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오빠 부자 동생
로버트 기요사키 외 지음, 이주혜 옮김 / 명진출판사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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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지금으로부터 약 7년 전에 읽었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어렴풋하게나마 다음과 같이 기억한다.

“저자와 ‘멘토’ 부자아빠와의 만남을 다루고 있는 이 책은 어린 시절 부자아빠가 가르쳐준 여러 가지 경험을 토대로 돈을 지키기에만 급급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올바른 투자란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 논의를 불러일으키게 한 책”

그가 <부자 오빠 부자 동생>으로 다시 우리에게 돌아왔다. <부자아빠>가 출간 된지 10년만이란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부자’에 대하여 논의하려 한다. 다만 과거와는 달리 ‘돈’이라는 물질적인 요소에 집착하지 않는다.

10년 전의 로버트를 두고 돈에 집착한 인물이라고 평가 할 순 없겠지만 책 속에서 기억나는 장면은 돈 버는 스킬이 대부분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해본다면 그의 전작은 투자의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 책은 전작의 성격과 확연하게 다르다고 볼 수 있다.

비로소 ‘돈’이라는 것을 뛰어넘은 경지에 이르렀다고 표현해야 할까? 이 책에는 ‘돈’에 초연한 부자오빠의 삶과 부자 동생의 삶(이 책에는 로버트 기요사키의 글과 그의 동생 에미 기요사키의 글이 함께 실려 있다.)이 적나라하게 기록되어 있다.

부자오빠와 부자동생

전투력이 강했던 젊은 시절의 부자오빠는 해병대에 입대하고 베트남전을 겪는 동안 상상을 초월하는 인간의 능력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고, 부자아빠의 가르침을 받아들여 사업에 뛰어든 채.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벌이면서 성공과 실패를 무수히 겪으면서 삶을 살았다. 그렇게 그는 실패에서 하나씩 배워나갔다.

인간이 만들어놓은 핵무기와 전쟁을 끔찍하게 싫어했던 부자동생은 자신의 진로를 찾기 위해 이리저리 방황하게 된다. 그러는 동안 불완전한 사랑에 빠져들었고, 그로 인해서 미혼모가 되기도 하지만 자신을 찾아가는 수행은 계속 진행하고 그녀는 티베트의 승려로서의 삶을 살게 된다.

무엇이 그와 그녀를 부자로 칭하는가?

로버트 기요사키가 티베트의 승려가 된 동생더러 “너도 부자야”라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어리둥절했다. 하지만 책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그의 동생보고 ‘부자동생’이라고 말하는 이유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간단히 말한다면 그것은 바로 ‘소명으로의 삶’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더 쉽게 이야기해본다면 ‘하고 싶은 삶’을 살았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솔직히 말해서 이 책이 아니더라도 많은 자기계발서를 보면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한다. 심지어 제목이 그런 책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 책에서 말하는 ‘소명으로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하나의 큰 가르침을 찾아낼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소명을 찾아가는 여정이 곧 자신의 약점과 싸워서 이겨나가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모두 약점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리고 그것을 자기계발을 통해 극복해나간다. 그래서 우리 인생에는 자기계발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약점 안에 갇혀서 허우적거리기 때문이다.”  

약점이 많다는 사실을 인정한 두 사람은 착실한 자기계발 의지로서 약점들을 하나하나 이겨나갔다. 두 사람은 약점을 두려워하지 않고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해결책을 찾아나갔다.

“모든 나쁜 일로부터 좋은 일이 생긴다.”
“두려움은 새로운 기회를 뜻한다.”
“어쩌면 산다는 것은 끊임없이 자신의 약점을 발견하고 그것과 싸워나가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소명으로의 삶’= ‘약점과 싸워서 이긴 삶’이라는 공식을 실천해나간 두 사람이 아니면 도대체 누구에게 ‘부자오빠’ 와 ‘부자동생’ 이라고 불러야 할까? 자신을 부자라고 불러달라는 저자의 요청이 조금은 얄밉기도 했기만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멘토’와 ‘영적가족’을 찾아나서라

저자의 의견에 따르면 사람이 자기계발을 하기 위해서는 멘토와 ‘영적 가족’ 반드시 필요하다고 한다. 멘토를 만나야 성장의 씨앗을 뿌릴 수 있고, ‘영적 가족’을 만나야 꽃과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을 보면 저자는 우리에게 혈연관계로 맺어진 ‘가족’의 울타리를 벗어날 것을 꾸준한 어조로 권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가족 내에서 배울 수 없는 ‘멘토’와 ‘영적 가족’이라는 새로운 인간관계는 우리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켜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란다.

이 말을 받아들인 사람이라면 정석대로 우리들이 직접 발로 뛰어다니면서 이 두 가지 요소를 충족시켜야 하겠지만 ‘부자오빠’는 자신의 ‘영적 가족’이 되어주었던 R. 벅민스터 풀러 박사의 가르침을 요약해서 알려줌으로써 우리에게 지워진 하나의 부담을 덜어준다.

‘영적 가족’ 풀러 박사를 통해 배운 자기계발 원리

첫 번째 가르침은 당신이 처하게 될 모든 상황과 물질에는 양면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두고 ‘모든 개체는 복수다’라는 의미로 정리한다. “우리는 삶 속에서 최소한 두 가지 이상의 상반된 생각을 품으면서 이 두 가지 이상의 길 사이에서 진정한 자신의 길을 발견할 수 있어야만 한다고 이야기한다.”

두 번째 가르침은 돌이 바다에 떨어져야 잔물결이 일어나듯이 우리들도 무언가를 행해야지만 잔물결이 일어난다는 가르침이었다. ‘선행’이라고 부르는 이 가르침은 우리에게 행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가만히 앉아만 있는 사람에게는 잔물결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같은 일만 반복해서는 같은 물결만 일 것이라고 경고한다. 

세 번째 가르침은 적은 자원으로 많은 일을 행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녀야 한다는 가르침이었다. ‘단명화’라고 부르는 이 가르침은 우리들로 하여금 항상 생각하는 자세를 유지할 것을 주지시킨다. 모든 일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낼 수 있는 창의적인 성향의 사람이 되라고 독려한다.

마지막 네 번째 가르침은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가르친다. ‘지체’리고 부르는 이 가르침에는 앨빈 토플러의 <부의 미래>에서 읽은 적이 있는 이 사회를 이루고 있는 여러 단체들의 속도계가 등장하는데, 저자는 서브프라임 신용위기가 160킬로미터를 달려가고 있는 재정 기업가들을 법과 기관들이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해석을 내린다. 그 만큼 개개인들도 최첨단을 달리는 변화의 물결에 적응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부자오빠 부자동생>이 내게 준 것

이 책을 보면서 내가 얼마나 약점을 감추기에 급급했는지 절실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내가 가진 약점을 혹여나 누군가 눈치챌까봐 전전긍긍했던 날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약점에 집착하고 있으면 그 속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이야기. 그들의 말이 백번 옳다.

최근에 나는 약점에 맞서고 있는 중이다. 회피 한다고 잊혀지는 것은 절대로 아니라는 사실을 어리석게도 이제야 깨달았다. 이런 깨달음을 얻은 상태에서 만나게 된 이 책은 강력한 지원군이 될 것 같아서 마음 한편이 든든하다.  

다소 장황한 이야기들이 없진 않았지만 핵심을 놓치지만 않는다면 만족스럽게 읽을 수 있을 듯하다. 처음에 등장하는 시시콜콜한 개인사들이 나에게 무슨 도움이 될 것인지 의아한 마음뿐이었지만 돌아서서 생각해보니. 그들의 개인사가 전부 소명을 찾는 길이요. 약점과 싸우는 과정이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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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 세계 경제를 비추는 거울
도시마 이쓰오 지음, 김정환 옮김, 강호원 해제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덕분에 우리는 대형마트로 쇼핑하러 갈 때면 입구에 ‘금 매입’이라는 글자를 커다랗게 써 붙이고 책상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 상담원을 마주하게 된다. 이처럼 여느 때보다 금의 체감온도는 뜨겁다. 우리 집에도 금 열풍이 불었다. 장롱 속에 있던 금붙이와 동생이 길거리에서 주워왔던 정체불명의 물건이 모두 어머니와 아버지의 장신구를 만드는 재료로 희생되었다. 

대체 금값이 왜 이렇게 뛰고 있는 것일까? 물론 금융위기와 달러의 약세로 인한 원인 때문에 안전자산인 금을 소유하려는 움직임으로 금값이 상승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원인 이외에도 어쩌면 매우 설득력 있는 이유가 또 하나 있는 것 같다.

화폐전쟁과 중국

쑹훙빙의 <화폐전쟁>이라는 책을 보면 1970년대의 미국정부는 도저히 재정적자를 감당할 수 없게되자 금본위제에서 탈출한다. 금본위제라는 장애물이 사라진 미국은 ‘달러’를 기축통화로 설정하고, 그들이 편한대로 달러를 찍어내면서 경기를 떠받힌다. 그 결과 미국의 달러의 가치는 하락하고 있으며 미국 경제는 부채더미에서 시름시름 앓고 있다고 진단한다.

쑹훙빙은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미국의 달러를 더 이상 믿지 말고 위안화의 기축통화작업을 진행해야 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위안화가 기축 통화가 되지 않더라도 적어도 위안화를 금 연동 화폐로 만들어서 신뢰도가 높은 화폐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국의 금 보유량을 상당부분 끌어올려야 함을 지적하는데, 도시마 이쓰오의 <황금>에서는 중국 정부의 이런 움직임을 감지하고 있다. 미국 채권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나라가 중국인데, 이 사실은 중국이 달러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이어지고 있음을 알려준다. 따라서 중국의 금 매입 작업은 서서히 미국의 달러경제에서 탈피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금이라는 자산은  불에 타도 남아 있을 정도로 안전한 자산인 동시에 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이자가 지급되는 자산도 아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의 해소를 위해 많이 사용되어져 왔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봤을 때, 위안화의 기축통화화와 더불어 중국의 연 10퍼센트에 육박하는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인한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금 매입이라고도 볼 수 있다.

금값하락의 변수

금값의 상승 배경에는 이와 같은 여러 가지 이유를 통한 중국의 막대한 매입 물량이 한 몫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전 세계의 경제 상황을 봤을 때, 금의 가격을 하락하게 하는 다른 요소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황금>에서 이야기하는 하락요소를 정리해보면 크게 세 가지로 이야기해 볼 수 있는데, 첫째는 바로 소비자들의 선호도의 변화에 따른 금 소비량 하락을 들 수 있다. 세계 1위의 금 소비 국가인 인도에서는 젊은 층들이 서서히 순금 장신구에서 18k금 장신구로 옮겨가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왜냐하면 순금은 물러서 섬세함 세공이 불가능 하지만 18금이나 14금 같은 경우엔 모양을 원하는 대로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향은 비단 인도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장신구 시장에서 18금이나 14금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저자는 분석한다.

두 번째로는 아부다비투자청으로 대표되는 중동의 오일머니들의 투자방식이 과거처럼 금이라는 한 종목에 집중하지 않고, 포트폴리오를 사용하여 그들의 자금을 서서히 분산화 시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이와 더불어 유럽과 미국도 분산화 전략의 일환으로 그들이 가지고 있는 막대한 금 보유고를 열게 된다면 이런 상승세는 수그러들지 않을까 예상한다.

세 번째로는 금값 상승으로 인해서 쏟아지는 2차 공급원 시장에 주목한다. 금값이 비싸다는 이야기가 매일 떠돌게 되면 우리 집의 경우와 같이 이런 기회를 통해 금을 처분하려고 하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다. 특히 지금과 같이 경제상황이 어려운 때는 금을 매입하려는 움직임 보다는 금이라도 팔아서 어려운 가계에 도움이 될 길을 모색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유사시의 금

그렇다면 금은 투자품목으로 가치가 있을까? 이에 대한 저자의 답은 “그다지 큰 역할은 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비친다. 다시 말해서 금이라는 품목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매입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매입하는 동안 형편이 어려워질 경우 ‘유사시의 금’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정도이지. 투자로서 큰 이득을 얻기란 힘들 것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IMF 위기 때 장롱 속에 숨어있던 금 200톤은 정말 우리가 힘들었을 때, ‘유사시의 금’으로서 큰 도움이 되었음을 기억해 본다면 저자가 이야기하는 의미를 되새길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황금>이 내게 준 것

상당히 어려워 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린스펀 의장이 강의료로 달러를 받지 않고 금을 받겠다고 한 이야기로부터 금의 중요성을 이어나가는 전개방식은 우리들로 하여금 어렵지 않게 금의 중요성에 대해서 인지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금 테크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데 금을 자산 불리기의 목표점으로 보는 것을 경계하면서 경제를 파악하는 한 가지 척도로 바라봤을 때, 금의 가격동향을 살펴본다면 세계 경제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아마도 이런 주장들은 책 속의 여러 국가들의 동향들을 읽음으로서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 제1의 금 생산지였던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현재 문제점. 현 세계 제 1의 금 생산지 중국의 부상. 금수요 1위의 인도. 달러화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큰 손 중동과 러시아. 그들이 처한 사연은 나에게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다.

현재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이라는 자충수에 빠져든 미국의 달러경제로 부터 새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논의될 시점인가? 그렇지 않은가? 만약 논의되야 한다면 그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금본위제로의 회귀가 될까? 아니면 IMF의 특별인출권이 될까? 그것도 아니면 국제통화가 새롭게 들장하게 될까? 달러를 제외한 채 쌍방의 통화로서 무역이 가능하게 될까? 그것들도 아니라면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위안화와 같은 통화가 블록경제의 방식으로 지역별로 통용되게 될까?

앞으로 전개될 화폐전쟁이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길 바란다. 200년의 달러경제가 자리 잡기 1800년 전부터 우리들의 화폐로 사용되어졌던 황금. 화폐경제의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는 금을 한번 이해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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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섬 CEO 강우현의 상상망치 - 톡톡 치면 팍팍 나오는 현장판 생각놀이
강우현 지음 / 나미북스(여성신문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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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할 돈이 없기도 했지만 꼭 돈을 들여야만 새롭게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돈이 있어도 시설을 늘리지 않았을 것이다. 관광은 ‘기분’을 파는 것이지 시설을 파는 게 아니잖아.”

그의 말처럼 돈은 없었다. 남이섬이라는 공간만 주어졌을 뿐……. 유원지를 관광지로 변신시키겠다는 일념 하에 자신의 모든 것을 남이섬에 쏟아 부었다. 그 중에는 10년의 시간도 포함되어 있었다.

사실 돈이 필요하기도 했고, 돈을 위해 이리저리 돌아다녀보기도 했지만 쓰레기를 ‘쓸 애기’로 바꾸겠다는 ‘발상의 전환’으로 바라보자 남이섬에 널브러져있는 모든 것은 어느새 새로운 생명을 기다리고 있는 탁월한 도구들로 바뀌어 있었다.

“남이섬에 올 때 너무 많이 기대하지 마세요. 머릿속의 지식도, 체면도 모두 버리고 상상력만 갖고 오세요. 생각 없이 와서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지세요. ‘~하지 마세요’란 말로 제한을 두지 않는 곳이 남이섬이랍니다.”

그는 상상력만 가지고 오라고 한다. 혹여나 놀이동산과 같이 자본이 만들어놓은 거대하고 화려한 시설물을 기대했다면 한참 잘못 찾아오신 것이라 미리 경고한다. 그는 남이섬의 모든 것이 자연이며, 자유라고 한다. ‘무법천지법’을 헌법으로 사용하고 있는 ‘나미나라 공화국’이란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기 위해서 도로 포장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다른 시ㆍ도 에서는 가을만 되면 처치 곤란한 낙엽 잎들이 남이섬을 운치 있게 만들어주는 재료로서 요긴하게 사용된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었다. 강우현 회장처럼 ‘쓰레기’를 ‘쓸 애기’로 바꾸어 놓을 수 있는 사람들 말이다.

이곳에 필요한 인재는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나이가 중요하다. 하지만 다른 기업체와는 반대로 중요하다. ‘나미나라’ 에서는 거꾸로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곳에서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평생의 경험을 통해 ‘암묵지’가 쌓인 어르신들이기 때문이다.

강우현 회장은 그들이 기억하고 있는 옛 모습을 그대로 살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암묵지’의 사용을 독려한다. 아무리 말해도 알아들을 수 없는 공간을 부활시키기 위한 그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나는 ‘월든’이라는 책을 통해 책으로서는 도저히 그려낼 수 없었던 자연경관을 마주한 적이 있다. 그래서 나이가 ‘거꾸로’ 중요하다는 그의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다. 아마도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은 이런 나의 고통쯤은 그들의 ‘암묵지’를 통해 시원하게 날려버릴 것이다.

“친환경의 틀(Ecology)에 과학(Science)을 담아 흥미롭고(Interest) 좋은 것을(Good), 새롭게(New) 진보시키는(Development) 기술, 그것이 디자인이다.”

‘암묵지’를 통해서 남이섬을 예스러운 공간으로 만드는 작업. ‘나미나라’는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이곳에서 그는 그의 DNA이라고 할 수 있는 전공을 살려 남이섬을 D&A(디자인과 액션)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만들고 있었다. 즉, 남이섬 내부에다가 특이한 밑그림을 그리고 매 시기 각종 축제를 통한 문화 사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었다. 생태관광지. 드라마촬영지. 그것만으로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관광지를 만들 수 없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일들이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히딩크 감독처럼 강우현 회장 역시나 “아직도 배가 고픈 사람”인 것 같다. 그는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는다. 그는 남이섬 그 속에 풍덩 빠져들어 남이섬 안에서 탐색하고, 배양하고, 유희하며, 모험하고, 그렇게 얻어지는 수확을 기대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각종 언론에서는 남이섬의 성공을 겨울연가의 연장선으로 해석하고 있는 경향이 강했다. 그는 그런 평가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 평가들을 한방에 날려버릴 준비를 하고 있다.

그가 생각하는 모든 것들은 하나도 버려지지 않고, 새로운 창조물로서 개발되는 공간 남이섬. 그것이 어떤 모습인지 궁금하다면 직접 남이섬을 한번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까한다. 미안하게도 나는 사실 이 책을 통해서 남이섬이라는 곳을 처음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남이섬을 여러 가지의 성질을 가진 상상력을 통해 나뉘어 놓은 조각들을 하나씩 들어서 돌려보는 작업은 흥미로웠다. 곳곳에 여러 가지 모양으로 조각나있는 - ‘역발상’, ‘상상’, ‘창조’, ‘디자인‘ 들을 ‘상상망치’라는 물건으로 뚝딱 소리 내어 짜놓은- 남이섬의 퍼즐판에 우리가 읽은 상상이야기들을 하나하나 꽂아놓은 것만 같은 <강우현의 상상망치>.

이 책은 우리들로 하여금 남이섬에 직접 와서 사진기가 되었든 글이 되었든 그 무엇이 되었든 간에 당신의 새로움을 창조해 보라며 손짓하고 있다. 남이섬을 통해 무엇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면 한번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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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에게 사랑받는 브랜드의 51가지 진실>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고객에게 사랑받는 브랜드의 51가지 진실
도나 헤클러 외 지음, 손은희 옮김 / 시그마북스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나는 명품을 싫어한다. 그것을 쫓는 명품족을 바라보는 것도 불편하다. 왜냐하면 ‘자본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광고에 의해서 전략적으로 ‘포지셔닝’ 된 브랜드. 눈에 보이는 제품보다 훨씬 더 많은 의미를 함축시켜놓은 브랜드가 만들어낸 요상한 허상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솔직하게 말해서 그런 만들어지는 이미지 자체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범람하는 제품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기업 간의 차별화 전략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런 제품에 대해서 고급이미지를 담보로 터무니없는 가격을 요구하는 경우(500만 원짜리 명품 지우개라든가 몇 백, 몇 천만원짜리 명품 의류들)나 그런 만들어진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이 바로 사회의 지배층이 되는 것이라고 해석하기를 원하는 관점을 싫어한다.

‘인간은 돈으로서 자신의 가치를 드러낼 수 있고, 비싼 제품이 가지는 영향력을 통해 자부심을 만들어 낼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나의 답은 ‘아니오’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현실은 ‘그렇다’이다. 이런 질문에 아마도 찬반이 분분할 것 같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사회를 바라보는 여러 매체들은 우리들에게 현실을 인정하라고 속삭이는듯 하다.

케이블 방송국 tvN에 ‘롤러코스터’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우연히 이 프로그램을 통해 ‘동성친구 만남’이라는 주제로 현 시대를 풍자하는 상황극을 본 적이 있는데, 여성들의 동성친구 만남 탐구가 참 가관이었다. (남성들의 만남 탐구도 어느 정도 공감도 가고 역시나 가관이었다.)

그녀들의 일상을 지켜보니 친구를 만나러 나가는 것인지 아니면 자기가 새로 구입한 옷이나 상품을 자랑하러 나가는 것인지 도통 알 수 없는 만남이었던 것 같다. 새로 구입 명품 선글라스를 잘 보이게 하려고 테이블 위로 슬쩍 올리는 장면에서 쓴 미소가 피어올랐다. 게다가 셀카질까지……. 모든 활동이 보이기 위한 활동이 되는 것 같아서 프로그램을 보는 내내 씁쓸함을 금할 수 없었다.

이처럼 현재 사회는 개인의 자의식이 매우 강한 사회라고 할 수 있다. 쉽게 말해서 개성을 중시하고 개성이 중요한 사회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아쉽게도 개개인들은 자신의 브랜드를 창출해내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그저 남들에게서 뒤떨어져 보이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이 입고, 먹고, 사고, 타는 모든 제품이 남들과 비교했을 때, 우월하거나 동등하기를 원한다.

이 책이 이야기하는 ‘브랜드의 51가지 진실’은 바로 이런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만들어진 책이다. 브랜드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다는 사실을 암시하기라도 하듯이 터무니없이 큰 ‘51가지’의 제목은 사실상 이 책에 약간의 거품을 주입한 것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따라서 크게 겁먹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마케팅관련 책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51가지의 목차를 하나씩 읽어나가다 보면 센바람이 불어 닥칠 때의 해변의 풍경처럼 핵심적인 브랜딩의 파도가 지속적으로 물결치는 것을 깨닫는다. 그것이 바로 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반복의 힘이다. 그것을 생각나는 대로 써보면 이렇다.

다른 브랜드보다 결코 뒤떨어져 보이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을 사용할 소비자들이 그 제품을 사용하면서 남들에게 떳떳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가격이나 기타 여러 가지 조건을 평균 이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브랜드는 사절이다. 소비자들이 이 상품을 사용했을 때, ‘나는 어떤 사람이다’라는 메시지를 확실히 전달할 수 있는 성질의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회사들도 그들이 만들어내는 상품에 일관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혹여나 확장을 할 생각이라면 브랜드명을 달리 해서 다른 각도로 소비자들을 공략할 것을 추천한다.

사람보다 더욱 화려한 브랜드는 사절이다. 소비자들은 그들이 사용하는 브랜드를 통해 자신을 알리는 것에는 동의하나, 자신보다 브랜드가 더 사랑받는 꼴은 못 본다. 그러므로 브랜드를 기획할 때, 너무 브랜드의 자의식에 빠지지 말길 바란다. 왜냐하면 브랜드의 자의식은 아무리 발버둥쳐봤자 그것을 구매하고 사용하는 사람의 자의식보다는 못하다.

현실적인 안목을 유지하기 위해서 이 책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고, 인정하기 싫었던 부분이 있었지만 이것이 바로 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이 책을 읽는 우리들. 브랜드 제품을 사용하는 우리들. 역시 브랜드를 판단해보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더 나아가서 우리를 알리는데 이런 기준들을 적용시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카페에서 나는 ‘시크단예’라고 불린다. 이모티콘도 역시나 시원시원한 야구하는 소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조금 마음이 동해서 새로운 이모티콘으로 인사를 드렸더니, 혹자는 변태스럽다고 놀린다. 그런 순간에 이 책을 읽게 되었고, 깨달은 바가 있어서 다시 바꿔놓았다.

이 책에 따르면 나는 아무래도 나의 브랜드를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 것에 실패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시크함’ 이 무기였는데, 알 수 없는 촐랑거림은 용서할 수 없는 행동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살짝만 바꿨다. 야구하는 소년과 시원시원한 이미지는 그대로 놔두었다. 다만 방망이를 휘두르는 소년에서 공 던지는 소년으로 바꿨다. 난 여전히 ‘시크단예’다. 시크함으로 북카페를 정복할 때까지 쭈욱 이어질 것이다. 언제까지 시크해야 할런지. 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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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운 나쁜 해의 일기
존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 민음사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J.M.쿳시. 2003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 번밖에 수여되지 않는다는 부커상을 2회나 수상한 최초의 작가라고 한다. 이 책의 옮긴이는 그를 두고 ‘살아 있는 영어권 작가 중 가장 위대한 작가’라고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처럼 유명한 작가의 글을 읽고 이해하기가 무척이나 어려웠다.(번역 상의 길다란 문장도 몰입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 같다.) 특히나 문학에 바친 전 생애의 결정체를 몇 가지 화두로 풀어내고 있는 에세이는 참으로 고역이었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힘에 부치는 활동이었다. 그의 생각들을 마주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내공이 얼마나 부족한지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왜 그의 글을 만족스러울 정도로 이해하지 못했을까? 왜 이 책이 위대한지 알지 못하는 것일까? 그래서 생각해본다. 그를 위대하게 평가했던 많은 평론가들은 과거에 출간되었던 그의 전작들을 통해서 함께 사유하고 소통하는 기회가 있었겠지만, 나에게 있어서 쿳시라는 작가는 여느 작가와 다를 바 없는 그저 외국인 작가의 한명이었고 아무런 이유없이 집어든 책의 한권이기 때문이었으리라.

아마도 에세이까지 완벽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이런 에세이의 성격과 자신이 사유하는 방식을 두고 그는 염세주의적 무정부주의적 정적주의. 혹은 무정부주의적 정적주의적 염세주의. 혹은 염세주의적 정적주의적 무정부주의라고 말한다. 다소 지금의 세계를 부정적으로 바라본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민주주의를 두고 단순히 권력 이양의 문제라고 한다. 국가를 두고 패거리들로 시작된 집단이라고 한다. 경쟁에 대해서는 부정적 견해를 내비친다. 제논과 지적설계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여다보면 마치 장자가 우리와 같은 시기에 살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즉, 수학자체가 인간이 창조해낸 도구이므로 불완전하고, 신이 아니라도 어떤 존재가 이 땅에 여러 생물체를 만들어내지 않겠느냐? 라는 의견들은 염세주의적 무정부주의적 정적주의적이라고 표현하는 그의 사상을 잘 설명해주는 것 같다.   

에세이에 집착하지 말자

사실 나는 에세이를 읽다가 반 정도는 포기했다. 그러고 나서 이 책의 독특한 구성이라고 할 수 있는 아래 단락의 두 수필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서 흐름이 깨지곤 했지만, 읽어나갈수록 3가지의 에세이가 교묘하게 연결되면서 벌어지는 변화가 책 속에서 펼쳐지기 시작했다.

작가 세뇨르C. 와 타이피스트 안야와의 관계

세뇨르와 안야. 첫 만남 당시 그들의 심리상태는 상당히 동물적이고 본능적이었다. 세뇨르는 안야의 엉덩이를 보면서 성욕을 느꼈고, 안야는 그것을 알고 고의적으로 더 부채질하기 위해 일부러 엉덩이를 씰룩씰룩 거렸다. 그러면서 ‘니가 그러면 그렇지’라며 무시하고 있는 안야를 발견할 수 있다.

그렇게 처음에는 성적 욕구의 대상으로 일을 시작하게 된다. 세뇨르에게 있어 여인의 육체는 단순히 눈요깃감이고, 안야에게 있어서 눈앞의 노인은 유혹과 놀림의 대상이었지만 글을 통해서 전달되는 어떤 알 수 없는 감정의 교류로 인해,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를 성적대상으로 바라보는 관점에서 차츰 벗어나게 된다.

이런 영향은 세뇨르가 써나가는 ‘강력한 의견들’ 이후 ‘두 번째 일기’라는 글에서 포함되는 감성적인 주제로서 표현된다. 세계를 이해하는 ‘의견들’이 아닌 세뇨르를 이해할 수 있는 ‘의견들’이 있었으며, 그렇게 둘은 ‘플라토닉 사랑’의 관계로 발전한다. 비록 육체적인 사랑을 하지는 않지만 어느새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게 된다.

동거녀 안야와 펀드매니저 앨런의 관계

이 둘의 관계는 ‘돈’이라는 능력과 ‘육체’라는 매력이 얽혀있는 커플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앨런은 안야에게 일을 하지 않아도 편하게 살 수 있는 자금력을 가지고 있는 대상이었고, 안야는 앨런에게 성적매력을 가진 이상형이었다. 그는 그녀를 마음껏 탐닉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사이에 노년의 세뇨르가 등장한다. 앨런은 세뇨르의 글을 반대를 위한 반대로 폄하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앨런은 그의 컴퓨터에 몰래 칩을 이식하여 그의 돈을 빼돌릴 궁리를 한다. 이런 앨런을 바라보면서 안야는 ‘이건 아닌데…….’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안야는 앨런의 추악한 참 모습을 세뇨르로 인해 깨닫게 된다. 현실적으로나 이상적으로나 앨런은 퉁명스럽고, 불만스럽고, 반쯤 취한 목살이 축 늘어진 중년의 오스트레일리아 백인 남자. 그 상태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어느 운 나쁜 해의 일기>가 내게 준 것

단지 세뇨르의 입을 빌린 쿳시의 사상이 옳기 때문에 안야가 세뇨르를 선택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안야가 세뇨르를 ‘변태 늙은이’로 바라보지 않고, 정신적인 동반자로 존중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인은 세뇨르의 가슴까지 치고 올라오는 성적욕구를 끝까지 절제하고 자신과 동등한 인격체로 대해주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연애를 하거나 남녀를 만날 때면 직감적으로 알 수 있다. 이 남자가 아니면 이 여자가 내게서 원하는 것이 단순히 육체적인 쾌락인지 아니면 정신적인 교감인지 말이다. 특히 젊은 시기에는 이런 쾌락적 요소에 더욱 집착하는 면을 보인다는 글을 읽은 듯도 싶다. 그렇게 생각했을 때, <어느 운 나쁜 해의 일기>에서 이야기 하고자 하는 바는 이성을 서로를 대할 때, 육체적 쾌락보다는 정신적 쾌락을 우선시하라는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 책은 어떻게 보면 쿳시의 작품 중에서 가장 나중에 읽어야 할 책이 아닐까 생각된다. 혹시 나처럼 이 책을 제일 먼저 읽었는데, 쿳시라는 작가를 이해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기를 멈추고 그가 저술한 여러 작품들을 먼저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 후에 맨 위에 있는 에세이의 글들을 다시 읽어본다면 지금은 완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그의 세계관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난 아직 이 책의 맛을 전부 느끼진 못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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