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아들이 친하지 않으면 집안이 흔들린다. 매우 까다롭고 힘든 주문이다. 부자 관계는 여타의 어떠한 인간관계보다 미묘하다. 보통은 자기한테 잘해주는 사람에게 좋은 마음을 갖는게 상식이다. 거꾸로 고마와하지 않는 자를 위해 끝까지 배려하는 사람은 드물다. (예외적인 분들은 대개 성인의 반열에 오르곤 한다.) 그러나 부자관계에선 종종 그렇지 않다. 잘해주되 상대방의 심사를 엽렵하게 헤아려야 하며, 그에 상응한 보답이나 존경을 섣불리 기대하다간 산통깨지기 십상이다. 양쪽 다 천하에 그런 상전이 따로 없다.

처음엔 자식이 원수라고 투덜대지만 삼십년쯤 지나면 그 자식이 아비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상황으로 바뀐다. 받은 게 없다고 대충했다간 패륜아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게 된다. 준 게 없어도 내놓으라고 호통치면 마누라 눈치보며 얼른 받들어야 한다. 키워준 은공을 어렸을 땐 몰랐지만 새끼 키우면서 깨닫게 된다. 물론 웬만해선 효자란 칭찬을 듣기는 쉽지 않다.

이런 얘기는 오늘날에 이르러 대단히 유교적이며, 지극히 도덕적인 가풍에서만 실현 가능한 얘기다. 아이를 제대로 키우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집안의 최대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아이를 공부 잘하고 교양 넘치며, 성격좋게 만들려고 안간힘을 쓴다. 다행히 부모의 지극정성을 알아주는 아이라면 설사 능력은 떨어지더라도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겠지만,  대다수 무심하고 철없는 친구들은 공연히 부모 애간장만 녹이고 결국엔 평범한 장삼이사로 인생을 산다. 그나마 패가망신의 구렁텅이로 빠지지 않고 무사히 한 세대를 넘기는 것 만으로도 안도의 한숨을 몰아 쉬어야할 세상 아닌가.

때로는 아비가 못나서 아들도 그런게 아니냐는 자책이 들 때도 있다. 누구말마따나 아비는 바담풍 하면서 아들에겐 바람 풍하길 바랜다고, 자신은 비록 개똥밭에 구를 지언정 아들은 고관대작의 자제 못지않게 뼈를 깎고 살을 발라 키웠지만, 그 결과가 실망스러울 때 아비는 뒤돌아서 자신을  책망하게 된다. 

물론 호랑이 아비에게서 개 아들이 나오겠느냐는 옛말이 있지만 실제로 호랑이 유전자와 제왕의 타이틀을 대물림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아들이 어떻게 개가 됐는지를 따져 들어가면 그 아비도 호랑이탈을 쓴 늙은 개였다는 사실을 발견할 때가 있다.

몇년전 김모씨가 IOC위원으로 대단한 위세를 부리며 군림하고 있을 때 누군가의 소개로 그의 장남을 만난 적이 있었다. 이름도 잊었고, 무슨 아이템을 들고 왔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얄상하게 생긴 중키의 아들은 불어의 액센트가 밴 영어문장을 섞어가며, 나름대로 열심히 뭔가를 한참 설명했다. 결론은 국내 체육계를 좌지우지하는 아비의 힘을 빌어 사업권을 따내볼테니 사업을 해보자는 것이었다. 이미 그 당시에도 아들은 아비의 명예를 빌어 온갖 멍청한 짓을 하고 다닌다는 소문이 있었다. 올림픽 유치와 관련해 아들의 취직 자리를 청탁했고, 그 아들은 거기서 사고를 쳐서 아비 얼굴의 먹칠을 했다. 그리고 유럽으로 도망가서 사기사건에 연루돼 스캔들을 일으켰고 국내에서도 이런저런 추문들이 꼬리를 물었다.

사정을 모를 리 없는 사람들은 대뜸 그 아들을 이용해먹을 생각부터 했다. 그의 열렬한 사업설명은 한귀로 흘려버리고, 머릿속은 오로지 그 아비가 이 철부지에게 무엇을 얼마나 밀어줄 수 있을까 나중에 어떻게 떨어낼 것인가 하는 추잡한 계산만 했다. 그 아비는 자식에게 제때 베풀지 못했던 부성애를 뒤늦게, 분별없이  발휘했다. 세상 인심이 야차와 같을진대, 그 부자가 얼마 안 있어 전세계적으로 망신살이 뻗치고 결국엔 평생을 쌓아올렸던 그 빛나는 명예마저 진창에 처박게 된 결말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런 얘를 들면 한도 없다. 이승만의 양아들 이강석은 권총으로 존속살해후 자살했으며, 박정희의 외아들 지만도 나이 오십줄에 여전히 폐인의 경계를 오가고 있다. 전두환의 아들 셋이 아비의 더러운 돈을 관리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으며, 김영삼과 김대중의 아들 얘기는 구태여 꺼낼 가치도 없다.  

그러고 보면 위대한 아비의 자식으로 태어나는게 그 자식의 입장에선 더 큰 부담일 수도 있지 않을까. 즉 아비가 너무 잘난 바람에 아들이 묻혀버리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따라서 자식이 잘되려면 아비는 너무 잘나지도, 그렇다고 너무 못나지도 않아야 한다는 건가. 해괴한 논리가 아닐 수 없다.

<위대한 남자들도 자식때문에 울었다>라는 책에는 케네디, 에디슨, 간디, 헤밍웨이, 처칠, 록펠러, 조지 5세 등 최고의 위인들과 그들의 열성인자만 모은 못난 아들의 얘기가 담겨있다. 다 읽고 나니 제목이 잘못된 것 같다. 대부분의 위인들께선 자식 때문에 울진 않았다. 그 정도의 따뜻한 마음이 있었다면 울 필요도 없었을게다. 케네디 형제들의 아버지 죠지프는 자신의 정치욕을 대리 성취할 자식이 필요했고 믿었던 세아들이 비명횡사하자 가장 얼뜨기 막내 에드워드에게 기대를 걸었다. 애당초 그릇이 아닌데 담을려고 했으니 넘칠 수 밖에. 에디슨 역시 첫부인에게 낳은 아들 둘은 아비의 발명가기질도 없고 사업가의 수완도 없이 평생 아비의 도움으로 살아갔던 무능한 도령들이었다. 자신이 초등학교를 일년도 못다녔던 에디슨은 많은 자식들을 학교에 보내는데 전혀 관심이 없었다.

헤밍웨이와 폴고갱은 자식 낳아놓고 돌아보지도 않은 망나니 아비였으니 후손이 잘됐으면 외려 이상하다. 처칠도 아들을 그릇에 맞게 키웠으면 잘나가는 정치칼럼니스트로 성공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대단한 아버지 밑에서 착실한 아들로 만족할 수 있는 이가 몇이나 있을까. 허풍만 떨고 산 아들에게 무작정 비난을 퍼부을 수 없는 이유다. 마하트마 간디는 상식으로 알고 있던 것과 매우 다른 모습의 아버지였다. 대단히 완고하고 자기 중심적이며,  가부장적이다. 그의 아들들은 가문에서 쫓겨날 각오를 하지 않고선 정상적인 나이에 자기가 원하는 신부와 결혼할 수 없었다. 잘못을 하면 혹독한 노동과 장기간의 힘든 일을 감수해야만 했다. 그에 반발한 장남은 아버지 간디의 노여움을 평생 벗지 못했고 , 쓸쓸히 죽어가야 했다. 자식들에게 엄한 도덕률을 강요했던 간디 역시 좋은 아버지로 남기는 어려울 듯 하다.

가족은 일종의 성채이기 때문에 바깥 사람이 엿본 대강의 가족사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 분명한 사실은 아버지가 위대하고 아니고는 자식의 성공에 그다지 중요한 변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자식이 그만한 그릇이 되면 다행이겠으나 그 아버지 밑에서 방치될 경우, 오히려 그릇이 형편없이 작아지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아무도 아들의 편에서 아버지를 비판하지 않기 때문에 아들은 늘 외롭다. 자신의 모든 문제는 열성 유전자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버지는 늘 군림할 뿐이며 아주 가끔 하늘에서 강림할 따름이다. 아들의 기도를 들을 짬이 없는 아버지들이었다.  

이 책의 결론은 각자가 내리는게 좋다. 나의 주장은 공부를 제대로 가르치는 것만이 왕도다. 스스로 공부하게 만들고 정정당당하게 경쟁해서 패배의 아픔과 승리의 기쁨을 제대로 간직하게 해야 한다. 어떠한 물적 풍요도 공짜로 얻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해야한다. 어릴 때 호의호식에 물들면 온 재산은 먹고 입는 것으로 절딴 날 것이다. 부정한 것을 아비의 힘이나 희생으로 가능케하는 것이야말로 아이를 단숨에 망치는 지름길이다. 재산이 있다면 아들이 인생을 포기하거니 망치지 않게 할 정도의 비상약으로 그치는게 옳다. 철없는 아들에게 부모가 남긴 재산은 마지막 독배가 될 것이다. 아들은 그 재산이 있다는 것 때문에 무모한 짓을 하고 실패해도 반성할 줄 모르며, 급기야는 단숨에 독배를 들이키고 부모를 원망하며 집안의 문을 닫는다.

아들에게 뭔가를 가르치고 싶다면 아들의 모범이 되도록 노력하면 된다. 책을 읽게 하려면 먼저 책을 읽고,  예의를 가르치려면 예절바르게 행동하라. 아이가 멋진 글을 쓰게 만들려면 아이에게 정성들여 편지를 쓰고, 아이를 리더로 만들고 싶으면 아이를 진심으로 존경해라. 개천에서 용이 잘 안나는 이유는 간단하다. 평생 책 한권 안읽고 무례한 모습만 보이며, 글쓰기를 가장 두려워하고 아이들을 무시하기 일쑤인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식만은 잘나기를 바란다면 그건 허황된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본 탓이므로, TV부터 끄는 게 순서다. 

세상은 공평하다. 잘난 집만 계속 잘나가면 무슨 재미인가. 부자가 삼대는 고사하고 당대를 못넘기니까 그나마 기대를 걸어보지 않나. 강남 사는 아이들이 좋은 대학은 다 간다고 하지만, 그런 아이들이 모여 고시공부나 하고있는 대학을 굳이 보낼 이유가 없다. 차라리 심지굳은 아이로 키워 나라밖으로 내보내는 편이 상책이다. 콩 심은데 콩 나기 때문에 묵정밭 좋다고 공연히 자랑말고  씨앗 하나라도 제대로 보고 뿌려야 한다. 이래저래 무자식이 상팔자인 것은 고금의 일치된 정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서과장은 전형적인 자립형 인간, 즉 맡겨주면 알아서 하는 스타일이다. 굳이 출퇴근을 신경 쓸 것도 없고 가급적 관여를 안하는게 그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한다. 그런 서과장이 요즘 극도의 통제를 받고 있다. 새상사 박부장은 부하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모두 파악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다. 그런 그에게 서과장의 업무스타일은 용납될 수 없었다. 급기야 이런 일까지 발생했다.

"나의 새 상사(통제광)는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바로 옆 동 아파트를 샀다고 말했다. 비록 나는 자주 출장을 다니지만, 그가 나의 집 부근에 왔다는 사실이 불편하다. 아니 그가 불편하다. 잘 알려진 대로 통제형 관리자는 부하직원의 스케줄을 알고 싶어하고 어디 있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고 싶어 한다. 그는 내가 하는 모든 것을 알고 싶어하는 것 같다."

Q. 박부장 스타일의 관리방식을 특별히 못견디는 이유라도 있습니까?

A. 가장 큰 저의 장점은 창의력과 추진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과제만 정확하게 주어지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생각해내서 가장 빠르고 완벽하게 처리할 자신이 있습니다. 그동안 상사들께서 이런 저의 장점을 인정해주시고 편의를 봐주셨는데 박부장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는 것 같습니다.

Q. 박부장의 장점과 단점을 한번 말씀해주시겠습니까?

A. 자기가 모든 것을 통제하고 지시하니까 적어도 결과에 대해선 책임을 지겠지요. 설사 실패해도 다른 사람 핑계를 댈 수 없을테니까요. 그리고 윗사람들에게 저희 부서 업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즉시 보고할 수 있어서 지원을 받기가 쉽다는 점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속도는 정말 느려터집니다. 개인의 크리에이티브도 거의 인정이 안되고, 마치 군대처럼 움직이게 될 겁니다.

Q. 그분이 옆동으로 이사오실 모양인데 그러면 좀 친해지지 않을까요?

A. 저는 누가 제 사생활에 간섭하는게 딱 질색입니다. 보나마나 박부장은 툭하면 전화를 걸어서 뭐하느냐고 묻고 집으로 오라고 하거나 집앞에서 맥주나 한잔 하자며 이것저것 꼬치꼬치 물을 겁니다. 그러면 거절도 못하고 아주 피곤하겠지요. 서로 코드가 맞는다면야 그것보다 더 좋은 일이 있겠습니까마는.

Q. 박부장하고 회사에서나 직장에서나 잘 지내는게 좋겠지요? 어떻게 하면 두 사람 모두 잘 지낼 수 있을까요?

A. 물론 좋은게 좋은 거 아닙니까? 아마 박부장도 그걸 원하고 있긴 할겁니다. 자기 방식을 따라줄 것을 바라고 있겠지만.

Q. 당신이 들어줄 수 있는 것과 죽어도 양보 못하는 것을 나눠보십시오.

A. 이를테면 현재 일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보고하는 것은 신경만 쓰면 가능할 거구요, 출퇴근시간도 지키는게 원칙이니까 맞춰출 수 있겠고, 기안결재를 상세히 하라는 것도 노력하겠습니다. 하지만 죽어도 싫은 것은 이를테면 너 지금 어디있느냐, 누구 만나고 있느냐, 왜 안들어오느냐 그일은 왜 그렇게 하고 있느냐 같은 잔소리와 참견입니다. 박부장은 제가 아무리 싫어해도 할 겁니다. 

Q. 박부장은 자기 관리 방식에 대단한 확신을 갖고 있나봅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A. 부하직원들의 자율성을 대체로 못믿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예측 불가능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순발력 있게 대처하지 못합니다. 그러니까 문제의 소지가 있는 것은 미리 대비하려고 노력하지요. 더구나 이번 이사진급때문에 더 확실하게 관리하려고 할 겁니다.

Q. 그렇다면 박부장의 우려를 해소시킬 방법을 구체적으로 정해서 누구보다 정확하게 실천한다면 서과장에 대한 믿음이 생기지 않겠습니까.

A. 딴은 그렇군요. 매일 정해진 양식에 맞춰 업무보고를 차질없이 해주면, 솔직히 저도 업무가 정리가 되서 편합니다. 그동안은 귀찮아서 안했는데 가끔 상사들도 불만스러워 했고 저도 하는게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봐도 문제가 될만한 행동, 이를테면 무단 지각을 한다든가, 업무시간중에 개인행동을 한다든가해서 매니저가 불신하게 만들면 안되겠지요. 이메일이나 전화를 통해 그때그때 보고하는 습관을 들이겠습니다. 어쩌겠어요. 맞춰줘야지.

Q. 혹시 서과장님이 가장 필요한 관리자는 어떤 유형인지요?

A. 혼자 정신없이 일하다 보면 가끔 일이 삼천포로 빠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처음 기획한대로 되지 않고 엉뚱한 결론이 나는 경우가 있지요. 그리고 저같은 유형은 아홉번 잘하다가 한번 실수하면 그것 때문에 욕을 많이 먹게 됩니다. 제 일에 간섭은 최대한 자제해도 책임은 같이 질 수 있는 의리파를 원합니다.

Q. 의외로 꼼꼼한 매니저가 필요하시군요. 프로젝트의 진행을 모니터링해주고 적극적으로 책임질 의사가 있는 매니저 말입니다. 박부장님이 코드만 맞는다면 좋은 궁합이 될 것 같은데.

A. 잘만 하면 그럴 수도 있겠지요. 개인감정 같은 건 없으니까.

Q. 집도 가까운데 한번 초대를 하세요. 대개 남의 집에 초대받으면 말도 조심하게 되고 주인에 대한 배려와 덕담부터 하니까 비록 상사라 해도 그날은 서과장님이 대화를 주도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서과장님이 매사에 딱 떨어지는 사람이라는 것. 그렇지만 불필요한 통제는 매우 싫어한다는 것. 박부장에게 오히려 부탁할 일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세요. 특히 맨 뒤의 건은 박부장이 만날 때마다 부채의식을 갖게 되니까 적당히 활용하시면 좋겠지요.

A. 이사오는 걸 싫어만 했는데 어차피 한번은 초대해야하니까 곧바로 기회를 만들어야 겠군요. 일방 통제만 받지말고 서로 부담과 도움을 주고 받는 교감의 관계로 만들어라.  이 얘기 아닌가요. 그런데 그렇게 해도 결과가 좋지 않다면 어떻하지요? 즉 친해지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통제만 하려 들면 말입니다. 그러면 못참을 것 같은데.

Q. 박부장 같은 흔한 매니저와의 문제도 못풀면서 다른 일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다른 부서나 직장에 가면 언제나 맘에 드는 상사만 만나란 법 있습니까?

A. 맞습니다. 갈등이 생겨 좋을 건 없지요. 박부장도 제가 오래 꾸준하게 실천하면 믿게 될 겁니다. 때론 지나치다 싶어도 일단은 그냥 따라주고 나중에 기회봐서 시정요청을 하는게 순서일 겁니다. 

Q. 잘 생각하셨습니다. 오늘 나눈 얘기 정리해주십시오.

A. 안맞는다 선입관이 들면 공연히 서먹해지고 오해도 생기는 것 같습니다. 새 상사로 오신 박부장에 대해서도 만나 얘기도 안해보고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따져보니 내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장점들을 많이 갖고 계신 분이던데 말입니다. 우선 박부장이 요구하는 사항중에 기꺼이, 반드시 해야할 일부터 빼놓지 않고 할 계획입니다. 신뢰를 갖게 만드는 거죠. 자세한 제 요망사항은 나중에 집에 초대해서 부드럽게 전달해볼 작정이구요.  

 Q.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전직 증권브로커 이씨는 7년전 증권투자로 수십억을 벌었으나 그후 인터넷 사업등에 과도한 투자를 해서 작금엔 형편이 아주 어려워졌다. 그는 하는 일들이 잘 진행되다가 막판에 무산되거나 성사돼도 별 소득이 없어서 이젠 자신감도 예전같지 않은 듯 했다.

"맺고 끊는게 분명하지 않은게 큰 문제입니다. 친한 사람들끼리 굳이 약정서를 맺을 것 있겠느냐고 생각해서 구두로 약속했던 것들이 정작 완결되면 언제 그랬느냐는 식이 됩니다. 돈도 돈이지만 친했던 사이까지 서먹해져버립니다. 사업은 그만두고 취직을 했으면 싶은데 경력도 시원찮고 그동안 빌려쓴 돈이 많아 걱정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중국 친구가 상해에 들어와서 같이 사업을 해보자고 합니다. 조사를 많이 해봤는데 장사는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웬지 확신이 없어서. 여하튼 요즘처럼 힘든 적이 없네요."

Q. 여러가지 고민이 많으시군요. 우선 가닥정리부터 해볼까요.

A. 그동안 했던 일들이 별 소득이 없어서 당장 생활에 부담이 가기 시작합니다. 그것이야 어떻게 해결하겠지만,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가 걱정입니다. 좋기로는 돈 많이 주는 직장에 취직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렵구요, 사업을 한다면 맞춤한 아이템을 찾아야 겠지요. 그래서 중국얘기를 꺼낸 것입니다.

Q. 오늘 우리 얘기는 중국진출이 과연 타당하냐 여부를 판단하는 것인가요? 좋습니다. 중국에 꼭 가야하는 이유가 있으십니까?

A. 기회가 많을 것 같습니다. 그쪽 연줄만 있으면 시작해볼 만 합니다. 이번에 만난 중국친구가 중앙정부 고위공무원의 조카라서 사업권을 따낼 수 있다고 합니다. 다들 확인해보았냐고 하더군요. 당연하지요. 작년말에 가서 다 만나고 왔습니다. 대접도 잘 받구요. 그쪽에선 제가 중국친구와 합작법인만 만들면 사업권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Q. 그런데 망서리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혹시 돌다리도 두들기고 나서 건너야할 입장인데 또 실패하면 낭패일 것 같습니다.

Q. 중국사업은 풍부한 경험이 있거나 교차확인해볼 라인이 있어서 잘 알아보고 가는 것이 좋다고 하던데요.

A. 잘 알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중국에 대해 잘 모르면서 풍문으로 들은 얘기를 근거로 걱정들을 합니다. 도서관에 가서 자료도 뽑고, 인터넷으로 조사도 충분히 했습니다.

Q. 중국측에서 이선생님과 합작법인을 만들어야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그게 사업성이 좋다면 혼자하는게 낫지 않을까요?

A. 처음엔 한국시장을 보고 시작하자고 했는데, 조사해보니 한국에선 타산이 안맞을 것 같아 중국친구가 상해에서 먼저 해보자고 제안했습니다. 사실 중국어도 못하고 아는 게 없으니 저는 돈 투자하고 관리만 맡아서 하겠지요. 영업도 중국친구가 해야할 거고. 다만 한가지 사업만 할 게 아니니까 장래를 생각해서 합작을 하자고 하는 것입니다.

Q. 단순히 그 중국친구 하나만 보고, 인터넷과 도서관 자료만 믿고 투자를 감행하기는 좀 위험한 것 아닐까요? 시작하는 사업에 대한 경험이나 확신도 아직은 약한 것 같은데. 구체적인 확인작업들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A.주위에선 좋은 기회라고 다들 빨리 잡으라 합니다. 저도 급한 마음에 이런저런 제안도 했구요. 같이 하자는 얘기를 제가 했는데 이제와서 뺄 수는 없지 않습니까?

Q. 죄송합니다만 지금 이 선생님께선 계속 말을 돌리고 계십니다. 지금 선생님은 실패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아직 그것을 상쇄할 만한 뚜렷한 확증이 없기 때문에 불안해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실패한 이유를 알고 계신다고 했지요? 맺고 끝는 것이 약하다고 하셨습니다. 미심쩍거나 잘 모르겠다 싶은 것은 확실할 때까지 관찰하시기 바랍니다. 지금 선생님은 성공보다는 실패의 리스크를 관리하셔야 합니다. 웬만한 방법은 다 알고 계신다하니 더 확인해보십시오.

A. 그래야 하는줄 알면서도 자꾸 마음이 급해집니다. 이러다가 덜컥 시작하면 이게 운명인가보다 생각하고 움직일 것 같습니다.

Q. 그렇게 마음이 흔들리는 것은 무엇때문인가요? 생활의 어려움인가요, 아니면 여기서 이대로 있을 순 없다는 조바심 때문인가요?

A. 복합적입니다. 별 생각이 다 드니까요.

Q. 만일 좋은 직장이 생긴다거나 더 확실한 아이템이 들어오면 중국행은 보류하실 건가요?

A. 그거야 물론이죠.

Q. 오늘 이선생님과의 코칭은 목표설정이 잘못된 것 같습니다. 중국진출의 타당성이 목표였는데 실제로는 조급한 마음을 어떻게 안정시키고 자신감을 회복할 것인가를 목표로 잡아야 했습니다. 부디 이선생님께서 냉정을 되찾고 본질적인 문제로 눈을 돌리시길 바랍니다.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그 문제로 코칭시간을 갖도록 하지요.

A. 죄송합니다. 워낙 경황이 없어서. 중국투자때문에 기다리는 분이 계셔서 이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P씨는 30대 초반의 직장인으로 기획능력이 뛰어나 다양한 프로젝트 경험을 보유한 전형적인 엘리뜨 사원. 그러나 그는 세칭 일류대학을 나오지 못해 그에 대한 콤플렉스가 매우 강하며, 동년배에 비해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에 직급이나 연봉을 상대적으로 높게 인정 받기를 원한다.

그는 최근 자신의 소질을 개발하고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국내 유수의 컨설팅회사로 전직을 시도했으나, 그 업계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유학파 또는 일류 대학 출신이어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크게 좌절하고 있다. 

Q. 당신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A. 비록 일류대 출신은 아니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최고의 컨설턴트가 되고 싶습니다. 그것이 분명한 내 목표입니다.  

Q. 그렇다면 당신이 진출하려는 업계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A. 일류대나 유학파가 아니면 업계에서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엄연한 현실입니다. 누구나 인정하더군요. 실제로 컨설팅에 대한 인식이 아직 성숙되지 않은 국내 실정에서는 학연이 앞서거나, 컨설턴트의 학력 또는 경력만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Q.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있습니까?

A. 기획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회사의 핵심 프로젝트에는 반드시 참여하고 있습니다. 주위 사람들로부터 능력을 인정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기획이라면 자신 있습니다.

Q. 그렇다면 그 직장에는 일류대 출신들이 없습니까?

A. 아닙니다. 기획팀만 해도 일류대 출신들이 대부분입니다.

Q. 하지만 적어도 회사 안에선 학력 때문에 불편한 일은 없겠군요?

A. 그건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기획은 창의적 업무니까 일류대 출신이 아니라고 해서 불이익을 받지 않습니다. 경험과 능력이 중요하지요.

Q. 컨설팅업계로 가고 싶다고 했는데 어떤 컨설턴트가 되고자 합니까?

A. 물론 제가 강점을 갖고 있는 프로젝트기획이나, 경영기획의 전문가가 되고 싶습니다.

Q. 만일 당신이 고객기업의 책임자라고 가정합시다. 당신이 매우 중요한 프로젝트를 기획하는데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으려고 합니다. 그럴 때 당신이 원하는 컨설턴트는 어떤 사람입니까?

A. 우선 유사한 프로젝트에 경험이 많은 컨설턴트라면 좋겠지요. 그리고 경쟁업체를 압도할만한 크리에이티브가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입니다.

Q. 예를 들어, 일류대 출신이지만 경험도 없고 별다른 창의성도 보이지 않는 컨설턴트와 출신대학은 별 볼 일 없지만 풍부한 경험과 기획력을 가진 컨설턴트가 있다면 누구를 선택하겠습니까?

A. 저라면 당연히 후자를 택하겠습니다.

Q. 좋습니다. 최고의 컨설턴트가 되기 위해 어떤 구체적인 계획이 있습니까?

A. 우선 컨설턴트의 능력계발을 적극 지원해주는 회사를 찾아보겠습니다. 그동안은 큰 회사, 유명한 회사만 찾아 다녔지만 이제는 나를 최고의 전문가로 만들어줄 수 있고, 내 능력을 평가해줄 수 있는 그런 회사에 들어가겠습니다.

Q. 만일 새로 들어간 회사에서 열심히 노력했는데 일류대 또는 유학파 선후배들에게 승진기회를 빼앗기거나, 고객회사가 그들만을 선호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A. 그래서 올 연말에는 일류대라고 알려진 학교의 대학원을 들어갈까 합니다. 몇 년 고생하면 학위도 받을 수 있을 것이고 그러면 학벌문제는 더 이상 안 생길 것 같습니다.

Q. 그런데 만일 당신이 나오게 될 학교보다 훨씬 좋은 학교 출신들이 나타나면 그 땐 어떻게 하지요? 그 학교에 가서 또 석사나 박사를 받으시겠습니까?

A. 글쎄요. 그렇게 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Q. 당신이 일류대 출신이라면 그런 생각은 안했을 겁니다. 굳이 그럴 필요를 못느낄 것 같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자기 능력에 대한 자신감과 그것을 최고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당신의 의지입니다. 옛말에 주머니속의 바늘은 언젠가 튀어나온다고 합니다. 당신의 능력이 출중하다면 학벌이라는 주머니는 단숨에 뚫고 나올 것입니다. 

A. 그럴까요? 정말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새로운 영역으로 진출할 생각을 하면서 나도 모르게 주눅이 많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학벌 뿐만 아니라 동년배에 비해 더 나은 대우를 받고자 했던 것도 역시 짧은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항상 남의 시선을 의식하고 외부의 잣대로 자신을 평가하다 보니 그런 습관이 든 것 같군요.

Q. 오늘 중요한 얘기들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대화하면서 느낀 점들을 한번 정리해봅시다.

A. 제가 되려고 했던 컨설턴트의 비전이 더욱 분명해진 것 같습니다. 학벌이나 대우 같은 비본질적인 조건에 너무 몰두했기 때문에 자신감을 잃었고 인생목표도 막연해졌습니다. 학벌 컴플렉스를 학벌로 해소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는 대증요법에 불과하다는 판단을 하게 됐습니다. 내가 갖고 있는 능력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 더 고민하겠습니다. 그리고 주머니 속의 바늘을 항상 잊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Q. 좋습니다. 저도 대화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건축가 P씨는 우울하다. 자신은 건축을 최고의 예술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고객이 존재하는 한 좌절과 타협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갈수록 절감하고 있다. 그는 건축에 무지한 고객들이 자기 설계에 이러쿵저러쿵 말도 안되는 얘길 늘어놓는게 못마땅하다. 그들이 적반하장격으로 자기에게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데는 기가 막힐 뿐이다.

"나는 항상 건축가가 된 것을 좋아했다. 나는 새로운 건물을 설계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고객에게 나의 설계도를 프리젠테이션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나는 항상 일단 설계를 시작하면 쉬지 않고 일을 해서 전체 설계를 마친다. 하지만 고객과 함께 검토할 때 설계가 변경되거나 뜯어고치는 일이 생긴다. 나는 무엇이 가장 효과가 있을지 알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할 것 같지는 않다. 고객들은 나의 접근 방법이 부분적으로 낡은 스킬이라고 말한다. 나는 그들이 무슨 뜻으로 그렇게 말하는지 정말로 모르겠다."

Q. 멋진 고객을 만나보신 적 있나요? 아니면 어디 이런 고객 없나 생각해두신 건 없습니까?

A. 건축가에게 최고의 고객은 건축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건축가의 설계에 공감해줄 수 있는 고객입니다. 즉 건축가에게 믿고 맡기되 그 작업의 기쁨을 함께 할 수 있는 안목을 가진 분이지요. 물론 그 설계를 사줄 수 있는 재력이 전제되지만요.

Q. 건축가에 대한 신뢰와 건축에 대한 안목과 재력까지. 정말 그런 고객은 몇 안될 것 같군요. 보통 만나는 고객들이 요구하거나 지적하는 것들은 무엇입니까?


A. 뭐니뭐니해도 가격대비 효과인 것 같아요. 겉으로는 이런게 문제다 저렇게 하면 어떠냐 하지만 나중에 결론은 가격대비 효과에 맞춰져 있습니다. 그래서 항상 최선을 선택하지 못하고 차선이나 차악을 고르게 되지요. 그런게 아니면 자신의 독특한 취향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축가는 여러가지 상황변수들을 고려하는데 반해 고객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나 어디서 본 것을 고집하곤 합니다. 심지어 전혀 다른 두가지를 절충하려는 경우도 많습니다.

Q. 일반적으로 전문가와 고객들 사이에서 종종 발생하는 갈등인 것 같습니다만. 건축에서 이런 문제가 특별히 심각한 이유가 있는지요?

A. 건축은 과학이며 예술이고 또 생활입니다. 아닌 것을 선택했을 때 그 영향은 매우 포괄적이며 아주 오래갑니다. 잘못 지어진 집에서 산다고 생각해보십시오. 그랬을 때 고객들은 건축가의 잘못이라고 핑계를 댑니다. 어떤 건축가도 그렇게 짓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당장 고객들의 변덕에 맞춰 주면 좋다고 하겠지만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그건 고객 책임이라고 발뺌할 순 없지 않습니까. 그게 제 지론입니다.

Q. 고객을 진정으로 생각하는 건축가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고객들은 왜 자기를 생각해주는 P선생님께 불만을 갖고 있는지 이해가 안되는데요.

A.아마 고객들은 제가 예술가연하는게 아닌가 오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고객은 제쳐두고 자기 예술혼만 고집한다는 거죠. 제가 아무리 열심히 설명해도 그 벽이 깨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면 저도 화가 나고 자존심도 상하게 되지요. 주위 사람들은 '너무 고객에게 잘난 척 하는 거 아니냐''입장 바꿔놓고 생각해봐라' 그러지만 속사정은 좀 다릅니다.

Q. 그렇군요. 선생님께선 고객을 생각하는 마음을 고객들이 좀 오해없이 받아들여 주길 바라시는 거군요. 설계작업을 혼자 집중적으로 하신다고 했는데 고객 의견을 들을 기회는 열어주시나요?

A. 사실 그런 작업방식은 좀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한번 구상하면 실체가 완성될 때까지 멈추질 못합니다. 중간에 다른 의견을 받아들일 여유를 갖지 못합니다. 그 결과물에 대해 저도 고집을 갖게 되고, 고객들은 자기 의견이 반영되기 어렵다고 생각하니까 더 민감해지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구상을 하고 설계가 완성되기까지 수시로 고객들과 대화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Q. 고객들도 전문가가 아니니까 정확한 시점에 정확하게 문제제기를 하는게 아니지 않습니까. 구상에 대해선 좋다고 하다가 설계가 끝날 무렵 아니라고 하는 경우도 있을텐데.

A. 맞습니다. 언젠가는 그런 문제때문에 고객과 큰 갈등을 빚은 적도 있었지요. 그래서 고객의 요구를 일찌감치 간파해서 수시로 확인하는게 상책입니다. 경험이 없는 고객들에겐 건축과정에 이런 점들을 중점적으로 보시라고 먼저 설명도 드립니다.

Q. 작업과정에 고객들의 주요 관심사인 가격대비 효과나 독특한 취향을 감안해서 설명해준다면 정말 좋겠군요. 이렇게 고객중심 마인드를 갖고 대하지만 또다른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없습니까?

A. 주의는 하겠지만 솔직히 아직은 고객마인드와 제 주관을 이상적으로 조화시키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무의식중에 제 고집을 부린다거나 고객을 무시하는 듯한 인상을 줄지도 모르겠습니다.

Q. 그런 점은 어떻게 극복하시겠습니까. 방법이 있을 것 같은데요.

A. 생각해보면 서로 얼굴을 붉히는 것은 외통수에 몰렸을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조율할 시간과 여유가 충분하면 그럴 일도 없겠지요. 작업에 들어간 후에 고치는 것은 여러가지로 힘드니까 사전작업을 충실히 하는게 좋겠습니다. 고객이 시간을 낼 수 있다면 함께 투어를 하는 것도 의견을 조화시키는데 좋을 것 같습니다. 함께 돌아다니면서 인간적으로도 친해지고, 그들의 원하는게 어떤 것이라는 점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일 시간내기가 어렵다면 자료 사진을 많이 준비해서 고객의 취향을 반영하도록 사전에 준비해야겠지요. 건축비에 대해서도 충분히 자료를 준비해서 고객이 적정한 요구를 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Q. 고객들이 다 몰리겠는걸요. 정리를 부탁드립니다.

A. 코칭받기 전에는 제 성격에 문제가 있다고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왜 나만 싫어하는 건지 혹시 대인관계에 장애가 있는게 아닐까 고민했습니다. 코칭을 받고 나니 고객을 생각하는 내 마음을 정확하게 고객이 받아들이기 좋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고객들은 비용을 생각하고 저마다 취향이 다릅니다. 고객중심이라면 그들의 관점에서 충분히 정보를 주고, 그들의 생각을 공유하는 사전작업이 필요할 것입니다. 작업중에도 고객의 의견을 묻는 기회를 자주 만들고, 그 이전에 준비단계에서 충분한 사전교감을 할 계획입니다. 

Q. 저역시 이런 경우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라고 대충 선입관을 갖는데 P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다보니 문제의 핵심은 다른데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