는 따사로운 태양태양에 반사된 대리석의 황금빛그리고 파우스트에 등장했던 뿌연 안개그 외의 많은 유물과 유적지그리고 그곳의 사람들까지그곳은 작가가 기대했던 모습을 잃지 않았다.

 

이러한 차이점쿤데라의 <향수>와 김진영 작가가 느낀 향수의 차이점은 작가가 만난 대상에 인간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그러니까 나의 존재를 인식하는 존재를 만난 것이 아니라는 것쌍방향이 아닌 일방향. 나만이 그 존재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이고그리스 소시민들의 풍경에 대해서도 그들을 사물화시켜 나의 시선으로 투영시킨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겠다.

 

2. 기왕 쿤데라의 <향수>를 빌미로 삼천포로 빠진 김에 <그리스 미학 기행>을 읽으면서 또 한 가지 생각을 짚고 넘어간다면이 책은 아포리즘에 어울릴만한 문장을 실은. 어떠한 감상에 치우친그리고 해석에 치우친쉽게 말해서 쿤데라와 비슷한 색채의 글이 나열되었다고 느꼈다.

 

이를 좀 더 심층적으로 바라보자면책 속 그의 단상은 분절되어 있으며그 분절의 대상은 그가 공부한 모든 것들종교문학신화회화건축에 대한 지식으로 볼 수 있다그러므로 그가 나열하는 단상은 이 책에서 언급하는 지식에 구멍이 뚫려 있으면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책은 다시 찾은 그리스에서 느낀 깨달음을 이야기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3. 이중성나는 이 단어가 <그리스 미학기행>을 관통한다고 생각한다. 끝까지 읽어보니 이것을 에필로그에서 너무나 선명하게 밝혀두고 있어서 빛이 바래긴 했지만그래도 그리스가 가지고 있는 이중성에 초점을 두고 찬찬히 살펴보면 이 책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부활절여인의 눈물과 아이들의 꽃에서 본 기독교와 신화의 공존,

케라메이코스의 오래된 묘비가 주는 삶과 죽음에 관한 근원적 묵상,

아이게우스 바다 앞에선 빛과 무력감,

그리스인의 두 개의 이름마리아와 오디세우스,

미케네와 미스트라스의 헐벗은 정오와 충반한 오후,

법과 다이몬의 소리,

신화적 세계와 이성적 세계의 공존뮈토스와 로고스,

예술탄생의 두 이름아폴론과 디오니소스,

검은 태양과 하얀 고독,

메테오라에 올린 고난과 깨달음,

광기의 조르바와 지식인 카찬차키스,

크레타인의 얼굴에 남은 두 개의 얼굴,

테라의 빛나는 태양과 가난한 살림.

 

4. 더 손볼 것도 없이 완벽하다여기에서 조금 더 붙여서 말하자면 빛과 그림자.이중성에 대한 중용의 자세를 견지하자 정도랄까?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전하는 메시지는 아폴론의 이성을 중시하는 딱딱한 세계관에서 조르바와 만남으로 디오니소스의 세계를 접하고좀 더 발전된 인간으로 성장하자는 것이다. 시야를 넓히고 이중성의 공존을 모색한다.

 

그렇다면 반대로 조르바에 대하여도 좀 더 아폴로의 세계를 받아들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실제 소설에서는 지식인이 주체가 되어 디오니소스의 환상을 이야기하는데 그쳤지만 말이다.

 

다이몬의 소리내면에서 솟아나는 욕망의 목소리에 솔직해지자는 메시지는 물론 당연한 말씀이지만 그래도 조르바도 지식인의 고행에서 비롯되는 감정쯤은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시아의 고아 아시아 문학선 4
우줘류 지음, 송승석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혹여나 아시아 문학선을 접하는 분이 계신다면 가장 먼저 <아시아의 고아>를 추천해드리고 싶은 마음이다그 이유는 읽어본 세 작품 중에서 우리 민족의 정서와 가장 유사해서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작품이 바로 <아시아의 고아>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식민지의 아픔을 공유한 이 소설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어로 쓰여진 소설이라고 한다작가 우줘류그리고 주인공 후타이밍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일본식의 교육과정을 배운 지식인이었지만 그 배움과 깨달음으로 써내려간 문장의 내용은 자못 의미심장했다.

 

어디서 본 기억에 따르면 이 시대의 일본 문학은 자전소설형식이 크게 유행했었다고 한다그러고 보니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들이 그러했고다자이 오사무의 소설에서 풍기는 분위기도 그러했다그리고 우줘류의 <아시아의 고아>도 한 인간의 파란만장한 삶작가의 경험을 기록한 자전소설이었다단순한 자전소설을 뛰어넘어 삶의 중요한 갈림길의 순간적인 깊은 통찰을 놓치지 않고 담아내었다.

 

그에게 닥친 시련마다 그의 내면은 텍스트를 빌어 우리에게 솔직한 마음을 전달하는데부조리를 토로하기도 하고, 몽테뉴의 철학처럼 인간의 행복은 사랑을 하는 것이라고 애써 단순화시키기도 하며, 무화과와 개나리처럼 중용을 추구하며 적응해보려고도 한다이러한 순간과 그 고뇌들은 나의 가슴을 요동치게 했다.

 

진나라의 시황제 때보다도 훨씬 더 고통스러운 탁류의 시대에 대처하는 타이완 사람들의 삶은 드라마 <각시탈>에서처럼 내선일체의 감언이설에 속아 분열되고황국신민을 자처하는 자들의 배신 때문에 중국인에게 차별과 버림받고,타이완인은 아무리 일본인인 척 노력해도 결코 일본인이 될 수 없기에 소설의 제목처럼 길을 잃어버린 고아가 되어버린다.

 

이 소설은 분명히 한 곳만을 향한 무조건적인 비판만을 가하진 않는다그의 내면에는 자국민에 대한 비난그리고 중국인에 대한 비난당연히 일제에 대한 비난이 혼재되어 있다그 이유는 학대하는 자들의 부조리는 처벌받지 않는 시대 상황 속에 극으로 치닫고 있었고학대받는 자들의 선동이 전부 비현실적인 이상만을 추구하는 공염불에 그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야말로 좌충우돌이요내적이나 외적으로 꽉 막혀서 오갈데 없는 막막함만 전달하는데, 이러한 고통 속에서 그의 마지막 선택은 가슴이 시리도록 아프지만 피할 수 없는 결말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철학의 위안 - 불안한 존재들을 위하여
알랭 드 보통 지음, 정명진 옮김 / 청미래 / 201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1. 그가 천연재료를 정성스레 손질하고 맛깔나게 요리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그래. 이런 맛이라면 그의 또 다른 철학집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도 읽을만하겠어라고 생각하여 검색에 들어갔더니웬걸<철학의 위안>이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의 개정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2. 이 책의 원서제목도 그러하고 철학으로 절망에 빠진 이들을 계몽시키려는 목적이 다분한 책인데그런 목적도 목적이지만 그보다는 이 책은 저자 알랭 드 보통의 사상적 뿌리에 대한 고찰로 이뤄진 결과물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으며따라서 알랭 드 보통을 이해하는데 가장 도움이 될 책인 것 같았다.

 

3. 철학으로 삶에 대한 깨달음을 얻자는 메시지를 전해주었던 <철학을 권하다>와 <철학의 위안>을 간단히 비교해봤을 때도전자가 수업을 하는 방식을 사용하여 다양한 가르침을 전달하면, 자발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배울 수 있는음식점으로 따지면 다소 뷔페식이라면후자는 족집게로 소문난 명강사의 강의 같은훌륭한 맛으로 정평이 난 곳의 요리사가 만들어낸 김치찌개 같은 책이라고 볼 수 있다.

 

4. <철학의 위안>에서 철학자들이 제시하는 가르침은 공통적으로 우리에게 벌어지는 사건에 자연스럽게 대처하기 위한. 즉, 회복탄력성을 증대시키려는 방편이기도 하다.

 

5. 소크라테스에피쿠로스세네카몽테뉴쇼펜하우어니체. 이것은 우리를 위해 준비한 재료들이다이 재료들의 껍질을 벗겨 내고썩었거나 불필요한 부분을 도려내고잘게 썬 다음 예쁜 그릇에 담아 우리에게 보여준다. 개개인이 지니고 있던 사상의 핵심을 비교적 이해하기 쉽고 간단하게 알려준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 재료들의 쉽게 섞이지 않는 고유한 물리적 특성 때문에 각각의 모양새를 유지하기에 책 여러 권을 읽는 듯한 느낌도 받는다이러한 이질감을 제거하기 위해 다양한 고민을 가진 존재들을 위로한다는 컨셉으로 요리를 시작했지만읽는 독자가 책과 같이 다양한 문제에 대해 같은 비율로 고민하진 않기 때문에 느껴지는 맛에는 개인차가 있다.

 

특히세네카의 순명과 니체의 초인의 맛을 함께 느낄 수는 있지만 부드러운 맛과 톡 쏘는 맛 중에 어느 맛이 내 입에 착 달라붙는지 판단을 내려야 한다왜냐하면, 세네카의 맛은 기대치를 아래로 내려서 고통을 덜 받을 수 있는 위안의 방법을 건네지만니체의 맛은 내가 기대한 대로원하는 대로 인생을 즐기기 위해서는 그에 수반하는 고통을 필요하고당연히 고통스러워야 한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6. 책을 읽으면서 여러 생각을 해봤지만, 개인적으로는 니체의 채찍질이 가장 와 닿았다고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왜냐하면, 기대치를 낮추는 방법들은 예전에 읽은 <행복의 정복>이나 <불안>에서 접했었고그런 가르침을 상당 부분 받아들인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니체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나는 지금껏 실행해왔던 점진적 발전모델에서 나태함을 발견했다모든 것이 완벽할 순 없다고 위로했던그런 기분에서 야기하는 불안감을 느끼고는 있었지만 애써 담담했었던 그 이유와 맞닥뜨렸다.

 

그래서 지금껏 니체의 말과 같은 맥락인. 우리 시대의 화두인 "아프니까 청춘",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는 말에 콧방귀를 뀌었을 것이다. 참 죄송스럽다이제 와서 니체니까 와 닿았고난도라서 난도질했다고 고백하기가.

 

나는 초인이 되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지만 그래도 오직 단 한 분야에서는 초인으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그런 방향의 재설정에 <철학의 위안>이 상당한 도움을 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상의 노래 - 2013년 제44회 동인문학상 수상작
이승우 지음 / 민음사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1. 아마도 이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느끼겠지만, 이 작가의 문체에는 뚜렷한 특징이 있다그의 문체에서는 모호함을 느낄 수 있다. 안 좋게 말하면 우유부단하다고 할까이걸 한다고 해서 꼭 이것 때문에 그것을 하는 게 아니라는 식의 어투한 번 정도는 거부감이 생길 법한 문장들이었다.

 

어떤 문장이냐면 대표적으로 129페이지의 아무렇지도 않은 그의 얼굴이 아무렇지 않다는 걸 표현하기 위해 지은 표정이라고 단정할 수 없었다아무렇지 않아도 짓는 표정이지만 아무렇지 않지 않아도 지을 수밖에 없는 표정이었다.” 와 같은 문장이다.

 

문제는 이런 형태의 문장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이다개인적으로 이 문장들을 읽으면서 도대체 왜 이렇게 썼을까?’ 라는 물음을 던져 보았고, ‘그래모든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정리할 수 없겠지.’ 라고 순응해버렸다. 어쨌든 나는 이 문장을 <일상에서 철학하기>의 불규칙한 규칙의 일종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2. 혹자는 이 책을 두고 앙드레 지드의 <좁은문>과 유사하고 이야기한다그러나 내 생각에는 <좁은문>과 비슷한 점은 기독교를 다루었다는 것과 좁은문의 상징이 고행을 뜻한다는 정도였고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달랐던 것 같다.

 

<좁은문>이 좁은문을 통과하기 위한순수한 형태를 가진종교에 필연적으로 수반된 엄격함이 불러오는 모순에 대해서 말한다면<지상의 노래>사회에서 버려진 사람들이 종교의 좁은문 앞으로 갈 수밖에 없는다시 말해 최후의 안식처라는 개념으로 종교를 다룬다.

 

조금 더 덧붙여 말하자면 종교는 갖은 불행을 떠안은 사람들로 하여금 그 불행이 초월자의 의지도저히 우리가 읽어낼 수 없는 존재가 우리에게 부여한 성질이라는 허무맹랑한 소리처럼 개인의 고통을 망각하기 위해 더 높은 차원의 세계를 제시한다.

 

3. 현실의 부조리 때문에 주인공들이 좁은문으로 향할 수밖에 없고그곳의 고행이 현실에서 겪는 아픔보다 차라리 낫다왜냐하면, 이 고통은 성경의 이야기와 동일시함으로써 절대자와 같은 길을 걷는 존재라는 감정을 맛볼 수 있고그 말씀을 암송하고 옮겨적음으로써 위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씨. 그리고 전씨의 독재 권력이 초래한 부패한 현실은 수도원의 형제들을 좁은 방에 몰아넣고 단단히 입구를 봉쇄해버림으로써 가장 적나라하고 강렬하게 그 모습을 드러난다. 정치권력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사랑을 서술했을 때도 한 남자는 한 여자를 취했다가 그 다음 날 바로 버렸고모든 것이 그들을 배신했다.

 

이러한 부패와 배신이 주인공에게 끼친 영향은 지워지지 않는 꿈속의 피묻은 손바닥으로 형상화되어 나타났고이것은 90페이지에 나왔고 315페이지에 다시금 나왔다이러한 순환 어법은 그의 말마따나 혼란과 위급함을 강조했고설득력을 부여했다.

 

4. 따라서 <지상의 노래>를 의미하는 천산수도원의 벽서는 교회사 강사가 내놓은 처음의 해석(권위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욕망이 엎치락뒤치락하며 만들어진 예술작품) 따위가 아니라 현실의 부패가 초래한그 탓에 주인공들이 마지막으로 발걸음을 옮긴 그곳. 

 

현세의 기준으로는 막다른 공간인 그곳에서 다른 세계에서의 탈출로를 가슴에 품고 형제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새긴 망자의 노래였다. 권위와 아름다움과는 전혀 상관없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상에서 철학하기 - 낯익은 세상을 낯설게 바꾸는 101가지 철학 체험
로제 폴 드르와 지음, 박언주 옮김 / 시공사 / 201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철학이것은 세상에 대한 단 하나의 규칙을 찾기 위한 나름의 행위와 결과라고 들었고 그렇게 알고 있다. <일상에서 철학하기>에서 역시 제목에 걸맞게 하나의 규칙을 찾기 위한 노력을 전개했고, 저자 로제 폴 드르와는 하나의 규칙을 제시한다그리고 우리로 하여금 그 규칙을 따라 해보길 권한다.

 

<일상에서 철학하기>에서 찾은 규칙은 다름 아닌 바로 불규칙이다양자 혹은 카오스의 눈으로 바라봤을 때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정해진 것은 하나도 없다는 어떤 허무함우리와 관련된 존재만이 진정한 존재가 아니라 주위의 모든 것들이 존재 없음으로 귀결되는 그런 이야기를 주로 권한다.

 

2. 한편이 책은 무엇을 해보라.”는 작가의 요구로부터 경험론적인 깨달음으로서 세상을 바라보기를 원하고 있음을 깨달을 수 있다분명 어떤 철학자가 경험을 가장 중요시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경험과 철학을 네이버에 함께 쳐보니 경험철학 (Empirical philosophy)이라는 근사한 이름의 이론이 있었다이 학파는 베이컨과 로크가 대표자이고영국철학의 일반적인 특징이란다.

 

3. 책을 읽으면서 꽤 오래전에 읽은 <시간은 어떻게 인간을 지배하는가>가 생각났다그리고 그 당시 함께 읽었던 하루키에게 문학적 영감을 제공했었던 곳의 이야기. <먼 북소리>의 여행담도 떠올랐다.

 

우리가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순간은 일상을 지배하던 도시의 아주 빠른 시계에서 벗어나 여행지가 제공하는 여유롭고 느긋한 시계에 매료되고 신체가 그 시계에 저절로 맞춰지는 것이며, 이러한 틀 깨기의 방식으로 영감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들.

 

낯섦으로의 노출은 나에게 숨어있는 능력을 밖으로 끌어내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행위로 볼 수 있다. <일상에서 철학하기>에서 현실에 적응하며 살아가야 하는 삶일지언정잠재력을 끌어내어 조금이라도 행복한 삶을 살기를 염원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4. 이 책의 앞부분이 틀 부수기에 집중했다면 뒷부분의 어느 순간부터 개개인의 정체성을 찾아주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이다각각의 행동에서 서로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그런 생각에서 자신의 성향은 인간이 만들어놓은 철학적인 기준에서 어느 쪽에 가까운 인간인지를 탐색한다.

 

5. 이처럼 장점이 많은 책이다.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봐야 할 책인 것 같다. 머나먼 낯선 곳을 떠돌며 느끼는 그런 감정과 동등하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그런 여지를 제공하는……. 신기한 책이었다.

 

다만, 각 행위에서 나타나는 효과가 과거 어떤 철학자의 생각과 가까운지 알 수 있다면자신의 성향에 대해서 좀 더 명확하게 파악해 볼 기회가 있었을 텐데그런 통로가 없다는 것이 조금은 아쉬웠다. 그냥 차별화된 행동과 생각에서 우러나는 신선함에 만족한 느낌이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