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풀 마인드 (1disc) - 리마스터 버전
론 하워드 감독, 에드 해리스 (Ed Harris) 외 출연 / 파라마운트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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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확실한건 없다
확실하진 않지만 증거는 없지만 믿을 뿐이다.
 
내쉬균형 - 아담스미스의 이론에 대한 반론
 
아담 스미스는 각자가 자기의 이익을 최고로 추구하다 보면,
사회의 이익도 최고로 달성된다고 말하지만 그건 사실과 다르다.
각자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더라도 사회의 이익은 최고를 달성하지 못한다.
 
각자의 이익이 최고로 달성되지는 못하지만,
사회의 이익은 최고로 달성되는 포인트가 있다.
그 곳이 내쉬균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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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천사의 시 SE - [초특가판]
빔 벤더스 감독, 브루노 간즈 외 출연 / 기타 (DVD)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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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2년 전.
빔 벤더스 감독은 관념의 환상에서 깨어나
경험의 현실을 되살려가자고 말한다.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당신과 나, 나와 당신.
우리 둘의 결정은 이제 세상의 결정이다.
 
천사도 막을 수 없는 현실.
이해하기 위해서는 경험해야 한다.
천사를 현실로 이끈건 바로 사랑.
사랑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2007년.
장벽이 무너진지 한참 지났지만,
베를린의 흐린 하늘과 무거운 정적,
가라앉은 진지함은 여전했다.
 
3달만에야 다 봤으니
지루한건 부인할 수 없겠지만,
오랜만에 맛보는 독일영화 특유의 진지함이 좋다.
 
자박자박 내리는 빗소리에
어울리는 영화다.
 
커피나 한 잔 해야겠다.
 
* 언제부턴지 짐 자무쉬와 빔 벤더스가 헷갈리더니
   아직까지 구분이 안된다. 뭐 아무튼~ 둘 다 난 사람들이다.
 
* 니콜라스 케이지 보다는 브루노 간츠가 당연히, 훨씬 천사답다.
   오리지날에 대한 헐리우드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용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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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조지 스티븐스 감독, 록 허드슨 외 출연 / 인피니티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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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찮게 두 편을 며칠 사이에 다보게 되었다.
 
2007년과 1956년이라는 세월의 간극이 있지만,
둘 다 석유를 둘러싼 인간의 애증을 담아내고 있다.
 
먼저 데어 윌 비 블러드(There will be blood).
피가 있을지어다. 정도로 해석함이 옳겠다.
메쏘드 연기라는 단어를 가르쳐준
연기귀신 다이엘 데이 루이스.
남우주연상을 거머쥔다.
 
한 축을 담당하는 폴 다노도 아슬아슬한 균형을 잘 지탱해낸다.
 
영화는 1800년대 말~1930년대까지의 텍사스 석유 개발사를 다룬다.
 
미국 사람들에게야 서부개척시대를 알려주는 그야말로 고향의 얘기겠지만,
우리에게는 삭막하고 끈적끈적하기 그지 없는,
좋게 말해 프론티어 정신이 가득한,
나쁘게 말해 무엇이든지 들이대고 보는
200년 역사를 가진 미숙아 미국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겉으로 멀쩡한 사이비 복음주의자보다는
한평생 석유를 팔아 돈을 벌기는 했지만 그 자신에 솔직했던 사나이의 손을 번쩍 들어주는
마지막 엔딩은 미국 사회가 택할 수 밖에 없는, 덜 나쁜 지옥도를 보여준다.
속이는 도덕주의자보다는 솔직한 자본주의가 낫다는 식의 결론.
씁쓸하지만 이해는 된다.
 
그 뒤를 이어 '자이언트'가 펼쳐진다.
1835년 알라모 전투를 통해 텍사스 주를 획득한 미국.
카우보이들이 뛰어놀던 텍사스 주는 석유가 나기 시작하자 엄청난 발전을 이룬다.
 
1930년대 텍사스주.
카우보이 대목장주를 대표하는 빅 베네딕트(록 허드슨).
그의 재력을 보고 결혼을 한 레슬리(엘리자베스 테일러).
목장주의 하인으로 빅의 누이의 총애를 받던 제트 링크(제임스 딘).
 
빅의 누이가 죽고 제트에게 물려준 조그만 땅에서
엄청난 양의 석유가 발견되고 제트는 그야말로 거부가 된다.
그러나 그가 사랑하는 사람은 레슬리.
그녀는 이미 결혼한 처지 아닌가.
 
사실 이 영화. 제임스 딘과 리즈 테일러의 연애담이 주제가 아니다.
주인공은 다름 아닌 록 허드슨.
빅 베네딕트는 제트의 성공과 갖은 멸시에도 불구하고
그만이 꿈꾸는 세계를 만들어간다.
 
그의 아들은 2차세계대전 참전 중 목숨을 잃고,
그의 또다른 아들은 멕시코계 여인과 결혼을 한다.
당시 미국 남부지방은 흑백 차별 뿐만 아니라 멕시코계 유색인종 차별도 엄청나게 심한 상태.
 
그는 모든 의무를 수행하고, 차별을 극복한다.
진정 자이언트의 모습으로.
 
50년 전의 영화지만 자이언트의 결론이 훨씬 건강하다.
도덕을 저버리지 않았던 시절의 건강한 미국의 모습이 엿보인다.
 
그 50년이라는 시간동안 미국은 무엇을 쫓아왔던 것일까.
그들은 파우스트처럼 젊음도 아닌 돈이라는 물건에
그들의 도덕성이라는 영혼을 팔아치운건 아닐까.
 
지금 우리의 모습도 달라보이진 않는다.
 
* 사족 : 메쏘드 연기의 대가라 불리는 다니엘 데이 루이스.
메쏘드 연기(Method)란, 말그대로 배우가 연기하고자 하는 인물에 완전 흡수되어 연기를 하는 방법을 말하는데,
매카시즘이 한창일 때 공산당원이던 동료 영화인들을 고발한 전력으로 여전히 손가락질을 받고 있는
엘리아 카잔 감독이 헐리웃에 들여왔다. 원래는 소련에서 만들어진 것이라 한다.
그의 연기지도를 받았던 유명배우들 중에는 말론 브란도, 로버트 드니로, 물론 약관의 제임스 딘도 포함된다.
 
유작 '자이언트'를 연기할 당시 25살이었던 제임스 딘은 극중에서
석유 발견으로 부자가 된 뒤 서서히 자멸해가는 거부의 모습으로
20대부터 60대까지 이어지는 스펙트럼 넓은 연기를 보여준다.
 
사실 다니엘 데이 루이스와 제임스 딘의 손을 들어주라면,
당연히 다니엘이겠지만 제임스의 유작 연기에서 전해오는
아스라함도 놓치고 싶지 않은 명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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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소담 베스트셀러 월드북 12
어네스트 헤밍웨이 지음, 정홍택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199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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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벌써 85일째 고기를 못잡고 있다.
불운도 이런 불운이 없다.
수십년동안 같이 고기를 잡던 소년마저
다른 고기배를 타러 나갔다.
노인은 저녁거리도 없고 가족도 없다.
그에게는 젊을 때 가보았던 아프리카 대륙에서
보았던 사자 꿈을 꾸는게 전부다.
잠을 자고 일어난 다음날.
이 날은 느낌이 다르다.
갈 수 있는 한 멀리 가보자.
그는 외롭다.
언제부터인지 혼잣말이 많아졌다.
찌가 움직인다.
고기가 그에게 말을 건다.
심상치 않은 놈이다.
그 때부턴 그 둘은 이틀밤 사흘낮을 밤새워 얘기를 나눈다.
한 사람이 지쳐 쓰러질 때까지.
결국 노인이 이겼다.
그의 친구를 상어떼들이 가만두지 않는다.
친구의 몸이 찢기울 때마다 내 가슴이 찢어진다.
사흘만에 마을이 보인다.
잠이 온다.
소년은 여느 때처럼 노인을 방문한다.
그의 손을 보고 소년은 눈물을 흘린다.
소년은 안다.
노인이 무슨 얘기를 얼마나 열심히 나눴는지.
노인은 이날도 사자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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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가 나에게 들어왔다.
나도 사자꿈을 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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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 구운몽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 1
최인훈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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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는 버릇을 가지라, 신에 가까워지리라.'
 
쿠바로 떠나면서부터 읽고자 했던 최인훈의 광장.
행복이라는 것을 바로 돈으로 연결시킬 수는 없다고 할 때,
나는 장기수들의 삶이 떠올랐다.
 
장기수들은 과연 행복할까?
자기의 신념을 끝까지 지켜낸 그들의 삶은 행복할까.
몇십년이란 세월을 자신의 신념과 맞바꾼 그들.
 
이에 예전부터 부채처럼 남아있던 소설.
광장이 떠올랐다.
그 책장을 연지 십년이 지난 이제야 그 책장을 덮는다.

이명준이란 인물은 아주 매력적이다.
그 시대 인텔리겐챠의 전형적인 모습이리라.
대학신문을 옆구리에 꽂고 다니던 철학도 이명준은
뜨뜻미지근한 삶에 지친 나머지,
뭔가 보람차고 열정적인 삶을 꿈꾼다.
 
하지만 밤손님처럼 불시에 찾아온 월북한 아버지의 소식에
정보기관에 불려다니며 온갖 고초를 다 당하고는
결국 어느날 밤 남한에서의 그의 유일한 광장이었던
애인 윤애를 남겨두고 북한행 배를 탄다.
 
하지만 북에는 그가 생각한 혁명의 들뜸은 찾아볼 수가 없다.
개인보단 당이 우선인, 성경처럼 떠받들어지는 공산당사가 우선인,
그 모든 말들은 위대한 그 누군가가 이미 다 말해버린 세상이다.
그 속에서 이명준은 할 말이 없다.
화석처럼 답답한 그의 유일한 광장은 발레리나 은혜다.
그렇게 믿었던 그녀도 약속을 어기고 모스크바로 떠난다.
 
이제 이명준은 악마가 되기로 결심한다.
전쟁이 터지고 윤애를 다시 만나지만
그녀는 예전 친구였던 태식의 아내다.
결국 악마도 되지 못한다.
 
전세는 북에 점점 불리하게 돌아가지만
다행히도 간호병으로 지원한 은혜를 다시 만나고
그들만의 광장인 동굴에서 원초적 삶을 보낸다.
하지만 그 시간은 오래가지 않는다.
 
이제 남북, 어느 쪽에도 그의 광장은 없다.
포로를 회유하는 남북한 장교의 얼굴에 침을 뱉듯
호탕하게 그가 선택한 곳은 중립국.
 
중립국으로 떠나는 타고르호에 탄 그는 골치가 아프다.
중립국에 내가 원하는 광장이 있을지도 확실치 않고,
배 안에서도 그는 밀실이다.
프로펠러 돌아가듯 일렁이는 물보라를 바라보던 그는
신내림이라도 받은 듯 그의 광장을 찾아간다.

책을 읽으면서 자주 감탄했다.
감탄은 감동으로 이어진다.
몇십년이 지난 지금 읽어도
날것처럼 생생한 감동을 전해주는 소설.
그게 명작이다.
 
허영만의 만화 '오! 한강',
박상연의 소설인 공동경비구역 JSA의 원작인 'D.M.Z'도 떠올랐다.
 
쿠바에서 느꼈던 불만도 이제야 이해가 된다.
화석처럼 표정없는 시민들.
들뜸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혁명은 완성된 순간 무너지고 있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장기수들은 행복할까?
그들도 자신의 신념을 포기하기가 싫었을 것이다.
자의가 아닌 타의로는.
이게 중요한 점이다.

 
자기가 선택한 일에 자기가 책임을 지는 것.
행복은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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