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이 걸작을 만든다 - 도전하는 승부사 윤석금의 경영 이야기
윤석금 지음 / 리더스북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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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책을 만났다. 바로 웅진그룹의 회장이 직접 펴낸 <긍정이 걸작을 만든다>라는 책이다. 혹자는 특이할 것도 하나 없는 자기계발서가 무엇이 흥미로운지 모르겠다며, 아리송한 표정을 지으면서 고개를 가로저을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이 책은 한 그룹의 총수가 직접 이 세대의 젊은이들을 향해서 보내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설득력 있는 자기계발서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이 책은 웅진그룹이 가지고 있는 비전을 함축하고 있으며, 그것을 독자들에게 알리기 위한 전략서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 책의 난쟁이를 넘겨보려고 한다. 즉, 행간을 읽어보려 한다는 말이다.(틀릴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의 추천사를 쓰신 이채욱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사장은 이 책에 대해서 ‘10년이나 20년 전에 펴냈으면 어땠을까’ 라는 아쉬움을 표시하는데, 내가 생각하기에는 10년이나 20년 전에 펴냈으면 책의 위력이 반감정도가 아니라 여타 다른 책들과 다름없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이 책은 단순히 일반인이나 경쟁자들에게 자신의 경영의 비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웅진하면 생각나는 것들 중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웅진 코웨이’ 나 ‘웅진 씽크빅’을 뛰어넘는 ‘더 큰 웅진’을 대비하고자 만들어진 책인 것이다.

‘더 큰 웅진’이란 기존의 출판업과 식품업에 치중된 기업이미지를 벗어나서 극동건설을 인수하면서 건설업계에도 진출했음을 뜻하는 것이고, 또한 웅진폴리실리콘, 웅진케미칼, 웅진에너지 등 을 설립하면서 기존의 마케팅 주력 업종에서 제조업으로의 진출을 꾀하고 있음을 뜻하고 있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경영자들의 서적이 많이 출간되는 여름휴가철을 겨냥하지 않고, 취업시즌인 9월에 출간되었으며, 자기계발의 의미를 띈 서적이라는 겉모습을 슬쩍 내비치면서 자연스럽게 웅진이라는 기업의 이미지를 재고할 수 있도록 긍정적인 기업이미지(밝은 분위기를 가진 기업인 동시에 투명함을 간직하고 있으며, 환경문제에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회적 기업. 웅진그룹)를 위한 ‘넛지’를 가하고 있는 책임을 알 수 있었다.

TV광고에 기업이미지 재고를 위한 광고를 게재하는 대신 출판업이 가진 특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전략으로 일반인에게 특히 취업준비생에게 접근하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기획하고 만들어진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웅진그룹이 가진 매력에 푹 빠질지도 모르겠다.

웅진이 추구하는 인재는 어떤 인재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책 속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그리고 이런 요소들을 만족시키는 인재가 웅진그룹에 입사할 수 있는 인재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쉽게 이야기해보면 제목처럼 긍정적인 인재라고 할 수가 있다. 하지만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긍정이라는 요소 하나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긍정이라는 힘에 덧붙여 적극성이라는 추진력을 가지고 있어야 진정한 인재라는 이야기인 것이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열정을 갖고 배우는데 주저함이 없어야 하겠지만, 무조건 많이 배우고 아는 것 또한 전부가 아니라 그것을 적재적소에 활용할 줄 아는 창조성을 지닌 인재가 바로 웅진이 원하는 인재라고 할 수 있다.

책을 읽고 있는 자신이 어느 정도의 수준이며, 어느 정도의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말로 표현하기가 참으로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직접 읽어보길 바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윤석금 회장의 정수기 렌탈 사업의 아이디어와 탄산음료가 판을 치던 음료업계에 ‘아침햇살’과‘초록매실’의 흥행을 이끈 창의력의 힘을 발견하고 자신의 기준점을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 그리고 그의 젊은 날 브리태니커 사전을 판매하기 위해 배수진을 치면서까지 세일즈를 벌였던 그의 열정 또한 이 책을 통해 답습해보길 바란다.

아직도 20대의 열정을 가지고 일에 임하고 있다는 그의 마음가짐을 제대로 배워가는 동시에 웅진그룹의 밝은 미래를 접할 수 있게 되어서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지금 열심히 준비해서 반드시 나에게 주어지는 기회를 움켜쥐고야 말겠다는 열망이 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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넛지 -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
리처드 H. 탈러 & 카스 R. 선스타인 지음, 안진환 옮김, 최정규 감수 / 리더스북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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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즐겨 읽은 책. 즐겨 읽는 것에서 모자라 이들이 제시하는 안을 받아들여 오마바 정부는 저자 중 한명인 캐스 선스타인을 규제정보국으로 불러들이면서 이 정책을 적극 활용할 의사를 보이도록 만든 책.

이런 유명세는 우리나라에 까지 전염되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휴가를 떠날 때, <넛지>를 품에 안고 떠났을 정도가 되었으며, 각종 경제 연구기관에서 추천에 추천을 거듭 하고 있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그만큼 이 책의 파급력은 많은 지도자들이 즐겨 읽을 정도로 널리 알려져, 이제는 일반 대중들에게 매우 유명세를 탄 책이 이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게다가 서점가를 돌아다닐 때 마다 산뜻한 노란색표지와 커다랗게 인쇄된 넛지라는 제목은 누구나 한번쯤 이 책을 들었다 놓을 수 밖에 없을 정도의 엄청난 마력을 갖게 만든다. 다만 아쉬운 것은 책의 두께의 압박으로 인해 호기롭게 한껏 들었다가 이내 놓아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하지만 말이다.

‘넛지’란 과연 무엇일까? 무엇이기에 이토록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을까? 많은 이들이 이 책에 대해서 대체 무슨 내용인지에 관해서 많은 궁금증을 던지고 있었다. ‘넛지’란 사전적 의미 그대로 이야기하자면 팔꿈치로 슬쩍 찌르는 것이라고 한다. 더 나아가서 이야기 하자면 타인의 선택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이라고 이 책의 저자는 표현한다.

예를 들면, 당신이 옷을 사기 위해서 친구와 같이 어떤 상점에 들렀다고 하자. 그런데 마침 그 옷 가게의 너무나도 아름다운 직원이 추천해주는 옷을 가지고, 친구도 역시 진짜 멋지다고 사람이 달라 보인다고 맞장구를 쳐주면 당신은 그 옷을 사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넛지’ 는 직원의 추천과 주책없는 친구의 맞장구가 될 것이다. 하지만 나중에 친구가 이렇게 말하면 참 난감할 수도 있다. “아 거기 여자 진짜 예쁘더라.” , “난 도저히 거절할 수 없었어.” 라고 말이다. 

어쨌거나 이 책은 이와 같이 인간이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 힘들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며칠 전에 읽었던 <36.5℃ 인간의 경제학>에서 알게 되었던 행동경제학이 <넛지>에서도 그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실대로 말하면 <넛지>라는 책이 먼저 나왔고, <인간의 경제학>을 쓰신 이준구 교수는 우리들에게 행동경제학의 핵심이론인 ‘인간은 호모 이코노미스트가 아니다.’ 라는 것만을 알려주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넛지>의 범위의 일부분만을 우리에게 설명하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새롭게 알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인간의 경제학>과는 달리 ‘호모 이코노미스트’(이 책에서는 ‘이콘’으로 표기됨)가 아닌 인간이 어떻게 바람직한 선택을 할 수 있을 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서 <인간의 경제학>보다 한걸음 더 나아가고 있었다. 이와 같은 '넛지'에 의거한 정책의 핵심을 몇 가지 단어로 축약해서 표현해본다면 구체적인 정보제공, 접근성의 용이, 디폴트 옵션의 옵트아웃, 가시성을 골자로 한 표기방법. 정도로 이야기해 볼 수 있을 듯하다.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 하자면, 일반인들이 바람직한 판단을 하기 위해서 강제적인 규제를 가하기보다는 ‘넛지’를 활용하자는 이야기인 것이다. 금융상품이나 모기지와 같이 복잡한 정보들로 구성되어 있는 상품을 최대한 소비자들에게 간략하게 이해할 수 있게끔 제공하고 그것들을 계약하기 위한 조건들을 계약서나 명세서에 알아보기 쉽게 표기해둬야 하며, 연금이나 장기기증 같은 경우 참여율을 높이기 위하여 거절하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실행되게끔 옵트아웃을 이용한 디폴트 옵션(기본 옵션정도로 이해가능)을 걸어두며, 환경과 에너지 문제에 관해서는 인간이 미처 알지 못하는 여러 가지 눈에 보이지 않는 자원들을 ‘돈’이라는 가시성 있는 요소로 바꿔놓게끔 함으로써 좀 더 합리적인 인간 활동을 돕고자 하는 정책을 제시하고 있었다.

이러한 정책은 무분별한 자유주의를 표방하지도 않고, 또한 무분별한 규제정책을 표방하지도 않는다. 즉, 자유주의적 개입이라고 설명하는 이 ‘넛지’ 라는 도구는 인간을 그들도 모르게끔 어떤 방향으로 몰아감을 의미하는 것이다. 책에서는 어떤 방향이라는 그 방향이 모두에게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솔직히 말해서 그 방향이 과연 바람직한 방향이 될 수 있을지는 상당히 의문스럽기도 하다. 

왜냐하면 저자가 책에서 말하고 있듯이 미국에서 금융위기의 원인이 된 것이 서브 프라임 모기지론을 무분별하게 제공하고, 그것을 가지고 또 여러 가지 파생상품을 만들어서 거품을 일으킨 월가의 금융인들의 ‘모럴 헤저드’라는 것을 누구나도 알고 있는데, 저자는 이런 ‘모럴 헤저드’를 너무나도 작은 변수로 생각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상당히 위험한 책일 수도 있다. 실제로 행동경제학을 이용해서 이‘넛지’라는 도구를 마케팅 분야에서는 상당히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그것을 실제 판매에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인간의 심리를 어떤 상품에 대해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당신이 인라인 스케이트를 사러 갔는데, 들어오는 에스컬레이터에 15만원 구매 시 할인쿠폰 증정이라는 우드락이 크게 달려 있고, 마침 도착한 인라인 매장의  정가 23만원의 인라인 스케이트가 16만원으로 할인행사를 한다고 하면, 소비자는 먼저 인식된 15만원이라는 숫자를 기준으로 해서 생각하게끔 유도되기 때문에 16만원이라는 금액이 크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며, 거기에다가 당신의 무의식에서 할인쿠폰 까지 생각하게 되므로 그 상품을 구매하기가 더 쉽게 될 것이다. 거기에다가 당신이 카드를 사용한다면 이 소비는 더욱 쉽게 이루어질지도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넛지’가 제대로 발동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알 권리를 제공하는 많은 기관들의 ‘모럴 헤저드’를 억제시킬 수 있는 강력한 처벌방안이 먼저 마련되어야 순수한 목적에서의 ‘넛지’가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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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진, 세계 경제를 입다 부키 경제.경영 라이브러리 3
레이철 루이즈 스나이더 지음, 최지향 옮김 / 부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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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블루진, 세계 경제를 입다>라는 책을 접했다. 제목과 표지에서 드러나는 청바지의 푸른 이미지와 노란색의 제목은 산뜻하면서도 건강한 이야기를 선사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낳게 했지만, 그것은 나의 선입관에 불과했다.

모든 이들이 즐겨 입고, 여러 벌씩 소유하고 있는 청바지. 그토록 인기가 많고 아름다운 패션아이템인 청바지에 아름답게 표현해낸 이 책의 표지는 잘못된 방향으로 돌아가는 세계 경제를 이야기하는 내용과의 불협화음 즉, 겉과 속의 불일치를 상당히 잘 표현해냈다고 생각한다.

잘못된 방향으로 돌아가는 세계 경제? 즉 그것을 간단히 이야기해본다면 <블루진, 세계 경제를 입다>는 청바지가 만들어지는 모든 과정들을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과 동시에 현재 청바지를 제조하는 나라들의 여러 가지 고충을 한데 엮어 냈다고 이해하면서 읽어볼 수 있겠다.

솔직히 말해서 자동차나 기타 여러 제조업 관련 분야들 중에 불만사항이 하나도 없는 곳이 있다면 그것은 분명히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그 많은 업종 중에서 이 책에서 파헤치고 있는 그 분야는 바로 섬유산업과 의류 제조업이다. 우리는 이에 관련되어 그리고 전 세계의 고통 받고 있는 노동자들의 가슴 아픈 사연들을  찬찬히 뜯어본다면, 우리가 추구하려는 자유무역이라는 것이 정말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서 조금 더 신중한 선택을 내려야 하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샘솟을 것이다.

아제르바이잔의 원료 생산자들

청바지의 주 원료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목화였다. 바로 문익점이 붓통 속에 숨겨온 바로 그 목화가 생산하는 면섬유가 바로 청바지의 원료가 되는 것이었다. 이 책에서는 목화재배가 갈수록 거대화 되는 산업구조로의 변화 때문에 설 자리를 잃고 있는 국가인 아제르바이잔의 가족단위의 목화재배의 현실을 알려준다.

목화 재배만이 이런 기업형 농장에 잠식되는 것은 아니다. 커피나 담배와 같은 작물을 포함해 거의 모든 농작물들이 목화와 같은 운명에 처해있다. 갈수록 농장이 거대화 되는 이유는 아마도 이런 거대화를 통해, 그리고 재배기법이나 농작물의 개량으로 얻어지는 작물들이 같은 면적당 재배효율이나 가격을 극대화 시킬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이 때문에 희생되는 소작농들이나 기업형 농장에서 일하면서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저개발국가의 노동자들의 이야기는 이 책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들이 접하는 신문 보도에서도 끊임없이 등장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즘 커피 원료 수입 같은 경우엔 공정무역이라는 기치를 내세우고, 제3국가들의 노동자들에게 정당한 보상을 해주자는 움직임이 조금씩 일고 있다. 그렇지만 그런 움직임은 아직도 극히 미미한 상태일 뿐만 아니라, 청바지의 원료가 되는 목화재배에 관련해서는 아직도 한참이나 요원해보인다.

이탈리아의 패션업계

아르마니, 베르사체, 구찌, 프라다의 진원지. 전 세계인들의 패션을 프랑스와 양분하는 이탈리아에서도 자유무역 때문에 많은 불만사항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제조원가의 절감에 대한 싸움이라고 할 수 있다. <운동화 전쟁>이라는 책을 보면, 과거 업계 점유율 1위를 차지하던 아디다스가 <나이키>의 생산비용 절감의 전략에 의해 어떻게 무너졌는지 잘 설명해주고 있다.

이탈리아의 업계들도 이처럼 중국공장으로 대표되는 제3국의 저렴한 노동력으로 인한 자국내의 제조업 이탈현상에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고 있었다. 자국의 노동자의 일자리 상실 뿐만 아니라 이런 제조업 이탈현상은 실제로 중국공장에 찍어내는 저렴한 상품들과 소위 ‘짝퉁’이라고 불리는 가짜 상품의 유통으로 한 단계 더 진화하여, 이탈리아의 ‘명품’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많은 기업들이 생산해낸 소비재들을 무작위로 복제하여 많은 문제점을 양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이런 ‘짝퉁’ 청바지나 아무런 상표가 부착되어 있지 않은 청바지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환경오염물질과 관련한 것이라고 한다. 청바지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면을 짜서 이은 청바지에 인디고라는 염료와 화학약품을 함께 사용하여 물을 들이고, 왁싱을 하기 위해서도 많은 광물조각이 사용된다고 한다.  

하지만 제3국의 제조업체들은 이런 유해물질들을 환경 기준 초과량을 사용할 뿐만 아니라 생산비 절감을 위해 그런 폐기물을 처리장치 없이 방류하기 때문에 그것을 소비하는 사용자뿐만 아니라 지역 환경에 미치는 부작용이 상당히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설명한다.

이런 환경오염이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피해를 야기하는 가장 좋은 예는 바로 ‘지구 온난화’ 와 같은 것들이 있겠지만, 우리나라에만 해당될 수 있는 국지적인 예로는 우리나라의 봄철만 되면 일어나는 ‘황사현상’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캄보디아의 제조업체 현황

그렇다면 캄보디아와 같은 노동력이 싼 국가들은 유리한 것이 아닐까? 왜 캄보디아의 상황이 책 속에 들어있을까? 이면을 들여다보면 그렇지도 않다는 것을 이 책에서는 말해준다. 캄보디아와 같은 극도로 가난한 국가의 산업구조는 거의 대부분이 제조업으로 이루어져있는데, 이런 국가들의 수출을 할당해주는 ‘섬유쿼터제’가 폐지될 움직임이 있다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었다.

지금까지는 세계무역에서 캄보디아가 차지하는 할당량이라도 있었기 때문에 사회의 구조가 유지되었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캄보디아에 진입했으며, 책에서 이야기되는 것처럼 여성노동자들의 인권도 가족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신장되었지만, 쿼터제의 폐지 이후엔 부패한 정부와 물류 수송의 불편함 때문에 많은 사업가들이 극빈국의 제조공장을 떠나서 노동력이 싸고, 운송이 편리한 중국의 ‘선전’ 같은 곳으로 전부 몰려든다고 우려한다.

이것이 자유주의자들이 말하는 자유무역이라면 너무나 냉혹한 현실이 아닌가? 모든 투자자와 공장은 가격이 저렴하고 이익이 높은 시장으로만 찾아 나선다면, 그런 혜택을 줄 수 없는 시장이나 국가들은 어떻게 해야한단 말인가?

혹자는 자유시장의 경쟁력에 뒤지는 산업은 과감히 포기하고 지식집약적 산업이나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업종으로의 집중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나에게는 이러한 주장이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이야기로 들리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만약 경쟁력이 떨어지는 산업은 빨리 접어버려야 한다는 그들의 주장을 곧이 곧대로 따른다면 더 이상 우리에게 다양성은 존재하지 않으리라는 걱정이 생긴다.

생각해보자. 몇 십년간 자신의 길이라고 걸어온 수 많은 농부들과 노동자들에게 가격경쟁력에서 뒤지니까 그만두고 반도체업계나 친환경연료 개발 쪽으로 진로를 바꾸라고 이야기하면서 관련 직업교육을 받으라고 하는 것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소리인가? 만약 당신이라면 이런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블루진, 세계 경제를 입다>가 내게 준 것

이 책은 청바지 하나로 전 세계 경제의 문제점을 조명하고 있는 상당히 뛰어난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청바지를 다른 어떤 것으로 바꿔본다 하더라고 아마 이 책의 결과와 같은 결과가 벌어지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그렇다면 우리는 자유무역만을 추구하고 있는 불공정한 세계무역의 환경에서 어떤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까? 아마도 이 물음에 대한 답이 이 책에서 일어나는 여러 문제점들을 억제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해결책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 책에서는 청바지업계의 사회적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룸스테이트’라는 청바지 브랜드의 디자이너 로건의 사례를 싣고 있다. 그는 유기농 섬유를 수입하고, 제품을 만드는 공장도 엄격한 근로기준을 충족시키는 제조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공정무역을 외치고 있는 경영자중의 한 사람이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소비자 개개인이 무턱대고 낮은 가격만을 추구하는 소비에서 벗어나서  로건과 같은 경영자들이 추구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의 제품을 적극 구입할 의사를 보임으로써 공정한 제품에 적당한 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아직도 값싼 제품만을 찾아나서는 당신이 많을수록 점점 더 싼값만을 추구하는 기업가들은 늘어날 것이다. 지금이라도 조금 더 당신의 소비생활에서 적당한 선을 생각해보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명품을 제 값 주고 구입하지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적당한 상품을 선택할 줄 아는 지혜를 기르자고 이야기 하고 싶을 뿐이다. 행동경제학에 따르면 그런 지혜를 기르는 것이 완벽한 결과를 불러오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어떤 제품을 구입하기 전에 ‘이것이 과연 공정한 가격인가?’라는 질문을 지속적으로 가지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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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에게 공부법을 배우다
설 흔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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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의 아들에게 전달된 정체불명의 책 한권. 그리고 그것을 매개로한 과거로의 여행. 그 속에서 펼쳐지는 글쓰기의 결정 우려내기는 ‘아! 실용소설이라더니, 이렇게 글을 쓸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절로 불러일으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설흔님의 전작 <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를 이처럼 인상 깊게 읽었던 나에게 <퇴계에게 공부법을 배우다>의 출간 소식은 엄청난 기대감은 안겨다 주었다. <연암...>에서 느꼈던 저자의 필력은 글쓰기의 비법도 비법이지만, 상당히 간결한 문체와 더불어 소설로만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성싶은 탄탄한 이야기의 구성이 나를 매료시켰던 것이다.

<퇴계에게...>는 어떨까? 솔직히 말한다면 이 책 역시 “공부를 왜 하는가?”라는 질문에 훌륭한 답을 줄 수 있는 책임에는 틀림없다. 그리고 몇 가지의 복선을 깔아두어 위대한 성리학자 퇴계 이황의 학문의 경지가 어느 정도에까지 이르렀는지, 우리에게 알려준다.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 돌석이 퇴계를 업었을 때, 왜 함형에게 스승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는지. 그리고 온 고을에 효심이 자자하다고 소문난 이가 왜 퇴계가 지나는 것을 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갔는지. 책의 마지막을 읽어나가다 보면 우리는 자연스레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고, 정말 그런것이 가능할까? 라는 미심쩍은 시선을 던져볼지도 모르겠다. 

나 같은 경우에는, 이런 신기한 사건을 바라보면서 퇴계의 존재 자체가 허상이 아닐까? 라는 어림짐작을 해보았지만 결과는 역시 얕은 짐작에 불과했다. 실제 저자가 이야기 하고 싶었던 정답에 근접해보기 위해, 한 가지 힌트를 준다면 책의 제목이 주는 “<공부법>을 통달한 퇴계가 어떤 단계에 이르렀을까?” 를 생각해본다면 쉽게 알아맞힐 수 있을 듯싶다.

만약 나에게 단순히 <연암...>과 <퇴계...>. 두 권의 책 중 어떤 책이 우수한가를 꼽아보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연암...>의 손을 들어줄 것 같다. 왜냐하면 <연암...>은 '실용소설'을 완벽하게 표현해냈다고 생각하지만, <퇴계...>같은 경우에는 그가 추구하는 실용소설의 ‘실용’과 ‘소설’ 중에서 ‘실용’에 상당히 많이 치우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영 실망스럽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단지 이 책은 ‘실용소설’이 가진 운영의 묘 가운데서 ‘실용’이라는 요소를 부각시켰기 때문에, 우리가 항상 궁금해 마지않는 ‘공부란 무엇’이며, 그것을 ‘왜 하는가?’ 에 대한 실마리를 구체적으로 파헤치고 있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게다가 돌석이 쉽게 그들의 이야기를 요약 해놓기까지 했으므로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공부라는 것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고 또한 지금 각자가 하고 있는 공부에 대해서 상당한 동기부여 효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 다음과 같은 방법을 추천한다. 특히, 돌석이가 정리해놓은 가르침의 정리를 보기 전에, 각자 돌석이 된 것과 같은 느낌으로 퇴계에게 숙제검사를 맡는다는 기분으로 먼저 이야기들을 정리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왜냐하면 솔직히 말해서 책이 너무 쉽게 읽히는지라 정리를 하지 않고, 그저 페이지가 넘어가는 대로 술술 넘기다보면 ‘아 좋은 책이구나!’라는 느낌과 ‘공부는 이런 것이구나’ 라는 단순하고도 어렴풋한 이미지만이 허무하게 남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책을 다 읽고 나서 다시 처음부터 읽기가 망설여진다면 돌석의 메모만을 따로 읽어나가면서 앞의 이야기들을 되짚어 나가는 것도 괜찮은 방법일 테지만, 그래도 그 유용한 정보를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기 위해선 우선 각자가 먼저 정리해서 비교해보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읽을 때, ‘나는 돌석이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읽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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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언론인의 고백 - 위선과 경계 흐리기, 특종이 난무하는 시대에 저널리스트로 살아간다는 것
톰 플레이트 지음, 김혜영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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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을 톰 플레이드라는 저널리스트가 일했던 40여 년간의 경험을 오롯이 끓여낸 결정체라고 표현한다면 그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면서 나에게 만족스러움을 내비칠까? <어느 언론인의 고백>이라는 책은 그것이 가진  제목처럼 우리가 잘 알지 못했고, 어쩌면 동경하고 있을지도 모를 저널리스트의 어두운 세계를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있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 미디어법의 논란과 관련해서 나름대로의 논리를 찾으려는 기대감으로 책을 읽어나갔지만 아쉽게도 이 책의 핵심은 그것과는 약간 어긋나있음을 알게 되었다. 주 내용은 우리가 어떻게 ‘난쟁이를 넘길 수 있을까?’라고 할 수 있고, 그리고 부수적으로 ‘바람직한 기업은 어떤 기업인가?’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의 구성 방식은 1장을 제외하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루어진다. 다시 말해서 이 책은 저자의 직장생활의 이동경로와 거기에 따른 어떤 깨달음을 바탕으로 구성되었다는 이야기다. 그렇기 때문에 거의 모든 직종에 종사하고 있는 직장인들 또한 이 책에서 직장생활의 노하우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언론매체를 근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저널리스트를 꿈꾸는 이들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조심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상당히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난쟁이 넘기기’

저자는 가장 좋은 기사란 바로 ‘난쟁이 넘기기’라고 한다. 대체 난쟁이 넘기기란 무엇인가? 그것은 쉽게 말해서 일생일대의 아이디어를 살릴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 한 언론인이 살인사건을 취재했는데 그 범인이 난쟁이라는 재미있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한다. 그리고 이것을 어떻게 부각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찰나 그 언론인은 신문의 7면에 걸쳐서 난쟁이의 실제 모습을 찍어낼 생각을 했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그것은 7면을 이어붙이면 실제 난쟁이의 모습을 나타나게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아이디어였고, 아무도 생각해 낼 수 없는 그만의 획기적인 아이디어였던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언론인은 마지막까지 용기를 내지 못했고,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언론인은 마지막에 난쟁이를 넘기지 못했던 것을 두고두고 후회했다고 한다.  

사실 그 기사가 성공했을지 실패했을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그가 번쩍하고 생각해냈던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여러 사람들의 시선들이 두려워서 포기해버린다면 나중에 가서 두고두고 그것을 넘기지 못한 것을 후회 할 것이라는 의미였다. 일단 부딪혀보고 나서 후회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 저널리스트가 가져야 할 자세가 아닐까 생각한다. 즉, ‘난쟁이 넘기기’의 기회가 왔을 때 주저하지 말고 넘기라는 메시지인 것이다.

<타임>지에 대한 폭로

그는 몇 차례의 이직사례를 우리에게 일러준다. 그는 여러 직장을 거치면서 근무했던 그의 경험을 토대로 어떤 직장이 일을 하기에 편했고, 어떤 직장이 불편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그가 최고로 불편해했던 <타임>지에서의 불만사항은 <타임>쪽에서 듣게 되면 대노할 만한 것들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그는 <타임>이라는 언론사가 창의성과는 거리가 먼 느릿느릿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는 거대한 공룡이라는 점을 부각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타임>이 그나마 체계를 잡을 수 있으려면 ‘역 피라미드의 관료주의’라는 기업조직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런 경직된 기업환경이 일으킨 부작용은 저자의 능률을 떨어뜨렸다고 고백한다.

능률이 떨어지는 것은 저자뿐만이 아니었나 보다. 기사를 최종 승인해야 할 편집장이라는 사람은 술독에 빠져서 지내고 있으며, 모든 직원들에 대해서 살인적인 근무시간을 강요하고 있었으며, 여성과 소수민족의 저널리스트들은 회의 상의 역할 분담에서 제외되어, 기사를 쓸 수도 없었던 직장 내의 공공연한 인종차별과 성차별에 대해서 거침없이 폭로한다. 

이런 저자의 폭로를 들어보면 누구라도 <타임>이라는 거대언론사를 ‘썩어도 제대로 썩은 언론사’ 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런 폭로를 보면서 ‘이 사람 작정했구먼’ 이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그는 어쩌면 ‘난쟁이 넘기기’를 제대로 했는지도 모르겠다. 쉬쉬 하던 문제를 밖으로 끄집어낸 것도 모자라 대놓고 비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비판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목소리 없는 언론에 대한 비판

그는 언론사란 자고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가 사설을 전문으로 담당하는 부서에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뉴스부와는 다르게 의견을 피력할 줄 알아야 함을 강력히 주장한다. 그리고 이런 목소리는 기업과 언론 간의 ‘돈의 논리’에 따라야 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을 위하는 목소리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금이라도 많이 알고 있는 저널리스트는 시민사회에 제일 이익을 줄 수 있는 후보자를 지지해야 할 의무가 있음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저자가 보기에는 언론사들이 개인과 회사의 이익만을 쫒아 ‘언론인이 하지 말아야 할 10대 죄악’을 행하고 있으며, 이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었다. 더 나아가 언론계는 이미 썩었기 때문에 진짜로 잘 할 수 있는 것이 없을 경우에만 들어가라고 한다. 그만큼 언론계는 예전보다 가치가 많이 하락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언론도 많은 통제 하에 움직이고 있음을 모든 사람들이 어렴풋이 알고 있는 바이다. 1970년과 80년대에는 ‘보도지침’ 명목 하에 똑같은 머리글을 딴 기사가 다른 세 가지의 신문에 버젓이 출간되었는데, 이를 보면 우리나라의 언론에 어떤 목소리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을 것만 같다.

특히, 언론과 대기업과 정치인의 가계도가 인터넷상에 조금만 검색해보면 바로 찾을 수 있을 정도로 공개되어 있고, 그들 역시 그런 관계를 상당히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그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있을지는 상당히 의문스럽다. 서민을 위한 대통령이 임기 내내 그런 신문들과 싸웠고, 그들이 대통령에 흠집을 내기에 바빴던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런 언론이 더 많은 이익을 위해 ‘미디어 법’을 추진 중에 있다. 친 기업 정부와 대기업 그리고 족벌신문들이 왜 우리의 눈과 귀를 사로잡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일까? 그것은 그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방송장악이 필수인 것을 알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느 언론인의 고백>이 내게 준 것

이 책은 거대 언론사가 가지고 있는 부패라는 것이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독자들에게 상당히 잘 알려주고 있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저널리즘의 10대 죄악’을 본다면 많은 이들이 공감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저널리스트가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덕목들에 대해서 세심하게 일러준다.

그렇지만 이 책에서 아쉬웠던 점을 꼽자면 좋은 기사에 대해서 잔뜩 이야기하면서 정작 자신이 쓴 그 좋은 기사라는 것이 이 책에 삽입되어 있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난쟁이 넘기기’와 같은 창의적이고 흥미로운 기사거리를 써야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정작 그는 우리들에게 그가 썼던 기사들의 표본을 단 한 가지라도 제대로 제시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약간은 아쉬운 점으로 생각된다. 

부록이라도 얼마나 좋은가? 그가 빌 클린턴과의 인터뷰를 했던 기사 전문. 혹은 총기소유의 반대 입장을 나타낸 기사 전문을 우리들에게 보여줄 수 있었다면, 아마도 그의 책은 훨씬 더 독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짐작해본다.

그리고 또한 창의적인 저널리스트의 이야기보다 <어느 언론인의 고백>과 같이 현 언론의 문제점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많이 제공했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는 책을 통해 폭로를 하고는 있지만, 그 대부분이 거의 개인적으로 경험한 직장 내에서의 문제점에 대한 폭로가 대부분이었고, 좀 더 큰 틀에서 접근하는 것은 ‘10대 죄악’을 맺음말에 끼적이는 걸로 대신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10대 죄악’과 관련된 언론의 폐단을 잘 드러내는 책을 보려면 촘스키의 책을 봐야 하는 것일까? 이 책을 통해 언론사들의 이야기를 마치 내가 편집장이 된 것과도 같은 위치에서 바라볼 수 있었던 것은 큰 장점이었고, 내가 느낀 한계점을 채워줄 새로운 책을 찾아 나서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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