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투명한 내 나이 스무살에는 

 이외수



그 투명한 내 나이
스무 살에는
선잠결에 스쳐가는
실낱같은 그리움도
어느새 등넝쿨처럼 내 몸을 휘감아서
몸살이 되더라
몸살이 되더라



떠나 보낸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세상은 왜 그리 텅 비어 있었을까



날마다 하늘 가득
황사바람
목메이는 울음소리로
불어나고
나는 휴지처럼 부질없이
거리를 떠돌았어
사무치는 외로움도 칼날이었어



밤이면 일기장에 푸른 잉크로
살아온 날의 숫자만큼
사랑
이라는 단어를 채워넣고
눈시울이 젖은 채로 죽고 싶더라
눈시울이 젖은 채로 죽고 싶더라
그 투명한 내 나이
스무 살에는...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잉크냄새 2004-02-28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좋아한 시를 여기서 다시 보게 되네요. '그 투명한 내 나이 스무 살에는...' 이 구절만으로도 괜시리 눈물이 확 쏟아질것 같은 기분입니다.

*^^*에너 2004-02-28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무살에는 그냥 행복했던 것 같은데..... (-- )( --)(-- )( --) 도리~도리~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스무살.. 스무살.. 쭈욱 스무살처럼 살고 싶습니다.

listen 2004-02-28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곳에서도 이 글을 봤는데..^0^
어렴풋한 추억이..

불량 2004-03-02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크냄새님..처음 뵙네요. 반갑습니다..
에너님. 스무살이라.. 전, 행복했던가..열심히 기억중입니다.
태권소녀님..추억이라하심은 스무살의 추억?? ㅋㅋㅋ (농담)