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2년 전. 빔 벤더스 감독은 관념의 환상에서 깨어나 경험의 현실을 되살려가자고 말한다.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당신과 나, 나와 당신. 우리 둘의 결정은 이제 세상의 결정이다. 천사도 막을 수 없는 현실. 이해하기 위해서는 경험해야 한다. 천사를 현실로 이끈건 바로 사랑. 사랑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2007년. 장벽이 무너진지 한참 지났지만, 베를린의 흐린 하늘과 무거운 정적, 가라앉은 진지함은 여전했다. 3달만에야 다 봤으니 지루한건 부인할 수 없겠지만, 오랜만에 맛보는 독일영화 특유의 진지함이 좋다. 자박자박 내리는 빗소리에 어울리는 영화다. 커피나 한 잔 해야겠다. * 언제부턴지 짐 자무쉬와 빔 벤더스가 헷갈리더니 아직까지 구분이 안된다. 뭐 아무튼~ 둘 다 난 사람들이다. * 니콜라스 케이지 보다는 브루노 간츠가 당연히, 훨씬 천사답다. 오리지날에 대한 헐리우드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용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