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경제학이다 - 공병호의 新 경제학 산책
공병호 지음 / 해냄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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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공병호의 신 경제학 산책' 이라는 부제와 함께 당당한 모습으로 웃음 짓고 있는 저자의 모습이 이 책의 앞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인생은 경제학이라는 의미심장한 제목과 함께……. 그리고 띠지는 책의 핵심을 암시한다. 그것은 바로 경제학적 사고.

나는 이처럼 제목이 주는 궁금증과 더불어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에 올라와있던 그의 영상과 비교했을 때, 한층 젊어 보이고, 자신감에 차있는 모습이 지난달에 읽었던 그의 '소울 메이트'의 인생론과 맞물려 그에 대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도록 했다.  

책장을 하나하나씩 넘겨 나갔다. 하지만 책 속 그 어디에서도 '새로울 신' 이라고 불릴만한 신선하고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다. 금리와 환율에 관련해서 경제상황을 바라볼 수 있도록 설명하는 내용은 실용 경제서적이라면 빠지지 않는 단골손님이었고, 그가 이야기하는 경제관념은 자유주의 성향을 띄고 있었다.  

그는 작은 정부를 지지하고 있었고, 시장의 규제를 최소화 해야만 자유경쟁을 통한 성공적인 시장을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 책이 간행된 때가 부동산 거품에 강력한 철퇴인 '종부세' 논란의 중심에 있던 노무현 정부. 그들의 사회자유주의 성향을 감안했을 때, 저자가 내세우는 규제 철폐, 부자 감세, FTA 찬성, 공기업 민영화, 대형마트 건설 등과 같은 경제정책이 바로 새롭다는 것이었을까?

어쨌든 이 책은 간략하게 이야기해서 이 시대의 부자들의 생각을 대변하고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이 책은 한마디로 이야기해서 '부자 스킬'이고 보너스로 그의 경제론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면 정확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에서 배운 것이 딱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돈을 어떻게 하면 더 많이 벌어들일 수 있는 지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 책은 대부분의 투자관련 서적들과 마찬가지로 노동력에 의한 소득과 저축만으로는 부자가 되기는 힘들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래서 저자는 '경제학적 사고'를 가지고 움직이는 것이 부자가 되기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그는 금리와 환율과 기타 여러 가지 경제 지표들을 통해 그 나라의 사정이 어떤 상황인지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가 이야기하는 행간에는 우리가 스스로 그것들을 응용하여 투자하라는 의도가 깔려있다. 아마도 그가 우리들에게 제시하는 최소한의 목표는 아마도 우리가 콜금리와 환율만 보면 이 시대가 어떤 상황인지 그리고 가계를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경제학적 사고'에 익숙해지라는 것이리라.

그는 뿐만 아니라 교육에 관련된 조기교육, 사교육, 이민등도 모두 투자의 일부분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일생에 한번뿐인 투자 기회, 조기 유학', '사교육, 선택과 경쟁의 자유', '인생 최대의 투자, 이민'. 사실 책 속에서 그는 이것들과 관련해 매우 신중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으나, 앞에서 쓴 것과 같이 의견 제시 전에 소제목으로 삼은 것들이 의미하는 것은 사실상 그것을 장려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그가 이야기하는 투자라는 것은 인생에서 선택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포함된다. 그래서 지금 우리들이 목도하고 있는 수많은 사회적인 현상들을 투자라는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더불어 이 책을 통해서 부자와 빈자의 개념에 대해서 조금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그가 이야기하는 부자와 소득의 개념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부자가 되려면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는 가치를 남들은 도저히 생산해 낼 수 없을 정도로 큰 희소성을 가진 것으로 가다듬어 나가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하며, 자신의 만족보다는 상대방의 요구가 무엇인지 재빨리 파악해내어 값이 비싸도 충분히 지불 가능한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창조물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로 인해 벌어들이는 소득은 일부 사회라는 울타리 속에서 얻어진 것은 사실이나, 상대적인 박탈감과 시기심을 이용하여 부자들에게 가혹한 세금폭탄과 상속세를 부여하는 것은 부당하다. 오히려 부자들은 성공적인 인생을 살았으므로 그들에게 손을 흔들어 환영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며, 우리 사회는 더 많은 부자들을 만들어내기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

어째……. 그가 새롭다고 외치고 있는 바로 그것들. 그것은 단지 현재 지구촌을 지배하고 있는 주류 경제학일 뿐이었다. 세계화를 외치고, 모든 것을 이익을 사유화시켜 개발을 장려하고, 그 후의 뒷감당은 나 몰라라 하면서 성장률만 극대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 정책들 말이다. 

어찌되었건 간에 저자는 그가 믿고 있는 신념에 따라 성공을 거두었으며, 그만큼 자신이 있기 때문에 수많은 저서들과 강연회를 통하여 그의 성공학을 널리 알리고 있다. 그렇지만 나는 뭔가 약간 아쉽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꼭 부자가 되는 것이 경제학적 사고를 통한 수익의 극대화라는 관점에서만 바라봐야 하는 것인가? 최대한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것이 성공의 방법인가? 

이처럼 우리 사회에는 자신의 성공과 신념을 떵떵거리는 사람도 있는 반면, 비록 가진 것이 많지 않고, 그의 인생의 일부분을 빚을 갚기 위해 쏟아 부었지만 그래도 자신이 해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행복을 이야기하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성공에 이르는 길은 돈에 국한된 한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가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주고 싶다. 우리가 경제학적 사고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뚝심도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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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연습
조정래 지음 / 실천문학사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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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그것은 인간의 삶이었다. 이데올로기, 그것도 인간의 생산물이었다. 그것들은 인간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고, 인간에게만 필요한 것들이었다. 특히, 이데올로기란 인간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인간이 만들어낸 발명품이었다. 그런데 그 발명품은 당초의 목적대로 쓰이지를 못했다. 그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결국 인간의 문제였다. (120쪽)

여기 이 <인간연습>에는 이데올로기의 희생양이 되어버린 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가 적혀있다. 그 동안 <한강>, <태백산맥>, <아리랑>과 같은 책을 통해 굵직굵직한 대한민국의 역사를 소설로 승화시켜온 조정래님의 이야기와는 사뭇 다르게 이 책은 이데올로기에 발목 잡힌 어떤 한 인간, 그리고 우리 사회에 대한 그의 깨달음인 것이다.

이 책의 중심인물인 윤혁. 그는 젊은 시절, 사회주의가 가장 이상적인 체제라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왜냐하면 그것은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이상적인 사상이었으며, 실제로도 그 시대의 사회주의라는 울타리 속에서 공산당원과 인민들이 서로 도우면서 살아가는 가슴 훈훈한 장면을 매번 목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었다. 사회주의가 이 세상에서 가장 성공적인 이념이라는 것을……. 그렇기 때문에 그는 공산당의 부름에 기꺼이 응했으며, 남파하여 공산당을 위한 거점을 마련하는 것에 앞장섰다. 하지만 이념의 대립이 가져온 반공법이라는 것이 무서웠나보다. 자신이 가장 친하다고 여겼던 친구의 배신과 함께 그는 남쪽의 정부에 억류당한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오랜 세월동안 비전향장기수라는 이름하에 자신이 믿었던 이념이 틀리지 않았다고 저항한다.

그러나 소련이 무너졌다. 그리고 또 북쪽의 인민들이 쫄쫄 굶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그토록 가슴 따뜻했던 사회주의가 왜 무너진 것인지. 그는 도저히 인정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밥 먹는 철학’ 을 표방하는 사회주의라는 것이 왜 백성들을 굶게 하느냐? 라는 비아냥거림에 아무런 변명조차 할 수 없었다.

게다가 그는 남쪽에 억류되어있는 자신과 뜻을 같이했던 비전향장기수들이 희망을 잃고, “이제껏 우리는 헛살았어요.” 라는 체념과 함께 생을 마감하는 장면을 지켜보기까지 한다. 대체 그들이 한평생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과 친척들에게까지 누를 끼치면서 지켜야 했던 것이 허망한 것이었다는 알게 되는 순간에 대체 어떤 기분이 들까?

책을 읽으면서 나는 인간이기 때문에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있어야 존재하는 것들로 인해 우리가 받고 있는 지금의 현실, 그리고 이들이 받아야만 했던 지난날의 고통이 너무나도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어렴풋이 깨닫는다. 모든 이데올로기적 변질의 중심에는 ‘이성적 인간’ 보다는 ‘본능적 인간’ 이 우월하게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래서 그는 인간이 존재해야만 필요한 ‘이데올로기’ 에 사로잡힌 수많은 인간들에게 있어서 어쩌면 지금과 같이 무너지고 깨닫고 다시 무너지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 ‘인간연습’ 이 아닌가? 라는 깨달음을 얻는다. 

그래서 지금도 우리는 인간연습을 하고 있는 중이다. 신 자유주의라는 허상이 세계 만방에서 무너져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또 다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새로운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그 선택은 대단한 것일 수도 있고 대단치 않은 것일 수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그것이 우리가 조금 더 인간다운 생활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 새로운 것은 지금껏 실패해왔던 이념의 전쟁의 결과물을 받아들이는 것을 기본으로 삼아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 인간연습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그래서 앞으로 나아가는 본성을 지닌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지금 또 다른 인간연습을 진행 중에 있다.

한 인물은 지난 날의 실패에 대해 우리가 알 수 있게 글로 알리고 있으며, 또 한 인물은 한쪽으로 치우치는 ‘본능의 이데올로기’ 를 견제하기 위해 시민단체를 만들어 나가고 있으며, 또 한 인물은 우리의 어린이들이 더 이상 상처받지 않도록 그들의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었다. 모든 인물들이 인간이 인간답게 살고자 할 때 필요한 <인간연습>을 실행 중에 있었다.

마지막으로 나는 이 책에서 또 한 번 언급되는 리영희님의 말을 담고자 한다. 아마도 이것이 <인간연습>의 저자 조정래님이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가장 핵심적인 한마디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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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조론 - 시대를 초월한 인생 지침서 6 시대를 초월한 인생 지침서 6
새뮤얼 스마일즈 지음, 북타임 편집부 옮김 / 북타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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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자조론. 어려운 제목이다. 그러나 우리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말을 알고 있다. 자조론과 이 속담이 나타내는 의미는 같다. 하지만 ‘XX론’이 주는 포스 때문에 지레 겁부터 집어먹는다. 이것은 철학자의 현학적인 자기과시용 ‘론’이 아니며, 세계경제를 요동치게 만들었던 ‘론’ 또한 아니다. 그저 이 책은 자기계발서이다.

그것도 그냥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이 책은 100년을 훌쩍 넘는 기간 동안 꾸준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우리 시대의 고전이며, 책을 들춰보게 된다면 이제까지 맥이 끊기지 않은 타당한 이유를 알 수 있는 놀라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자기계발서이다.

자조론을 주창한 새뮤얼 스마일즈는 행운 따위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노력을 하는 것이 인생을 성공으로 이끄는 으뜸가는 방법이라는 것을 우리에게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이 문장은 책의 제일 첫머리에 위치한다.

그가 처음부터 이야기 하지 않더라도, 우리들도 무릇 사람이란 근면 성실해야 하며, 올바른 인격을 가져야 하며 그것을 끊임없이 함양해야 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주위에 놓여있는 수많은 유혹에 탐닉하여 그 잠시의 쾌락과 재미를 벗어날 수 없어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들을 놓치고 있지 않나 생각해 보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가야할 길에서 조금은 멀어져있는 우리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한줄기의 시원한 바람처럼 느껴졌다. 빛이 아니라 바람처럼 느껴졌다. 왜냐하면 반짝이고 빛나는 화려한 가르침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저 우리의 갑갑한 일상에서 또 한 번의 가슴이 뻥 뚫릴만한 깨달음을 야기하는 바람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우리들이 이 책을 보면서 ‘나도 할 수 있다.’라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천재라는 것은 처음부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낸 것에 불과하며, 우리들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 틀림없이 천재라고 불리워질만큼 뛰어난 자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주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이를 증명하는 많은 위인들의 평범했던 (아니 평균 이하였던) 어린 시절이 공개된다. 그들 대부분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지 않고, 끈질기게 앞으로의 추진력을 높인 결과가 우리들이 지금 바라보는 그들의 위대한 업적인 것이다. 그리고 우리들은 표면에 드러난 것만 보고 그 사람은 원래 대단하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것이라 잘못 생각하곤 한다.

웰링턴, 뉴턴. 그리고 이 책에 나열된 수많은 인물들. 그들 역시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사람이었다면? 위인들의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우리들도 용기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아마도 스마일즈가 노린 부분이 바로 이것이 아니었나 생각이 들만큼 그들은 평범하기 그지없었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의 절반도 발휘하지 못하고있다. 하지만 누구라도 스스로 ‘나는 이것밖에 안 돼.’ 라는 자괴감에 빠져서 인생을 의미 없이 마무리하는 것은 원치 않을 것이다. 나는 그럴 때마다 스스로 자존심을 높이 세워서 꼭 이 사회에서 내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에 대한 성찰과 노력을 아끼지 말자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물론 끈기와 노력을 유지하고 절대 포기하지 않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은 것을 알고 있다. 그것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어렵고 힘든 것이겠지만, 그것을 이겨낼 수만 있다면 우리의 앞에는 성공이라는 높은 정상이 바로 코앞에 다가올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성공에 있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깨닫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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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설이다 밀리언셀러 클럽 18
리처드 매드슨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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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전설이라는 이미지가 주는 향수에 깊이 취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우리들에게 있어서 전설이란 하나의 추억거리이자, 되돌아 갈 수 없는 이상향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의 옛날을 추억하며 남들이 감히 하지 못했을 만한 에피소드를 전설로 포장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항상 어르신들은 이야기한다. “아 내가 젊었을 땐 말이야.” 라는 추임새로…….

어르신들로부터 시작하는 레퍼토리의 대부분은 후덕한 인간 냄새가 물씬 풍기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우리들은 어르신들이 하는 이야기에 대하여 차마 의문을 제기하지는 못하면서도 웃음으로 받아넘긴다. 나는 그것이 아마도 우리들이 생각하고 있는 일반적인 전설의 개념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 때문에 나는 1954년에 출간되었다는 이 책. 스티븐 킹이 자신을 있게 한 책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은 이 책. 리처드 매드슨의 <나는 전설이다>에서 옛날의 훈훈한 이미지와 그 속에 들어있는 어떤 알 수 없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기대하면서 이 책을 집어 들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나의 기대는 힘없이 무너졌다. 여유를 가지면서 책장을 넘기려는 나에게 저자 리처드 매드슨은 “속았지?” 라고 놀리는 것처럼 긴박한 상황을 연출하였다. 이 책의 주인공인 로버트 네빌은 마을의 유일한 생존자로 살아가는 인물인 동시에 매일 오후 6시 30분만 다가오면 그를 둘러싸는 흡혈귀들에게 시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때마침 책의 시작부터 흡혈귀들의 공격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의 용감한 전설인 로버트 네빌은 그들에게 복종하지 않고, 그들에 맞서 투쟁을 벌여나갔다. 흡혈귀들이 싫어하는 마늘, 말뚝, 십자가, 햇빛 등을 적절하게 사용하면서 그들을 하나씩 제거해 나갔으며, 그는 왜 그것들이 흡혈귀에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하여 조사했다. 그리고 조사결과 그는 흡혈귀 바이러스에 대한 존재를 알게 되었고, 그것이 햇빛에 노출되면 절대로 살아남을 수 없다는 믿음을 가지게 된다.

그렇게 홀로 외롭게 싸워나가던 그에게 처음에는 강아지가 나타났고, 다음에는 한 여인이 눈앞에 나타났다. 오랜 시간 혼자 있었던 그에게 반려동물인 강아지는 그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지만, 불행하게도 강아지는 네빌에게 마음을 열자마자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고 두 번째로 만난 정상적인 생명체였던 루스라는 한 여인에게 그는 마음을 차츰 열어나간다. 아마도 이 둘 사이의 만남 사이에 강아지를 위치시킨 것은 주인공의 외로움에 대한 슬픔을 한 층 더 끌어올리려는 저자의 의도였으리라.

어찌되었건 그는 루스에게 마음을 열었지만, 그녀가 흡혈귀라는 일말의 의심을 거두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루스를 검사하였고, 그녀가 흡혈귀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우리가 알고 있는 전설이라는 긍정적인 이미지가 뿌리째 흔들리면서 네빌의 이야기는 비극으로 전개된다.

흡혈귀 였던 루스도 역시 그를 사랑하게 되어 그에게 멀리 떠나라는 당부를 남기지만, 네빌은 그녀의 바램에 응하지 않은 채, ‘옛 종족 최후의 생존자’가 되고 만다. 네빌은 그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바이러스의 돌연변이에 의해 생겨난 변종의 흡혈귀들에 의해 최후를 맞는다. 네빌이 고립되어 있는 동안 그 흡혈귀들은 이 세상을 차지하고 있는 다수의 새로운 종족으로 격상되었던 것이다. 

“정상이란 다수의 개념이자 다수를 위한 개념이다. 단 하나의 존재를 위한 개념이 될 수는 없다. 그러한 깨달음은 그들의 표정에 나타난 감정과 오버랩 되었다. 경외, 두려움, 형언할 수 없는 공포. 그렇다. 그들은 그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들에게 그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천벌이었다. 자신들이 끼고 살아가야 하는 질병보다도 더 흉측한 존재였던 것이다.” (221쪽)

네빌은 마지막에 이르러 깨달음을 얻었다. 이것이 바로 작가가 우리에게 이야기하고자 하는 핵심이라고도 할 수가 있다. 네빌은 한순간에 고립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새롭게 자리를 차지한 이들에 의하여 별종이 되어버렸다. 그들은 서로를 죽여야만 살아갈 수 있는 존재였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종족은 네빌을 죽였다.

죽음을 맞게 되면서 ‘나는 전설이다’를 외치는 네빌의 마지막을 보면서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우리 사회의 부조리가 제일 먼저 나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몇 년 전 NO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라 는 내용을 가진 광고가 크게 유행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NO열풍이 잠시 불기도 했었다. 그러나 그 열풍은 곧 사라져 버렸다.

지금의 현실에서 남들이 전부 찬성하는 주장을 혼자서 반대한다면 아마도 그 사람은 네빌처럼 별종으로 취급받고, 그것도 부족해서 어쩌면 사회에서 매장당할지도 모른다. 한마디로 ‘따’ 당한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우리들에게는 어쩔 수 없이 살아남기 위해서 남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고 묵묵히 따라가야 한다는 우울한 상황만이 남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크게 두 가지의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로버트 네빌이 되든지 아니면 로버트 네빌이 되길 거부해야 하는 갈림길에 서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로버트 네빌이 되고 싶다면 ‘다름을 이해하지 못하는 현실에 맞서서 내가 옳다는 것을 증명하겠다.’ 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할 것이고, 로버트 네빌을 거부하기 위해서는 ‘아! 나는 고립되지 않기 위해서 열린 마음을 가지고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파악하고 있어야 겠구나’ 라는 생각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이 양쪽을 바라보면서 로버트 네빌이 남긴 마지막 유언인 ‘이제 나는 전설이야’ 가 다르게 해석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까지 다름을 외치며 저항해간 위대한 남자의 이야기 ‘나는 전설이다.’ 아니면 고립된 생활에서 새로운 시대의 조류를 파악하지 못한 채 희생당한 어리석은 남자의 이야기 ‘나는 전설이다.’

과연, 여러분의 선택은 어느 쪽인가? 로버트 네빌의 전설은 어떤 전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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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원리 - 스마트버전
차동엽 지음, 김복태 그림 / 동이(위즈앤비즈)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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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적성검사를 받았었다. 그리고 재미있는 결과를 얻었다. 내용인 즉, 당신은 스스로 무엇을 해도 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그 무엇에 대한 것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그랬다. 그 당시에 나는 어느 정도 알 수 없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내가 어떤 진로를 선택할 것인지에 대해서 여러 갈래로 고민하고 있던 중이었다.

그리고 일 년이 지난 지금 그 결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한 발자국 내딛는데 성공하여 목표를 잡긴 했지만, 그것이 과연 성공할 수 있는 길인가에 대해서 불안한 위치에 놓여있다. 그 불안함 때문에 흔들리는 나를 발견하고 있는 것이 바로 지금의 내 모습이다. 

작년의 나처럼 목표가 없다거나 아니면 목표에 대해서 희미함을 가지고 있다면 당신은 아마 전 세계인구 중 87%의 범주에 들어가는 아주 평범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스스로 ‘나는 다른 사람과 똑같이 목표 설정이 필요한 극히 자연스러운 보통 사람입니다.’ 라고 위로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당신이 미래에 대하여 불안정한 시기를 보내면서도 다른 사람과 똑같은 고통을 겪고 있을 뿐이며, 그렇기 때문에 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인식하고, 그것에 대하여 '내가 지금 심각한 문제가 있지 않은가?'라는 물음을 하지 않고 있다면 , 나는 당신에게 충격적인 사실을 하나 알려주면서 나에 대한 반성과 이 글을 읽게 될 내가 아는 사람들의 반성을 촉구하고 싶다. 

하버드 대학의 꿈이 사람의 인생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7%의 사람은 목표가 없고, 60%는 목표가 희미하며, 10%는 목표가 있지만 비교적 단기적이라고 응답하였다. 그리고 단지 3%의 사람만이 명확하면서도 장기적인 목표를 갖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을 25년간 끈질기게 연구한 결과 흥미로운 사실이 발견되었다.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있던 3%의 사람은 25년 후에 사회 가계의 최고 인사가 되었다. 10%의 단기적인 목표를 지녔던 사람들은 대부분 사회의 중 상위 층에 머물러 있었다. 목표가 희미했던 60%는 대부분의 사회의 중 하위 층에 머물러 있었다. 27%의 목표가 없던 사람들은 모두 최하위 수준의 생활을 하고 있었고, 취업과 실직을 반복하여 사회가 나서서 구제해 주기만을 기다렸다. 때로는 남을 원망하고, 사회를 원망하면서 말이다.

보다시피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 87%의 사람들의 미래. 그중에서도 27%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미래가 충격적이다. 그리고 그 27%의 사람들은 사회가 구제해주길 바라고 있고, 사회를 원망하고 있는 내 모습과 오버랩 된다. 나는 적어도 60%의 범주에는 들어있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나보다. 난 27%내에 위치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바로 이것이 내가 이 책에서 얻은 가장 큰 충격인 동시에 고마움이었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비로소 나의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 그리고 고맙게도 그 사실을 알고 절망하고 있는 나에게 이 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과 후천적인 노력을 통해서 10%의 범주, 더 나아가 3%의 범주 속에 들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그렇다면 내가 궁극적으로 3%의 인물 속에 들어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그것은 유대인의 탈무드에서 중시하는 ‘셰마 이스라엘’ 이다.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너희는 이 말을 너희 자녀에게 거듭 들려주고 일러 주어라.”

저자는 이것에 착안하여, 책 제목과 같은 <무지개 원리>를 개발해냈다고 한다.  무지개와 같이 7개의 범주로 구성된 이 무지개 원리는 소나기가 내린 후에 피어나는 무지개처럼 위기상황에 놓여있는 우리들에게 한줄기의 무지개가 아닐까 생각한다. 지난 달의 결과에 조금은 만족하고 있던 나에게 늦지 않게 읽은 이 책은 기쁨의 채찍이 되었다. 아직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갈 길이 멀고도 험하다. 더욱 정진하고, 집중하여 나에게 펼쳐질 밝은 내일을 키워나갈 것이다. 그리고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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