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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철학하기 - 낯익은 세상을 낯설게 바꾸는 101가지 철학 체험
로제 폴 드르와 지음, 박언주 옮김 / 시공사 / 2012년 9월
평점 :
1. 철학. 이것은 세상에 대한 단 하나의 규칙을 찾기 위한 나름의 행위와 결과라고 들었고 그렇게 알고 있다. <일상에서 철학하기>에서 역시 제목에 걸맞게 하나의 규칙을 찾기 위한 노력을 전개했고, 저자 로제 폴 드르와는 하나의 규칙을 제시한다. 그리고 우리로 하여금 그 규칙을 따라 해보길 권한다.
<일상에서 철학하기>에서 찾은 규칙은 다름 아닌 바로 불규칙이다. 양자 혹은 카오스의 눈으로 바라봤을 때,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정해진 것은 하나도 없다는 어떤 허무함. 우리와 관련된 존재만이 진정한 존재가 아니라 주위의 모든 것들이 존재 없음으로 귀결되는 그런 이야기를 주로 권한다.
2. 한편, 이 책은 “무엇을 해보라.”는 작가의 요구로부터 경험론적인 깨달음으로서 세상을 바라보기를 원하고 있음을 깨달을 수 있다. 분명 어떤 철학자가 경험을 가장 중요시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경험과 철학을 네이버에 함께 쳐보니 경험철학 (Empirical philosophy)이라는 근사한 이름의 이론이 있었다. 이 학파는 베이컨과 로크가 대표자이고, 영국철학의 일반적인 특징이란다.
3. 책을 읽으면서 꽤 오래전에 읽은 <시간은 어떻게 인간을 지배하는가>가 생각났다. 그리고 그 당시 함께 읽었던 하루키에게 문학적 영감을 제공했었던 곳의 이야기. <먼 북소리>의 여행담도 떠올랐다.
우리가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순간은 일상을 지배하던 도시의 아주 빠른 시계에서 벗어나 여행지가 제공하는 여유롭고 느긋한 시계에 매료되고 신체가 그 시계에 저절로 맞춰지는 것이며, 이러한 틀 깨기의 방식으로 영감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들.
낯섦으로의 노출은 나에게 숨어있는 능력을 밖으로 끌어내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행위로 볼 수 있다. <일상에서 철학하기>에서 현실에 적응하며 살아가야 하는 삶일지언정. 잠재력을 끌어내어 조금이라도 행복한 삶을 살기를 염원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4. 이 책의 앞부분이 틀 부수기에 집중했다면 뒷부분의 어느 순간부터 개개인의 정체성을 찾아주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이다. 각각의 행동에서 서로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그런 생각에서 자신의 성향은 인간이 만들어놓은 철학적인 기준에서 어느 쪽에 가까운 인간인지를 탐색한다.
5. 이처럼 장점이 많은 책이다.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봐야 할 책인 것 같다. 머나먼 낯선 곳을 떠돌며 느끼는 그런 감정과 동등하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그런 여지를 제공하는……. 신기한 책이었다.
다만, 각 행위에서 나타나는 효과가 과거 어떤 철학자의 생각과 가까운지 알 수 있다면, 자신의 성향에 대해서 좀 더 명확하게 파악해 볼 기회가 있었을 텐데, 그런 통로가 없다는 것이 조금은 아쉬웠다. 그냥 차별화된 행동과 생각에서 우러나는 신선함에 만족한 느낌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