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제의 법칙>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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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경제의 법칙
이몬 버틀러 지음, 김명철 옮김 / 시아출판사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시장경제의 법칙>은 시장경제의 진실을 밝히고 있는 책이라고 한다. 책을 지은 아몬 버틀러라는 인물은 영국의 영향력 있는 싱크탱크 아덤 스미스 연구소 소장으로 30년간 전 세계 시장경제의 국유산업 민영화, 공공부문 개혁을 실행한 영국 자유시장의 원로 연구자라고 한다.
그가 풀어내는 이야기는 매우 간단하다. 경제의 온도계로 일컬어지는 ‘가격’이라는 요소를 불순물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도록 정제하여 어떤 재화의 가격 추이만 살펴보더라도 그 재화의 시장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이야기였다.
좀 더 자세히 접근하면 가격 형성에 여러 가지 영향을 미치는 정부의 개입(규제, 보조금)을 최소화 하여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소유한 재산을 제대로 보장해주고, 인센티브까지 제공하면서 그들이 가진 재산에 대한 압박감이나 거부감없이 물건을 거래할 수 있는 시장경제를 활성화 시키자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약간의 거리감
우리는 신자유주의가 무너져가는 세상에 살고 있다. 금융상품의 탈규제로 인하여 거품이 잔뜩 껴있던 모기지 상품을 거래하다가 한계치에 도달하여 탈이 난 상태인 것이다. 그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공적자금을 투입하여 무너져가는 상황을 힘겹게 떠받히고 있는 상황이 지금의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무턱대고 케인즈 주의를 반대하면서 시장경제를 부르짖으면서 공적자금을 거두어들이자니 급격하게 악화되는 경기침체의 딜레마를 거부할 수 없어 보이고, 그렇다고 계속해서 떠받들고 있자니 언젠가는 허물어질 경제상황에 국민의 혈세만 낭비하는 꼴이 될 것 같고…….
이런 시기에 시장경제와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책이 출간된 이유는 금융위기 이후의 케인즈 주의의 경제로 흘러가는 상황을 우려해서가 아닐까 생각된다. 우리나라의 예로 들면 거품 부동산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서 정부가 나서서 미분양 아파트를 구매해주고, 사대강이라는 건설 사업을 벌여서 미분양에 허덕이고 있는 건설업체들의 숨통을 틔워 놓기 위함일 것이다. 즉, 무분별한 공적자금의 남용은 불필요한 거품을 유지시키는 일 밖에 할 수 없다는 메시지인 것이다.
하지만 시장경제에도 오류가 분명히 존재하는데도 저자는 이 모든 책임을 정치권에서의 오류 때문이요. 권력자의 폐단이라고 떠넘기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시장경제의 시스템 자체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시장을 따라갈 수 없는 정치인들이 제시하는 안들이 시기적절하지 못해서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키고, 권력을 계속 잡고 싶은 욕망에 무리한 정책들을 내놓는다는 것이었다.
<시장경제의 법칙>이 내게 준 것
결과적으로 나는 그의 이야기에 대략 20퍼센트 정도를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는 가격이 현실경제를 제대로 투영해야 할 수 있다고 한다. 나도 그의 생각에는 동감하는 바이지만 요즘 시대의 제품들은 명품이나 고가전략이 아니면 브랜드(신뢰의 상징)로도 인정받지 못한다.
만만하게 보이지 않을 정도의 브랜드 포지션을 갖추어야 한다는 브랜딩 전략은 각종 전문서적에서도 활용하라고 충고하고 있으며, 푸마의 브랜드 인지도 상승의 비결도 저가 할인점에서 푸마를 모두 치워놓고 나서야 이루어졌다.
그리고 지금껏 이루어져왔던 개발도상국 자원 약탈행위를 무마하기 위해서 쌍방이 모두 이익을 봐왔다는 망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과연 모든 사람이 이득을 봤을까? 이득을 봤을 수도 있다. 한쪽은 먹고 살만큼 버는 것도 모자라서 이곳저곳에 돈잔치를 벌이는 이득이겠고, 또 한쪽은 하루하루 근근이 입에 풀칠할 수 있을 정도의 이득이겠고.. 아니지.. 하루 한 끼도 제대로 못먹던 그들의 삶에 그래도 세끼 죽으로 연명할 수 있으니 이득이겠지...
또한 시장경제 체제의 전문성이 더 많은 이득을 생산한다는 아담 스미스의 철학을 너무나도 신봉하고 있는 나머지 현재 주목받고 있는 통섭형 인재의 위력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저자는 쇠못을 만들기 위해 당신이 해야 할 일은 바로 재료를 옮기는 일 밖에 없다고 한다. 그것이 최대한의 이윤을 얻기 위한 방법이라고 한다. 과연 그것이 사실일까? 전 공정을 확실히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멈출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손해보지 않은 금액이 더 컸을 것이다.
그리고 모든 것을 가격으로 판단하는 것도 상당히 위험한 생각이 아닐까 싶다. 재화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 산업 분야의 연구개발이나 기초체력은 가격이 상승한다고 해서 갑자기 얻어질 수 있는 성질의 것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지금 가치가 없다고 지원을 하지 않으면 나중에 절실히 필요할 때가 찾아왔을 때 곧바로 대응할 수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모든 잘못은 정치권의 대응실패와 권력의 유혹 때문이라고 하는데 자본주의를 살고 있는 지금의 우리들에게 ‘돈’이 권력을 상징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가 아닐까? 그렇다면 그 모든 것이 조금 더 ‘돈’을 취하기 위한 행위이고 이 또한 시장경제 하에서 일어날 예측 가능한 범위 속에서의 결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